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傳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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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生姓金。名時習。字悅卿。江陵人。高麗侍中台鉉之後。曾祖安州牧使久柱。祖五衛部將謙侃。父忠順衛日省。母張氏。先生生於宣德乙卯。有生知之質。三歲。能作詩。見乳母開花乳母名 碾麥。朗然吟之曰。無雨雷聲何處動。黃雲片片四方分。人皆神之。五歲。英廟召之于承政院。試之以詩。大加稱嘆。賜帛五十疋。使之自輸。先生遂各綴其端。曳之而出。人益奇之。路上老嫗有以豆腐饋之者。輒吟詩曰。稟質由來兩石中。圓光正似月生東。烹龍炮鳳雖莫及。最合頭童齒豁翁。於是。名動一國。人目之曰五歲。而不敢名。娶訓鍊院都正南孝禮之女爲妻。年二十一。景泰乙亥。讀書于三角山重興寺。人有自京城而還者。先生卽閉戶不出者三日。一夕。忽痛哭。盡焚其書。佯狂陷於溷廁而逃之。於是。削髮爲僧。名曰雪岑。或居于楊州之水落寺。或居于慶州之金鼇山。之東之西。靡有定處。而累變其號。曰淸寒子。曰東峯。曰碧山淸隱。曰贅世翁。曰梅月堂。世祖嘗設雲水千人道場于圓覺寺。諸僧咸曰。此會上不可無雪岑。上遂命召之。旣至。自投於寺廁中。諸僧以爲病狂黜之。然先生所造益深。聲聞益遠。人之欲問道者。咸歸之。以千百數。先生陽爲狂妄輕躁之態。或以木石擊之。或彎弓欲射之。以試其志。其弟子有曰善行者。事之累年。雖受箠楚。終不辭去。或怪而問之。行曰。吾師嘗於居山時。盛水于小瓢。捧跪于佛座前。自朝達夜。至于三日。禪定如此。卽是佛也。余心服而不能去云。先生雖於詩學爲餘事。然格高思妙。迥出常情。遣興述懷。放情肆筆。以紙窮爲限。成輒焚之。故世不多傳。成化辛丑。長髮還俗。作文以祭其祖父。遂娶安氏之女爲妻。出入閭閻。一日。被酒過市。見領議政鄭昌孫呼之曰。奴汝宜休。或於月夜。誦離騷經。輒痛哭。其後妻歿。無所依賴。復還山。弘治癸丑二月日。卒于鴻山縣無量寺。遺命無燒葬。先生於平日。親畫其老少之二像。仍自贊。留于寺。其從遊之士。曰洪裕孫餘慶,南孝溫伯恭。其弟子僧。曰道義。曰學梅。世以先生爲多幻術。能驅役猛虎。變酒成血。吐氣作虹。邀請五百羅漢。然亦不可盡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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傳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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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時習字悅卿。江陵人。新羅閼智王之裔。有王子周元。邑于江陵。子孫仍籍焉。厥後。有淵有台鉉。皆爲高麗侍中。台鉉之後久柱。官止安州牧。生謙侃。終五衛部將。謙侃生日省。以蔭補忠順衛。日省娶仙槎張氏。於宣德十年。生時習于漢師。生稟異質。離胞八月。自能知書。崔致雲見而奇之。命名曰時習。語遲而神警。臨文。口不能讀。意則皆曉。三歲。能綴詩。五歲。通中庸,大學。人號神童。名公許稠輩。多就訪焉。莊憲大王聞之。召致承政院。試以詩。果捷而佳。下敎曰。予欲親見。恐駭俗聽。宜勖其家。韜晦敎養。待其學成。將大用。賜帛還家。於是。聲振一國。稱曰五歲而不名。時習旣蒙睿奬。益懋遠業。景泰年間。英陵顯陵。相繼而薨。魯山以三年遜位。於是。時習年二十一。方讀書于三角山中。人有自京城來者。時習卽閉戶不出者三日。乃大哭。盡焚其書。發狂陷於溷廁而逃之。