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 분의 문집/기언 별집 제1권 미수 허목

미수 허목의 시 기언별집의 내용

아베베1 2011. 9. 8. 17:02

 

 

 

眉叟  허목( 許穆 ,양천인)선생은  조선 영의정을 지내신 분으로 경기도 연천에서  병자호란을 피해

자굴산 아래인  경남 의령군 대의면  모의 중촌이라는 곳에서 수년간 기거를 하신 분으로 동생인 허서에게 작별을 아쉬워 하며 지은시...   의령과는 많은 인연을 가진 분으로 아직도 후손이 모의 중촌에 거주하시는 것으로....   의춘은 의령의 옛향이다  시의 내용에 여러가지 애로사항 고충사항 역사적인 사실이 기록되어있군요   

미수 허선생 연보 제1권
 연보(年譜)
을미년 선조대왕(宣祖大王) 28년 만력(萬曆) 23년


12월 11일(기유) 인시(寅時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선생이 한양(漢陽) 창선방(彰善坊)에서 태어나다.
손에는 문(文) 자, 발에는 정(井) 자 무늬가 있었다. 선생이 쓴 영정(影幀 초상화) 자찬(自贊)에,
몸이 마르고 키가 크며 / 臞而頎
이마가 움푹하고 수염과 눈썹이 길도다 / 凹頂而鬚眉
손바닥엔 문 자 무늬 있고 발바닥엔 정 자 무늬가 있으며 / 握文履井
담담하고 화평하도다 / 恬而煕
하였고, 자서(自序)에 ‘문 자 무늬가 손바닥에 있으므로 자를 문보(文父)라 하고, 눈썹이 길어 눈을 덮으므로 별호를 미수(眉叟)라고 했다.’ 하였다.


 

 

  

기언 별집 제1권
 시(詩)
의춘(宜春) 마을에서 벼슬을 따라 서울로 돌아가는 막내아우 서(舒)를 작별하면서 삼십운(三十韻)을 주다


이 땅에 올 줄 어이 기약하였으며 / 此地豈嘗期
여기서 이별할 줄 어이 알았으랴 / 此別豈嘗知
찌는 듯한 풍토 좋지 않은 곳 / 炎蒸瘴癘地
떠돌다가 우연히 깃들어 살았네 / 漂淪偶棲依
관가에서 말곡식을 꾸어주기에 / 官家賑斗粟
여러 식구 그 덕으로 굶지 않았네 / 百口仰不飢
타향에서 머문 지 이미 오래니 / 旅泊旣已久
방언 들음도 마땅하도다 / 方音聽亦宜
인정은 몹시 고향을 그리나니 / 人情苦懷土
북녘 땅 바라보며 눈물 뿌리네 / 北望攬涕洟
전쟁이 휩쓴 자취 쓸쓸하기만 한데 / 蕭條兵火盡
열에 하나 살아남은 자 칼날의 상처로다 / 十一遺瘡痍
감개하여 부질없이 한탄만 하니 / 感慨徒歎恨
시운이 마침내 이러하다네 / 時運竟如斯
애당초 난리로 달아날 적에 / 念昔奔竄初
저마다 허둥지둥 헤어졌었지 / 狼狽各分離
눈 쌓인 음산의 길과 / 積雪陰山道
얼음 덮인 발해의 해변가로 / 玄氷渤海湄
떠도는 나그네가 일남에 이르렀으니 / 轉客到日南
세월은 흘러 철도 이미 바뀌었네 / 時久已序移
눈 쌓인 골짜기에선 화롯불 꼈고 / 雪峽擁篝火
열대 지역에선 불볕을 두려워했네 / 朱涯畏炎曦
고된 길 천만리에 / 辛勤千萬里
수많은 근심 걱정 몹시 괴로웠네 / 百憂惱相思
오늘이 있을 줄을 생각이나 하였으랴 / 豈料今日在
당황하여 마음이 천치된 듯하네 / 惝怳心如癡
구사일생 어려움을 겪어왔기에 / 九死經艱難
서로 보니 눈물 먼저 흐르는구려 / 相對淚已滋
떨어져 그리다가 다시 만나니 / 離情逢會合
기쁨이 복받쳐 되레 서러워라 / 喜極還成噫
이웃 사람 날마다 술 들고 와서 / 隣人日携酒
마냥 취하여 기쁨에 휩싸였네 / 酣醉動歡嬉
술에 취해 정신 잃고 누워 있으니 / 沉冥臥不省
눈앞의 세상만사 도리어 잊었구려 / 萬事復還遺
수십 일 이렇게 지내다 보면 / 連延數十日
천애 먼 곳에 있는 처지도 잊으리라 / 忘却在天涯
인생이란 모이면 흩어지는 법 / 人生一聚散
일정한 기약 없음 이에 알겠네 / 迺知無常期
관사의 너무도 바빠 / 苦道官事忙
돌아가는 채찍을 늦출 수 없다 하네 / 歸鞭不可遲
반가이 만난 것이 얼마나 되나 / 驩逢能詎幾
찬 달 쉬이 기울매 마음 아프오 / 盈月感易虧
곤궁한 때에 다시 이별하니 / 窮途復此別
아득하여 잡은 손 놓지 못하네 / 黯然惜解携
나의 타관살이 안타깝게 여겨 주니 / 憐我覊旅情
이별의 슬픔을 더욱 자아내누나 / 牽添別離悲
쓰리고 슬픈 마음 마냥 고달파 / 惻惻抱辛酸
깊은 밤 눈물이 마구 흐르는구려 / 中夜泣漣洏
정에 끌려 이야기 다시 이어 가니 / 情牽語更連
듣는 사람 지루함을 용서하시라 / 聽者恕支離
젊은 나이에 높은 절개 사모하여서 / 少年慕高節
보통 사람 따르기를 부끄러워했네 / 恥與衆人隨
평생에 주공 공자의 말씀 외면서 / 平生誦周孔
본마음 잊지 못하여 스스로 기이하다 하노라 / 耿耿空自奇
탄식하며 길게 읊조리나니 / 感歎長吟哦
흰머리에 계획이 이미 어긋났구나 / 白首計已違
끝났도다 다시는 말하지 말라 / 已矣勿復道
슬퍼서 탄식한들 무엇하리오 / 咄咄且何爲
너를 보내며 한마디 하노니 / 贈言送爾行
선비란 몸가짐이 귀한 것일세 / 士固貴自持
행신을 한 번 그르친다면 / 行身一失誤
뉘우치고 한탄한들 소용없으리 / 悔恨莫可追
부지런히 노력하여 게을리 말고 / 努力勿懈怠
일마다 경계한 말 생각하게나 / 隨事憶箴規


