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목은 이색 시고

목은시고 제10권 (즉사(卽事)

아베베1 2011. 12. 9. 09:18

 

   이미지 사진은  반남인 서계 박세당 선생님이 36봉 우리라고 글을 남겼던 도봉산

   지난 12월 1일 건너편에 담아본 도봉의 모습이다   

 

 

고려 三隱의 한분인 한산인 목은 이색 선생님의 즉사 詩 한 구절 을 인용

 

 누구나 나이들고 몸이 자유롭지 못하면 불편한법, 그리고 친구분이 한번 한분 볼수 없는 곳으로  떠나는 현실이 ...   

목은시고 제10권
시(詩)
즉사(卽事)


지팡이 끌고 서쪽 이웃 계정을 알현했다가 / 拖杖西鄰謁繼亭
우연히 광객을 만나 다정히 얘기를 나누고 / 偶逢狂客語丁寧
집에 돌아와 다시 깊은 방에 들어앉아서는 / 歸來入室還深坐
점점이 푸른 구름 같은 산을 묵묵히 세노라 / 默數雲山點點靑

상당군에게 들러 함께 분향을 하려 했는데 / 欲過上黨共焚香
꼬불꼬불 진흙탕 길에 이미 석양이 되었네 / 曲逕泥深已夕陽
세상일이란 본디 뜻대로 안 되는 법이라 / 世事由來不如意
전배들의 삼상 탄식을 이제야 알겠구려 / 始知前輩嘆參商

처마에 빗방울 듣는 밤에 조용히 앉았자니 / 雨滴茅簷夜坐淸
적막한 신세가 유독 시 생각뿐이로구려 / 寂寥身世獨詩情
늙어 가매 종유하는 손은 이미 드물어지고 / 老來已少從游客
다만 당년의 붓 한 자루가 있을 뿐이네 / 只有當年一管城

사륙 문장에 대해선 내가 가장 서툴러 / 四六文章我最疏
백발토록 양식에 따라 호리병을 그리거니 / 胡蘆依樣白頭餘
병중에 문장 윤색을 내 어찌 감히 하리오 / 病中潤色吾何敢
두 장원공이 욕되이 나를 찾아왔네그려 / 兩壯元公枉下車

조정에서 후소 얻은 걸 모두 경하하니 / 共賀朝廷得後蘇
위치 정해 도표 만들라 분부로 재촉하네 / 勅催攻位按成圖
산중은 얼음 눈이 쌓여 몹시도 흐릿한데 / 山中氷雪糢糊甚
거마들이 급히 달려 벌써 큰길이 나버렸네 / 車馬星馳已坦途


 

[주D-001]계정(繼亭) : 고려 말기에 벼슬이 찬성사(贊成事)에 이르고 길창군(吉昌君)에 봉해진 권적(權適)의 호이다.
[주D-002]삼상(參商) 탄식 : 삼성(參星)은 서쪽에, 상성(商星)은 동쪽에 있어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동시에 두 별을 함께 볼 수 없으므로, 전하여 친구 간에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만나지 못한 데 대하여 탄식하는 것을 이른 말이다.
[주D-003]양식에 …… 그리거니 : 옛사람의 그린 양식에 따라서 호리병을 그린다는 뜻으로, 전하여 옛사람의 작품을 본뜨기만 하고 새로운 것을 스스로 창안해내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다.
[주D-004]후소(後蘇) : 북소(北蘇)를 달리 이른 말이다. 고려 시대에 도참설(圖讖說)의 지리쇠왕설(地理衰旺說)에 의거하여 국가의 기업(基業)을 연장시키고자 도성(都城)인 개성(開城) 주위에 위치한 백악산(白岳山)에는 좌소(左蘇), 백마산(白馬山)에는 우소(右蘇), 기달산(箕達山)에는 북소(北蘇)를 두어 이 세 곳에 각각 행궁(行宮)을 짓고 임금이 주기적으로 그곳에 순행유주(巡行留駐)하였다. 이 소(蘇)의 의미에 대해서는 ‘솟’의 개념에서 용출(湧出), 초출(超出)의 의미로 보는 설(說)이 있고, 또는 소복(蘇復), 소생(蘇生)의 의미로 보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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