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산행 /2012.3.22. 아파트산책

2012.3.22. 아파트 단지에 피기시작한 봄소식

아베베1 2012. 3. 23. 11:06

 

 

 

간이집 제8권
 휴가록(休假錄) 본래는 희년록(稀年錄)에 속하는 것들인데, 이하의 작품은 아직 관서(關西)에 가기 이전에 지은 것들이다.
팔경(八景)의 병풍에 제(題)하다. 사언시(四言詩)


통쾌하게 읊어 볼 시 어디 있는고 / 快詩何在
잘게 부서져 흩날리는 저 폭포로세 / 懸瀑散漪
한번 붓 잡는 일 아끼려 하지 마소 / 莫慳拈筆
아이종도 벌써부터 눈치챘는걸 / 奚也揣知
청량한 물소리 나의 흥을 일깨워서 / 泠泠起我
다리를 못 건너고 자꾸만 미적미적 / 橋上依依
지음과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으니 / 知音有約
이 물소리 담아서 돌아갈 수밖에 / 匣此而歸
이상은 봄 경치 둘을 읊은 것이다. 맨 처음의 화폭에 필가(筆架)가 그려져 있었다. 기아(起我)가 다른 본에는 만청(滿聽)으로 되어 있다.

밭두둑 저 너머 냇물이 넘실넘실 / 隔壟洋洋
통발의 물고기 살펴보지 않을 수야 / 盍觀在罶
낚싯대 그만 둘러메고 함께 가세나 / 荷竿偕歸
우리 집에 다행히 마실 술 남았으니 / 儂幸有酒
짙게 깔린 그늘만도 저절로 시원한데 / 濃陰自涼
지나가는 빗줄기 더군다나 소나기라 / 過雨又驟
긴 자루 끌고 가는 삐딱한 저 삿갓이여 / 長柄笠欹
한중망의 정취가 바로 여기 있군그래 / 閒中忙趣
이상은 여름 경치 둘을 읊은 것이다.

산은 높다랗고 달은 조그맣고 / 山高月小
기러기는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 鴻鴈南飛
강물에 나아가 뱃전을 두드리며 / 臨流扣枻
찾고 싶어도 그럴 사람 안 보이네 / 欲訪人稀

나뭇잎 떨어지고 물이 급히 흐르는 곳 / 木落波急
우리 그리운 님 삼매(三昧) 중에 들었으리 / 懷人定中
범종 소리 따라가면 이를 수도 있으련만 / 尋梵如到
암벽에 붙어 있어 길이 도시 끊겼구먼 / 緣巖徑窮
이상은 가을 경치 둘을 읊은 것이다.

눈이 아예 지붕까지 덮으려고 하는데도 / 雪欲過屋
아이 하나 끄떡 않고 문 앞을 치우누나 / 僮猶掃關
이 세상에서 출세할 뜻 단단히 지녔거니 / 志存當世
어찌 원안처럼 누워 있으려 할까 보냐 / 肯臥袁安

소나무에 이는 바람 눈더미 떨어지는 소리 / 松風颭雪
참대나무 부대끼며 추위에 화답하는 소리 / 苦竹和寒
한 해의 마지막 장식하는 거문고 음악이여 / 歲暮一琴
이런 음악 아는 벗은 만나기 쉽지 않으리라 / 知音遇難

이상은 겨울 경치 둘을 읊은 것이다.