기언 별집 제1권
 시(詩)
의춘(宜春)에 우거(寓居)하면서 자범(子範)에게 부치다


산골에 날마다 비가 많으니 / 山峽日多雨
살랑살랑 바람 불어 앙상한 나무 가을이 왔네 / 颯颯寒木秋
깊은 산골 우거함이 뜻에 맞으니 / 寓居適深僻
우뚝우뚝 솟은 봉우리 그윽하여라 / 崒嵂亂峯幽
낮은 곳 웅크린 집 쑥대밭에 가려 있고 / 濕蟄掩蓬蒿
답답한 마음은 온갖 근심 안고 있네 / 鬱悒抱百憂
반갑게도 수의 어사 만나고 보니 / 忻逢繡衣史
엊그제 한마을 놀던 벗이라 / 昔日同里遊
사막 밖에 여러 해를 지내왔으니 / 經年沙漠外
반가운 사람 대할 줄을 어이 알았으랴 / 豈料對靑眸
날 보자 춥고 굶주림 위로해 주니 / 相對慰寒飢
정과 뜻 아울러 알뜰하구려 / 情意兩綢繆
사나운 짐승 날마다 핍박하는데 / 猛獸日逼人
슬프다 뉘라서 물리쳐 주랴 / 咄咄誰能驅
바다제비 가을 하늘 하직하고 떠나니 / 海燕辭天霜
총총히 한 해도 다해 가누나 / 蒼茫歲欲遒
두어라 다시금 말하지 말고 / 已矣勿復道
술 마셔 애써 시름이나 달래리 / 得酒強寬愁
서생이 늙어 집 안이 텅 비었으니 / 書生老嵺廓
크게 탄식하고 길게 노래하리 / 大吒仍長謳
기언 별집 제1권
 시(詩)

