漢詩/삼각산 문수사 를 탐방하고

삼각산 문수사(三角山文殊寺) 동문선제18권 이장용

아베베1 2010. 6. 10. 21:48

동문선 제18권
 칠언배율(七言排律)
삼각산 문수사(三角山文殊寺)


이장용(李藏用)

성남 10리엔 희디 흰 모래벌판 / 城南十里平沙白
성북엔 두어 떨기 푸른 봉이 겹겹인데 / 城北數朶重岑碧
늙은 태수 게을러 일찍 공무 끝내고 / 老守疏慵放早衙
훨훨 나다니며 좋은 경치 찾아 가네 / 出遊浩蕩尋幽跡
양주의 학을 탐은 그만두고 / 還他駕鶴楊州天
화산의 나귀 타는 명부에 한 사람 보태리 / 添却騎驢華山籍
관사를 마치려 하나 어리석어 무가내요 / 官事欲了無奈癡
구경에 철 잃을까 가석하기 때문일세 / 賞心易失尤堪惜
노랑 옷들 벽제함은 너무나 속된 일 / 黃裾唱引大俗生
푸른 눈과 함께 감이 더욱 높은 격이것다 / 碧眼相携有高格
비탈진 돌길을 한참 돌아가다가 / 試攀崎嶇石逕斜
인간 세상 벗어나니 고개 숲이 또 막히네 / 漸出像籠林嶺隔
깊은 골을 굽어보니 아득하기만 / 俯臨絶谷但蒼茫
가파른 봉에 올라보니 더욱 오들오들 / 上到危巓增跼蹐
갠 봉우린 해와 상거가 겨우 두어 길인 듯 / 晴峯距日纔數尋
구름 속 잔도는 허공에 몇천 자를 솟았는고 / 雲棧淩虛幾千尺
나는 새 가물가물 남천이 나직하고 / 鳥飛杳漠楚天低
넓은 벌판을 또렷이 한강이 쭉 그었네 / 野廣分明漢江畫
서쪽으로 바라보니 연기낀 듯 신선 물가 / 非煙西望卽仙洲
남으로 흘러 흘러 큰 물과 통해 / 大浸南連通水驛
한 번 올라와 홀로 탄식하니 / 一廻徙倚獨嗟咨
팔극을 금방 내휘두를 듯 / 八極須臾可揮斥
가파른 돌층계 울툭불툭 90단에 / 懸磴參差九十層
희미한 옛 자취는 나무신이 앞뒤굽 / 舊躅依稀上下屐
어허 이게 세상 아닌 청련궁일세 / 奇哉不世靑蓮宮
이르되 대지진인이 이룩한 절이라고 / 云是大智眞人宅
휑 뚫린 석굴 벽에 이끼가 아롱지고 / 石崛呀開苔蘚斑
번쩍이는 용 숲 속에 단청이 휘황하구나 / 林龍眩晃丹靑射
인자한 부처님 얼굴 복성 동쪽 그대로인 듯 / 睟容宛若福城東
가부좌로 높게 금사자를 타셨네 / 寶趺高馭金猊脊
편길장자 계시는 곳 마주 바라보나 / 相望遍吉長者居
법계 현관을 뉘라서 열 줄 알리 / 誰識法界玄關闢
대자비의 환한 얼굴이 속세 생각 덮어주고 / 大慈的的蠲煩襟
영천이 졸졸 흘러 더운 번뇌 가시는데 / 一掬涓涓貯靈液
유인이 천과 용의 꾸지람이 두려워서 / 遊人恐觸天龍嗔
북처럼 잔을 던져 주문 외고 물 마시네 / 卜領試呪杯梭擲
이내랑 안개 속에 흰 탑 홀로 우뚝 섰고 / 煙霞影裏孤㙮白
종 소리 은은한데 붉은 등 하나 켜 있네 / 鍾梵聲中一燈赤
수승한 법회는
보광에서 옮겨온 듯 / 依然勝會移普光
갖가지 묘한 공양은 향적에서 오는 듯 / 應有妙供來香積
들으니 선왕께서 어향을 사르셨다고 / 聞昔先王焚御香
지금도 중사(궁중의 내시)들이 종사의 복을 비네 / 至今中使祈宗祐
내가 오니 때마침 가을인데 / 我來適値雲揚秋
중의 만류로 머물러 저녁 산빛을 보게 되네 / 僧留歡賞山色夕
처마 끝의 산봉은 옥처럼 뾰죽뾰죽 / 倚簷列岫玉嵯峨
난간 앞의 숲에는 비단필을 두른 듯 / 當檻瑤林錦狼籍
산나물에 깨끗한 밥을 반가이 배불리 먹고 / 喜飡蔬食飫淸芳
포단을 빌어 앉아 곤한 몸을 쉬노라니 / 旋借蒲圑寄安適
이야기가 조용하자 하현 달이 문에 들고 / 語闌缺月入深扉
밤이 깊자 미풍이 잣나무를 스치는데 / 夜久微風吟聳栢
대견할손 선탑은 이리 고요하다마는 / 最憐禪榻靜寥寥
우스워라 인생은 어찌 저리 부산한고 / 忽笑人生何役役
쉽사리 벼슬 옷을 못 벗어버리는 몸 / 未能容易掛衣冠
혹시나 공명을 죽백에 드리울 건가 / 倘可功名垂竹帛
아이놈이 부르기에 번쩍 단잠을 깨니 / 淸眠恰被健稚呼
먼동이 벌써 터서 붉은 해가 솟았네 / 紅暈已動鴉輪赫
태애(台崖)에 손짓하며 부르는 이 좇으려다 / 擬追台崖招手人
여산(盧山)의 눈썹 찡그리는 손 됨이 부끄럽네 / 愧同廬嶽攢眉客
진세의 말로 청산을 더럽힌다 꺼려 마소 / 莫嫌塵語汚靑山
일찍이
단액에 입직 임금 말씀 받잡던 몸 / 曾演綸言直丹掖