 

[주D-001]긴 …… 삿갓이여 : 빗줄기 속에 쟁기로 밭을 가는 농부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두보(杜甫)의 시에 “긴 쟁기 날에 하얀 나무 자루여, 네 덕분에 나의 목숨 이어 가누나.[長鑱長鑱白木柄 我生託子以爲命]”라는 말이 나온다. 《杜少陵詩集 卷8 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 二》
[주D-002]산은 …… 보이네 : 간이가 소식(蘇軾)과 도잠(陶潛)의 시구를 한번 끌어모아서 지어 본 것이다. 소식의 〈전적벽부(前赤壁賦)〉에 ‘오작남비(烏鵲南飛)’와 ‘월명성희(月明星稀)’라는 문자가 나오고, 〈후적벽부(後赤壁賦)〉에 ‘산고월소(山高月小)’가 나오며, 도잠의 〈칠월야행강릉도중작(七月夜行江陵途中作)〉에 ‘고설(扣枻)’ ‘임류(臨流)’의 두 구절이 나온다.
[주D-003]나뭇잎 …… 곳 : 산속의 절간을 형용한 말이다. 가을밤에 이백(李白)이 사찰에서 묵으면서 지은 시에 “물빛도 썰렁한데 저녁 물살 급하고, 나뭇잎 지는 속에 가을 산 텅 비었네.[水寒夕波急 木落秋山空]”라는 구절이 나온다. 《李太白集 卷12 秋夜宿龍門香山寺云云》
[주D-004]눈이 …… 할까 보냐 : 전한(前漢)의 위발(魏勃)이 소싯적에 제상(齊相) 조참(曹參)을 만나려고 하였으나 집안이 가난하여 통할 길이 없자 조참의 사인(舍人) 집을 아침 일찍 찾아가서 항상 깨끗이 청소해 준 덕분에 뜻을 이루고는 마침내 조정의 고관이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 《史記 卷52 齊悼惠王世家》 또 후한(後漢)의 현사(賢士) 원안(袁安)이 폭설이 내린 날에 다른 집은 모두 집 앞의 눈을 치우고서 걸식(乞食)을 하기도 하였는데, 혼자서 집안에 틀어박혀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는 고사가 있다. 《後漢書 卷45 袁安列傳》
[주D-005]소나무에 …… 않으리라 : 지음(知音)으로 유명한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도 태산(泰山)과 강하(江河)의 곡만 알 뿐, 세한(歲寒)의 이런 음악 소리는 모를 것이라는 뜻의 해학적인 표현이다. 춘추 시대 거문고의 명인 백아가 높은 산에 뜻을 두고 연주하면, 친구인 종자기가 “멋지다, 마치 태산처럼 높기도 하구나.[善哉 峩峩兮若泰山]”라고 평하였고, 흐르는 물에 뜻을 두고 연주하면 “멋지구나, 마치 강하처럼 넘실대는구나.[善哉 洋洋兮若江河]”라고 평했다는 고사가 있다. 《列子 湯問》

 

 

고봉속집 제1권
 존재만록(存齋謾錄)
퇴계 선생의 매화시에 우러러 차운하다〔仰次退溪先生梅花詩〕 칠언절구 8수


선생의 그윽한 마음 한매에 의탁하고 / 先生幽契託寒梅
서울의 풍진 속에 우연히 홀로 왔네 / 京洛風塵偶獨來
돌아갈 흥 호연하고 봄도 저물지 않으니 / 歸興浩然春不暮
성긴 그림자 쇠퇴함 달래 줌이 어여쁘네 / 定憐疏影慰摧頹

갠 창에 한 가지 매화꽃 환히 피었는데 / 晴牕深著一枝梅
나는 벌 찾아옴 허락지 않네 / 不許遊蜂取次來
오늘의 이별 부질없이 괴로워하노니 / 今日別懷空自苦
백 잔을 마셔 쓰러지건 말건 / 百觴澆下任欹頹

공은 매화 찾아 고향 산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 公欲尋梅返舊山
나는 영록 탐해 풍진 사이 체류하네 / 我貪榮祿滯塵間
향 피우고 닻줄 매는 곳 어드메냐 / 燒香繫纜知何處
비바람 어둑한데 홀로 사립문 닫았노라 / 風雨冥冥獨掩關
3월 10일에 비바람이 심했는데 멀리 간 배를 생각하며 홀로 깊은 방에 있으면서 이런 말을 썼다.

