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고시(七言古詩/청금(廳琴)

청금(廳琴)

아베베1 2011. 5. 1. 21:36

동문선 제7권
 칠언고시(七言古詩)
청금(廳琴)


우천계(禹天啓)

화려한 집, 좋은 날씨, 비단 자리에서 / 畫堂白日開錦筵
금사거문고를 다루었네 / 琴師爲我張絲桐
손과 줄이 속삭이는데 아담한 운율이 많아 / 絃將手語雅韻多
궁ㆍ상ㆍ각ㆍ치(음악의 5음)가 번갈아 궁성으로 되나니 / 宮商角徵相爲宮
소성ㆍ대성( 성은 음악 한 곡조의 매듭) 도수가 다하지 않는 곡조며 / 小成大成度不盡
극청ㆍ극탁으로 무궁한 소리 / 極淸極濁聲無窮
탕한 곡조는 버들가지가 갑자기 날아 흩어지듯 / 蕩如楊花急飄散
시끄러울 제는 옥 패물이 흔들려 쟁그랑거리듯 / 鬧如玉佩搖玲瓏
외기러기 짝을 찾아 새벽 서리에 날으듯 / 獨雁叫群飛曉霜
골짜기의 새가 벗을 얻어 봄바람에 울부짖듯 / 幽禽得友呼春風
산은 고요한데 흐르는 샘물 깊은 시내에 떨어지듯 / 山静流泉落深磵
바람이 불어 찬 비가 외로운 뱃집[篷] 위에 뿌리듯 / 風吹冷雨侵孤蓬
쟁글당글 뜯고 누름이여 모두 입신이라 / 錚鏘攫繹動入神
슬픈 노래인지 긴 탄식인지 마냥 한 가지로 / 悲歌浩歎飜欲同
한가하고 담담하여 고의깊으니 / 雍容恬淡古意深
아아(우뚝우뚝) 양양(넘실 넘실) 산수 속이라 / 峨峨洋洋山水中
그대 보았으리, 옛날 우순이 오현금을 만들어 / 君不見昔時虞舜制五絃
소리 없는 풍악이 사방에 들리게 하니 / 無聲之樂聞四方
남풍은 따스하여 초목이 향기로웠다는 것을 / 南風薰兮草木香
또 보았으리, 일부 은주가 덕을 닦지 않아 / 又不見殷商一夫不脩德
불화한 음악으로 오상을 어지럽혀서 / 懘之音亂五常
북비의 음탕한 곡에 백성이 상하였음을 / 北鄙靡兮人民傷
소리의 감동이 곧 이와 같았기에 / 聲音感動便如此
성인은 이에 더욱 삼갔나니 / 聖人於此尤謹詳
어떻게 정시음을 연주하여서 / 若爲奏得正始音
천하가 다시 당우 시대로 돌아가게 할꼬 / 復使天下歸陶唐


 

[주D-001]아아(峩峩) 양양(洋洋) :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는데 종자기(鍾子期)가 들으면서, “아아(峩峩)하다. 산이로다.” 하고, 또 한 곡조를 듣고 나서는, “양양(洋洋)하다. 흐르는 물이로다.” 하여 곡조를 잘 알아주었다.
[주D-002]일부 은주(一夫殷紂) : 은왕(殷王) 주(紂)가 포악한 정치를 하므로 주무왕(周武王)이 쳐서 죽였는데, 뒤에 맹자(孟子)가 말하기를, “주(紂)가 민심을 잃었으니 일부(一夫)요, 임금이 아니므로 죽임이 옳다.” 하였다.
[주D-003]북비(北鄙)의 음탕한 곡 : 주(紂)는 음악을 ‘북쪽 변두리의 음탕한 소리[北鄙靡靡之聲]’로 만들었다.《禮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