[주D-001]양주(楊州)의 학(鶴)을 탐 : 여기서는 양주(楊州)의 수령으로 있기 때문에 인용하였다.
[주D-002]화산(華山)의 나귀 : 화산처사(華山處士) 진단(陳摶)이 일찍이 흰 나귀를 타고 변중(汴中)으로 들어가려다가 송 태조(宋太祖)가 등극했다는 말을 듣고 크게 웃고 나귀에서 떨어지며 말하기를, “천하가 이제야 정(定)해졌군.” 하였다. 여기서는 삼각산(三角山)을 화산이라 한 것이다.
[주D-003]노랑 옷 : 수령(守令)이 행차할 때 앞을 인도하며 갈도(喝道)하는 졸노(卒奴)배.
[주D-004]푸른 눈 : 고승(高僧)은 벽안(碧眼)이 많다 한다.
[주D-005]희미한 …… 앞뒤굽 : 진(晉) 나라 사령운(謝靈運)이 등산(登山)을 좋아하였다. 등산할 때에 나무신[屐]을 신고 산에 올라갈 때에는 나무신의 앞 니를 떼고, 내려올 때에는 뒷굽을 떼었다.
[주D-006]인자한 …… 동쪽 : 《화엄경(華嚴經)》에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선지식(善知識 불법을 잘 아는 이)을 찾아 두루 다니다가 복성 동쪽에서 문수보살(文殊菩薩)을 만났다.
[주D-007]법계 현관(玄關) : 현묘(玄妙)한 도(道)와 관문. 《보등록(寶燈錄)》에, “현관을 크게 열고 바른 눈을 유통케 한다[玄關大啓 正眼流通].”하였다.
[주D-008]보광(普光) : 부처가 보광명장(普光明藏)에서《원각경(圓覺經)》을 설하였다. 보광명은 부처의 덕이 두루 밝다는 뜻이다.
[주D-009]태애(台崖)에 손짓하며 부르는 이 : 천태산(天台山) 벼랑으로 신선이 왕래한다는 곳. 이백(李白)의 시에, “신선이 나를 사랑한다면, 손을 들고 와 부르리라.[仙人如愛我 擧手來相招]”라는 구절이 있다.
[주D-010]여산(盧山)의 눈썹 찡그리는 손 : 진(晉) 나라 혜원사(惠遠師)가 도잠(陶潛)더러 자주 연사(蓮社)에 들라고 권하자, 연명(淵明)이 눈썹을 찡그리고 갔다. 《周續之 虞山記》
[주D-011]단액(丹掖) : 붉게 칠한 액성(掖省). 액성은 궁중의 문하성(門下省)ㆍ중서성(中書省

 

 

임하필기 제13권
 문헌지장편(文獻指掌編)
삼각산(三角山)


삼각산은 일명 화산(華山)이라 하며 또 부아악(負兒岳)이라고도 한다. 백제의 온조왕(溫祚王)이 산에 올라서 살 만한 곳을 물색하였다고 하는데, 바로 이곳이다. 백운대(白雲臺), 국망봉(國望峯), 인수봉(仁壽峯)의 세 봉우리가 있기 때문에 삼각산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