호수 위 황량한 집 푸른 산 의지하니 / 湖上荒廬倚碧山
여윈 매화 긴 대나무 창살에 비친다 / 瘦梅脩竹映牕間
지금도 봄소식 옛날과 같으리니 / 祗今春信應如舊
공명의 관문 뚫지 못한 내가 부끄럽네 / 愧我功名未透關

아스라한 맑은 모습 학 위의 신선인데 / 縹緲淸標鶴上仙
꽃다운 마음 짐짓 봄 하늘에 드러냈네 / 故將芳意露春天
누가 정실이 연기와 빗속에 드리워 / 誰憐鼎實垂烟雨
좋은 싹 심어 눈앞에 있음을 예쁘게 여기나 / 種出嘉萌在眼前

영외의 한매는 바로 적선이라 / 嶺外寒梅是謫仙
고고한 향기와 나그네 자취 각각 본연을 보전했네 / 孤芳羈跡各全天
어찌하면 달빛 아래 회포를 열고 / 何當月下開幽抱
복희씨 괘 긋기 이전의 이야기 해볼까 / 說到羲皇畫卦前

서리도 무시하며 서늘한 달빛 띠었으니 / 暗傲霜寒帶月凉
조그마한 창가에 재배되어 은은한 향기 풍기누나 / 小牕培養發微香
맑은 모습 명년을 기다려 완상하리니 / 冰姿擬待明年賞
정원지기에게 부탁건대 부질없이 감추지 마오 / 報道園丁莫謾藏

늠름한 높은 절개 염량을 헤치고서 / 稜稜高節撥炎凉
바람 일고 안개 자욱해도 향은 사라지지 않네 / 風動烟香不廢香
‘香’은 ‘昏’의 오자로 보인다.
봄날에 온갖 꽃 난만하게 피어나면 / 春攬百花從爛熳
물가 숲 아래 장차 깊이 감춰지리 / 水邊林下且深藏

퇴계 선생의 매화시〔退溪先生梅花詩〕 원운(元韻)을 모두 붙이다.


동호(東湖)의 망호당(望湖堂)에 매화 한 그루가 아주 아름다웠다. 을묘년(1555, 명종10) 중춘(仲春) 남쪽으로 떠나는 날에 막 꽃이 피어남을 만나 술을 가지고 찾아가서 시 두 수를 쓰고 떠나다.

망호당 가운데 한 그루 매화 / 望湖堂裏一株梅
널 보자고 몇 번이나 달려왔던가 / 幾度尋春走馬來
천 리 남쪽으로 떠나매 너를 잊기 어려워서 / 千里南行難負汝
또 찾아와 옥산퇴가 되었네 / 敲門更作玉山頹

들으니 호숫가에 매화 활짝 피었는데 / 聞道湖邊已放梅
은장식 안장의 호객들은 찾아온 이 없었다네 / 銀鞍豪客不曾來
홀로 가엾구나 남쪽으로 돌아가는 초췌한 객이 / 獨憐憔悴南行客
하루가 저물도록 그대와 함께 술 마셨네 / 一醉同君抵日頹

병인년(1566, 명종21) 중춘에 소명의 사면을 빌며 예천 동헌에 머물면서 뜨락의 매화에게 묻다〔丙寅仲春 乞辭召命 留醴泉東軒 問庭梅〕 퇴계


풍류는 예부터 고산을 말하는데 / 風流從古說孤山
무슨 일로 관아의 뜰로 옮겨 왔는가 / 底事移來郡圃間
그 역시 명예로 그르친 것 알겠노니 / 料得亦爲名所誤
이 늙은이 명예에 시달린다 무시 마소 / 莫欺吾老困名關

매화가 대답하다〔梅花答〕 퇴계


나는 관아의 뜰에서 호산을 생각하고 / 我從官圃憶湖山
그대는 나그네로 운계를 꿈꾸었네 / 君夢雲溪客枕間
한 번 웃고 서로 만남도 하늘이 빌려 주었으니 / 一笑相逢天所借
사립문에 선학이 없은들 어떠하리 / 不須仙鶴共柴關

병인년 계춘에 소명을 사양하고 산에 돌아와 매화에게 묻다〔丙寅季春 辭召命 還山問梅〕 예천에 있을 때 매화를 보았는데 그 후 수십 일 만에 도산(陶山)에 이르니 산 매화가 처음 피었다. 퇴계.