托跡緇門。僧名雪岑。累變其號。曰淸寒子。曰東峯。曰碧山淸隱。曰贅世翁。曰梅月堂。爲人貌寢身短。豪邁英發。簡率無威儀。勁直不容人過。傷時憤俗。氣鬱不平。自度不能隨世低䀚。遂放形骸遊方之外。域中山川。足跡殆遍。遇勝則棲焉。登覽故都。則必躑躅悲歌。累日不已。聰悟絶人。其於四書六經。則幼時受業于師。若諸子百家。則不俟傳授。無不涉獵。一記而終不忘。故平日未嘗讀書。亦不以書笈自隨。而古今文籍。通貫無漏。人有擧問者。應口說無疑。磊塊慷慨之胸。無以自宣。凡世間風月雲雨。山林泉石。宮室衣食。花果鳥獸。人事之是非得失。富貴貧賤。死生疾病。喜怒哀樂。至於性命理氣。陰陽幽顯。有形無形。可指而言者。一寓於文章。故其爲辭也。水湧風發。山藏海涵。神唱鬼酬。間見層出。使人莫知端倪。聲律格調。不甚經意。而其警者則思致高遠。迥出常情。非雕篆者所可跂望。於道理。雖少玩索存養之功。以才智之卓。有所領解。橫談豎論。多不失儒家宗旨。至如禪道二家。亦見大意。深究病源。而喜作禪語。發闡玄微。穎脫無滯礙。雖老釋名髡深於其學者。莫敢抗其鋒。其天資拔萃。以此可驗。自以聲名早盛。而一朝逃世。心儒跡佛。取怪於時。乃故作狂易之態。以掩其實。士子有欲受學者。則逆擊以木石。或彎弓將射。以試其誠。故處門者旣罕。且喜開山田。雖綺紈家兒。必役以耘穫甚苦。終始傳業者尤鮮矣。山行。好白樹題詩。諷詠良久。輒哭而削之。或題于紙。亦不示人。多投水火。或刻木爲農夫耕耘之形。列置案側。熟視終日。亦哭而焚之。有時所種禾甚盛。穎栗可玩。乘醉揮鎌。盡頃委地。因放聲而哭。行止叵測。大被流俗所嗤點。居山見客。問都下消息。聞人有肆罵者。則必色喜。若曰。佯狂而有所蘊云。則輒攢眉不怡。見除目達官或非人望。則必哭曰。斯民何罪。此人當此任耶。時名卿金守溫,徐居正。賞以國士。居正方趨朝。行辟人。時習衣藍縷。帶蒿索。戴蔽陽子。賤夫所著白竹笠。稱蔽陽子。遇諸市。犯前導。仰首呼曰。剛中居正字 安穩。居正笑應之。駐軒語。一市皆駭目相視。有朝士受侮者不能堪。見居正欲啓治其罪。居正搖首曰。止止。狂子何足與較。今罪此人。百代之下。必累公名。金守溫知館事。以孟子見梁惠王論。試太學諸儒。有上舍生見時習于三角山曰。乖崖守溫別號 好劇。孟子見梁惠王。豈合論題。時習笑曰。非此老。不出此題。乃走筆成篇。曰生員爲自製者。試瞞此老。上舍生如其言。守溫讀未終。遽問曰。悅卿住京山何寺。上舍生不能隱。其見知如此。其論。大略以爲梁惠僭王。孟子不當見云。今逸不收。守溫旣卒。人有言坐化者。時習曰。乖崖多慾。寧有是。就令有之。坐化非禮。吾但聞曾子易簀。子路結纓而已。不知其他。蓋守溫好佛故云。成化十七年。時習年四十七。忽長髮。爲文以祭祖若父。其文略曰。帝敷五敎。有親居先。罪列三千。不孝爲大。凡居覆載之內。孰負養育之恩。愚騃小子。似續本支。沈滯異端。末路方悔。乃考禮典。搜聖經。講定追遠之弘儀。參酌淸貧之活計。務簡而潔。在腆以誠。漢武帝七十年。始悟田丞相之說。元德公一百歲。乃化許魯齋之風云云。遂娶安氏女爲妻。人多勸之仕。時習終不能屈志。放曠如舊。値月夜。喜誦離騷經。誦罷必哭。或入訟庭。持曲作直。詭辯必勝。案成。大笑破棄之。多與挑達市童傲遊。醉倒街上。一日。見領議政鄭昌孫過市。大呼曰。彼漢宜休。昌孫若不聞者。人以此危之。相識者絶交。惟宗室秀川副正貞恩,南孝溫,安應世,洪裕孫輩數人。終始不渝。孝溫問時習曰。我所見如何。時習曰。穴窓窺天。 言所見小也東峯所見如何。曰。廣庭仰天。 言見高而行未到也未幾妻歿。復還山。作頭陀形。 僧家。翦髮齊眉者謂之頭陀。喜遊江陵,襄陽之境。多住雪岳,寒溪,淸平等山。柳自漢宰襄陽。待以禮。勸復家業行于世。時習以書謝之。有曰。將製長鑱。用斲苓,朮。庶欲萬樹凝霜。修仲由之縕袍。千山積雪。整王恭之鶴氅。與其落魄而居世。孰若逍遙而送生。冀千載之下。知余之素志。弘治六年。臥病于鴻山無量寺。終焉。年五十九。遺戒無燒葬。權厝寺側。後三年。將葬啓其殯。顏色如生。緇徒驚歎。咸以爲佛。竟依異敎茶毗。 僧家燒葬之名 取其骨作浮圖。 