모아(毛兒)에 우거하면서 산수(山水)를 즐기는 중[僧] 신욱(信旭)을 만나

그 서권에 쓰다


사굴의 늙은이 욱공이라 부르는데 / 闍崛老翁號旭公
초의로 몸 가리고
목어 손에 들었다 / 身被草衣佩木魚
명리와 속세를 떠나 아득한 곳 유람하고 / 逃名絶俗遊杳冥
바위 깎고 산을 파서 짐승처럼 살더라 / 刳巖鑿翠類穴居
깊은 산에 지은 집 세월이 오래되니 / 山深築室日月久
설렁설렁 비바람 창문 안에 들이친다 / 風雨颯颯侵戶牖
이끼 낀 돌기둥에 산 기운 젖어들고 / 石柱靑苔山氣濕
선당의 불상은 절반이나 무너졌다 / 禪堂象敎半頹朽
새집 지으려 새 터전 마련하고 / 思將營築開新構
마을에 내려와서 민가를 찾아드네 / 來叩閭閻百姓家
능가 패엽경 손에 들었고 / 手持楞伽貝葉經
파란 눈 깎은 머리 얼굴도 곱더라 / 靑眸白髮貌如花
사람 따라 설법하여 백성 풍속 움직이고 / 從人說法動氓俗
역대의 임금들도 이 법 따랐어라 / 歷數萬乘皆趨波
이 법이 전해 온 지 일천 년 동안 / 此法傳來一千年
온갖 상서 내려 주고 요귀 마귀 몰아냈다 / 生祥降瑞驅妖魔
재앙 일지 않고 해마다 곡식 풍년 / 灾殄不作年穀穰
많은 사람 장수하여 일찍 죽는 이 없었네 / 群生至老無殀殤
집집마다 복을 심어 기쁜 일도 많고 / 家家種福多懽喜
내생까지 수와 복 뻗쳐 간다 말하네 / 又道來生壽福長
황금 비단 버려도 아까울 것 없으니 / 堆金委帛無所惜
천만겁 지나도록 재앙만 없어라 / 去千萬劫常無殃
갚음과 베풂이 주고받음같이 분명하니 / 分明施報如授受
사람마다 길창함을 바랄 수 있다 하네 / 人人皆可望吉昌
그 말 하나하나 믿을 수 있다면 / 其言一一倘可信
내 오래 주렸으니 배 부름 구하겠다 / 吾亦長飢求飽嬉
여보게나 예부터 궁하고 달한 사람 / 請看古來窮達人
불씨 섬긴 이 누구이며 비웃은 이 누구던가 / 何人事佛何人嗤

[주D-001]목어(木魚) : 나무로 잉어처럼 만들어 불사(佛事)에 쓰는 기구인데, 목탁(木鐸)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사굴은 자굴산 으로 , 모아는 모의면 -지금은 대의면

 용재집 제5권
 남천록(南遷錄) 을축년 봄 정월, 함안(咸安)으로 배소(配所)를 옮긴 뒤에 지은 시들이다.
주필(走筆)로 2월 26일의 일을 뒤미처 기록하다.


문 닫고 사노니 봄이 문득 반나마 지나 / 閉戶靑春忽過半
잠 깨자 우연히 그윽한 새소리 들리도다 / 睡覺偶聞幽禽喚
살구꽃은 이울겠고 복사꽃은 흐드러져 / 杏花欲衰桃花爛
밖으로 안 나간 사이 계절이 바뀌었구나 / 今者不出時節換
나의 집은 의춘이라 정진나루 가에 있어 / 宜春內家鼎津畔
새벽에 떠나 저물녘 전에 부모님 배알했지 / 淸曉走謁日未旰
친구들은 유배되어 온 나를 불쌍히 여겨 / 親舊哀我窘流竄
막걸리 다투어 권하기에 수없이 마시었고 / 薄酒相牽飮無算
술 취한 뒤 느긋한 마음으로 나귀를 타고 / 醉後放意跨款段
천천히 가는 대로 놔두고 고삐 안 당겼는데 / 信步徐徐莫須按
뜻하지 않게 나귀가 놀라 탄환처럼 달리어 / 不虞狂駭若輕彈
두 눈에 붉은빛 푸른빛이 뒤섞여 보이더니 / 兩眼但覺朱碧亂
공교롭게 모래와 돌무더기에 몸이 처박혀 / 投身況値沙石攢
얼굴에 흥건한 피가 물처럼 흘러내렸지 / 面上淋漓血如灌
마부는 기가 질리고 행인들도 놀라건만 / 僕夫喪氣路人惋
정작 나는 태연히 대수롭지 않게 여겼네 / 我獨恬然略無憚
이 한 몸 갖은 고난에 신고를 다 겪었으니 / 一身辛苦備諸難
두 해 동안 귀양살이 외려 편안한 셈이지 / 兩載漂浮亦云逭
백발의 몸 벗이 드물어 적적히 지내노니 / 白首寂寂少儔伴
외진 변방에서 울울히 속박받는 신세로세 / 萬里鬱鬱爲馽絆
삶이 이 지경에 이르면 즐거울 게 없으니 / 人生到此不足玩
오늘 당장 죽더라도 무엇을 한탄하리요 / 今日縱死何所歎
돌아올 적에 주인의 위로에 사례하노니 / 歸來又謝主翁喭
동이 가득 탁주에 다시 한 상을 차렸더라 / 滿尊濁醪還一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