묻노니 산중의 두 옥선이 / 爲問山中兩玉仙
온갖 꽃 피는 봄을 어이하여 기다렸나 / 留春何待百花天
서로 만나매 옛적 양양관만 못하니 / 相逢不似襄陽館
그땐 추위를 능멸하고 웃으며 나를 향했는데 / 一笑凌寒向我前

매화가 대답하다〔梅花答〕 퇴계


나는 바로 포옹이라 환골한 신선이요 / 我是逋翁換骨仙
그대는 학을 타고 요동에 돌아온 것 같구려 / 君同歸鶴上遼天
서로 만나 한 번 웃음 하늘도 허락하리니 / 相逢一笑天應許
양양관의 매화와 선후를 비교하지 마오 / 莫把襄陽較後前

기사년(1569, 선조2) 봄에 한성 우사에 있으면서 분매를 얻어 늘 책상에서 대하였는데 장차 떠남에 이 시로 작별하다〔己巳春 在漢城寓舍 得盆梅 常對案上 將行贈別〕 퇴계


매선이 있어 쓸쓸한 나의 짝이 되니 / 頓有梅仙伴我凉
소쇄한 객창에 꿈속의 혼이 향기롭네 / 客牕瀟灑夢魂香
동으로 가면서 그대를 데리고 가지 못해 한스러우니 / 東行恨未携君去
서울이라 풍진 속에 고이 간직하게나 / 京洛塵中好艶藏

매화가 대답하다〔梅花答〕 퇴계


도선의 말을 들으니 우리도 쓸쓸해 / 聞說陶仙我輩凉
공 돌아감 기다려 천향도 떨어지리라 / 待公歸去落天香
원컨대 공은 기다리고 생각하는 곳에 / 願公相待相思處
옥설과 청진을 함께 잘 간직하세 / 玉雪淸眞共善藏


 