小塔名 生時。手畫老少二像。且自贊。留于寺。贊之亂曰。爾形至眇。爾言大侗。宜爾置之丘壑之中。所著詩文散失。十不能存一。李耔,朴祥,尹春年。先後裒集。印行于世云。臣 謹按。人體天地之塞。以淸濁厚薄之不齊。有生知學知之別。此以義理言也。若如時習者。於文天得。則文字亦有生知矣。佯狂避世。微意可尙。而必拋棄名敎。蕩然自恣者。何歟。雖藏光匿影。使後世不知有金時習。抑何悶焉。想見其人。才溢器外。不能自持。無乃受氣豐於輕淸。嗇於厚重者歟。雖然。標節義。扶倫紀。究其志。可與日月爭光。聞其風。懦夫亦立。則雖謂之百世之師。亦近之矣。惜乎。以時習英銳之資。礱磨以學問踐履之功。則其所成就。豈可量乎。噫。危言峻議。犯忌觸諱。訶公詈卿。略無顧藉。而當時不聞有擧其非者。我先王之盛德。碩輔之宏量。其視季世使士言遜者。待失何如耶。嗚呼韙哉。萬曆十年七月十五日。資憲大夫。吏曹判書兼弘文館大提學藝文館大提學,知經筵成均館事,同知春秋館事。五衛都摠府都摠管臣李珥。奉敎製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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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類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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穹壤之間。有淸明精秀之氣。鍾於人。而爲英銳絶倫之資。以至爲文章爲言語。浩汗若江河。鏗鍧若金石。大鳴于宇宙者。如本朝臣金時習是已。噫。天之生是材也。似非偶然。而其生也晩。旣不能摳衣於聖門弟子之列。遭遇盛際。又未獲揖讓於都兪吁咈之間。晦跡山林。窮餓以死。天果何心哉。恭惟我主上殿下聖智首出。文思緝熙。凡所施措。度越前古。其於樂善愛士之誠。尤無所不用其極。苟有一才之可觀。一行之可取。則雖在千百代之上。無不嘉尙而表異。況如時習。實本朝人物之傑然者乎。萬曆壬午秋。命大提學臣李珥撰傳以進。旋命芸閣印出其遺稾。嗚呼。天其有待於今日乎。時習於此可以無憾矣。翌年冬。命臣山海序其卷端。臣以菲拙。何足以仰體盛旨。闡揚幽光。第臣嘗慕其爲人。挹遺馥於殘篇斷簡之中者。非一日矣。及得尹春年所編輯詩文。未嘗不三復而竊悲也。自在襁褓。已曉文義。聰警神悟。不竢傳授。四書諸經。迎刃自解。古今文籍。過眼輒記。至如道理精微。非有玩索之功。亦多領會之地。則蓋其所得於天者。固超邁迥絶。而資稟之美。雖謂之亞於上智。可也。其所以卷懷深藏。長往不返。抛棄名敎。幻形禪門。如病如狂。大駭流俗者。亦何意歟。迹其所爲。題詩而哭。刻木而哭。刈禾而哭。登嶺必哭。臨岐必哭。則平生微意所存。雖未可易窺。而大要皆不得其平者乎。至於超然高蹈。睥睨一世。嘯傲山水之鄕。放浪形骸之外。行止閑適。有同孤雲獨鳥。方寸瑩澈。無愧氷壺秋月。則其高風雅韻。有難以筆札形容。古人所謂特立獨行。亘萬世而不顧者。庶幾近之矣。其爲詩也。本諸性情。形於吟詠。故不事鍛鍊繡繪。而自然成章。長篇短什。愈出而愈不窘。其或憂愁慷慨之極。輪囷磊塊之胸。無以自暢。則必於文字焉發之。縱筆揮灑。初若玩弄戲劇。略不經意。而抑揚開闔。變動叵測。衆體具呈。萬狀畢露。或凌厲頓挫。幽眇回鬱。使人愴然而悲。肅然而恐。或豪雋跌宕。或蕭散沖遠。雜以恢諧放曠奇環之語。有可以感發懲創。有可以扶世敎厚民彝者。不一而足。是猶水之安流無濤。泓涵演迤。而及其遇驚颶觸。崖磯哮吼。奮激而不知止。斯可謂不得其平而鳴者乎。自古文章之魁偉者。多出於羈旅草野。心之所存。旣不能和緩舒泰。則文辭之發。不期工而自工。信乎其愁思之聲要妙。而窮苦之言易好也。抑臣竊有所感焉。斯人之作。豈獨稟天地淸秀之氣。亦莫非我列聖培養振作之方。有以鼓舞而興起也。至于我先王覆載之德。亦能優容而成就之。故閑放自適。任其天性。而逮我聖上崇奬闡發之典。又曠古所無。則擧國之人。孰不仰大聖人所爲出於尋常萬萬乎。抑人主之勸善懲惡。初不在於慶賞威刑之末。而一號令一擧措之間。足以使瞻聆聳動。而士氣自勵。頑懦廉立。而薄俗丕變。則是集之行。有補於風化者。夫豈淺淺哉。若然則當時之湮鬱不平者。亦得以消融洞豁於九泉之下。而其文章言語之若江河若金石者。將垂不朽於無窮也必矣。其又何悲。月日。臣某序。