[주D-001]정실(鼎實) : 나라를 다스리는 재상의 역할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퇴계를 가리켜 말한 것이다. 《서경(書經)》 〈열명 하(說命下)〉에서 고종(高宗)이 부열(傅說)에게 “내가 국을 조리하거든 네가 소금과 매실이 되라.〔若作和羹 爾惟鹽梅〕” 한 데서 유래하였다.
[주D-002]복희씨(伏羲氏)……해볼까 : 공자가 늦게 《주역》을 좋아하여 책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는데, 공자는 복희씨가 괘를 긋기 전의 뜻에 심취했다고 한다. 《史記 卷47 孔子世家》
[주D-003]퇴계 선생의 매화시 : 이 시는 한국문집총간 29집에 수록된 《퇴계집》 권1에 제1수는 〈망호당에서 매화를 심방하다〔望湖堂尋梅〕〉라는 제목으로, 제2수는 〈재차 앞의 운을 써서 경열에게 답하다〔再用前韻答景說〕〉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주D-004]옥산퇴(玉山頹) : 술에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용지(容止)〉에 “혜강(嵇康)의 자태가 마치 외로운 소나무가 홀로 선 것처럼 빼어나 그가 술에 취해서 넘어지면 옥으로 된 산이 무너지는 것과 같았다.” 하였다. 여기서는 퇴계가 매화를 이별하매 석별의 정을 못 이겨 술에 취했음을 말한 것이다.
[주D-005]병인년……묻다 : 이 시는 《퇴계집》 권4에 〈정자중의 서한을 받아보고 진퇴가 어려움을 더욱 한탄하여 시를 읊어 매화에게 묻다〔得鄭子中書 益歎進退之難 吟聞庭梅〕〉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는데, 기구의 ‘風流從古說孤山’이 ‘梅花孤絶稱孤山’으로, 전구의 ‘料得亦爲名所誤’가 ‘畢境自爲名所誤’로 되어 있다.
[주D-006]고산(孤山) : 송나라 때 은자인 임포(林逋)를 가리킨다. 그는 자가 군복(君復)으로 서호(西湖)의 고산에 은거하여 20년 동안 성시(城市)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으며, 서화와 시에 능하였고 특히 매화시가 유명하다. 장가를 들지 않아 자식이 없이 매화를 심고 학을 길러 짝을 삼으니, 당시에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하였다. 사후에 화정선생(和靖先生)이란 시호를 받았다. 《宋史 卷457 林逋列傳》
[주D-007]매화가 대답하다 : 이 시는 《퇴계집》 권4에 〈매화를 대신하여 대답하다〔代梅花答〕〉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기구의 ‘湖山’이 ‘孤山’으로 되어 있으며, 결구의 빠진 글자는 ‘鶴’으로 되어 있으므로 우선 보충하여 번역하였다.
[주D-008]병인년……묻다 : 이 시는 《퇴계집》 권4에 〈도산에서 매화를 방문하다〔陶山訪梅〕〉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기구의 빠진 글자는 ‘玉’으로 되어 있으므로 우선 보충하여 번역하였으며, 승구의 ‘待’는 ‘到’로 되어 있다.
[주D-009]양양관(襄陽館) : 양양은 예천(禮泉)의 옛 이름으로 그곳의 객사를 말한다.
[주D-010]매화가 대답하다 : 이 시는 《퇴계집》 권4에 〈매화를 대신하여 대답하다〔代梅花答〕〉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기구의 ‘翁’은 ‘仙’으로, 승구의 ‘上’은 ‘下’로 되어 있다.
[주D-011]포옹(逋翁) : 송나라 때 은자인 임포(林逋)를 말한다. 그는 자가 군복(君復)으로 서호(西湖)의 고산(孤山)에 은거하여 20년 동안 성시(城市)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으며, 서화와 시에 능하였고 특히 매화시가 유명하다. 장가를 들지 않아 자식이 없이 매화를 심고 학을 길러 짝을 삼으니, 당시에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하였다. 사후에 화정선생(和靖先生)이란 시호를 받았다. 《宋史 卷457 林逋列傳》
[주D-012]학을……돌아온 : 도연명(陶淵明)의 〈수신후기(搜神後記)〉에 “정영위(丁令威)는 본래 요동(遼東) 사람으로 영호산(靈虎山)에서 도를 배워 신선이 되었는데, 그가 뒤에 학으로 화하여 성문 앞의 큰 기둥인 화표(華表)에 앉아 있었다. 이때 어떤 소년이 활로 쏘려고 하자 학이 날아서 공중을 배회하며 말하기를 ‘새여, 새여, 정영위로다. 집을 떠난 지 천 년 만에 이제야 돌아오니, 성곽은 옛적과 같은데 백성은 그때 사람이 아니로구나. 어찌하여 신선술을 배우지 않아 무덤만 즐비한고.’ 하고는 날아가 버렸다.” 하였다.
[주D-013]기사년……작별하다 : 이 시는 《퇴계집》 권5에 〈한성 우사에서 분매와 증답하다〔漢城寓舍 盆梅贈答〕〉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기구의 ‘有’는 ‘荷’로, 전구의 ‘行’은 ‘歸’로 되어 있다.
[주D-014]매화가 대답하다 : 이 시는 《퇴계집》 권5에 〈분매가 대답하다〔盆梅答〕〉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승구의 ‘落’은 ‘發’로, 전구의 ‘待’는 ‘對’로 되어 있다.
[주D-015]기사년……것이다 : 《퇴계집》에 이 원주(原注)는 위의 〈기사년 봄에 한성 우사에 있으면서〔己巳春在漢城寓舍〕……〉 시 아래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