김시습(金時習)
김시습(金時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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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오언율시(五言律詩) | ||||
동봉(東峰)께 드리다 2수 |
문명을 드날린 삼십 년 동안 / 文名三十載
서울로 발걸음 들여놓지 않았소 / 足不履京師
수위가 떨어지니 앞 바위 드러나고 / 水落前巖得
봄이 돌아오니 뜰의 나무 제격이라 / 春來庭樹宜
선사는 부처를 좋아하지 않으시고 / 禪師不喜佛
제자는 모두 다 시 짓기를 잘한다오 / 弟子摠能詩
스스로 한스럽긴 이 몸이 묶여 있어 / 自恨身纏縛
스승을 찾아갈 뜻 이루지 못함이라 / 尋師意未施
둘
일찍이 산신령과 약속한 터라 / 曾與山靈約
어찌 차마 맹세를 저버리겠소 / 寒盟可忍爲
한가한 꽃이 골짜기에 피는 날 / 閒花開壑日
이 몸이 선생을 방문할 때라오 / 老子訪君期
달이 떠올라 새 나방처럼 휘고 / 月上新蛾彀
계절이 봄이라 쌓인 눈 녹으리 / 時春積雪澌
도경은 이제 모두 베끼셨는지 / 道經知寫否
대낮에 영지는 잘 자라겠구려 / 白日長靈芝
《황정내경경(黃庭內景經)》은 어찌 돌려주지 않습니까. 한 달로 약속한 것이 마침내 해가 바뀌어서야 되겠습니까.
붙임 동봉의 화답시
우습구나 -원문 빠짐- 그대여 / 堪笑消□子
나를 승려의 스승이라 부르네 / 呼余髡者師
젊을 때는 유학이 심히 좋았고 / 少年儒甚好
만년에는 문장이 몹시 마땅하네 / 晩節墨偏宜
가을 달 밝으면 석 잔 술 마시고 / 秋月三桮酒
봄바람 불면 한 수 시 짓는다오 / 春風一首詩
뜻 맞는 그대를 부를 수 없으니 / 可人招不得
누구와 더불어 신나게 걸어볼까 / 誰與步施施
둘
봄뜻이 부들 못에 가득 찼으니 / 春意滿蒲池
올챙이 꼬물꼬물 즐겁게 노니네 / 蝡蝡活卽師
띳집 처마 짧아져서 더욱 기쁘고 / 茅簷短更喜
바람 햇볕 따뜻하여 서로 알맞네 / 風日暖相宜
시냇가에 매화를 찾아가는 흥취 / 溪畔探梅興
술독 앞에서 달을 보며 짓는 시 / 樽前問月詩
그대 만나 함께 앉아 얘기할 때 / 逢君聯席話
나는 동시를 본받으려 할 뿐이오 / 吾欲效東施
셋
듣건대 그대는 일신이 수고롭다니 / 聞子勞筋力
장래에 큰일을 담당하려 함이리라 / 方將大有爲
모름지기 교서관의 서적 모두 읽고 / 須窮芸閣袠
대과에 급제할 기약 어기지 마시라 / 莫負桂香期
고기잡이배 저녁 햇빛에 흔들리고 / 漁艇搖殘照
백구 물결은 얼음조각에 출렁이리 / 鷗波漾冸凘
승방에서 교분이 깊은 친구들이란 / 贊房交契友
방 가득 모두들 지초 난초 같구려 / 滿室是蘭芝
넷
세상 사람 어찌나 사리에 어두운지 / 世人何貿貿
비둘기가 대붕을 비웃듯 하는구려 / 斥鷃笑南爲
행업을 만약 먼저 갈고닦는다면 / 行業如先勵
공명은 저절로 기약함이 있으리라 / 功名自有期
양춘이 화창하여 땅기운 떠오르고 / 陽和浮土脈
햇볕이 따뜻하여 봄물이 불어나오 / 日暖泛春澌
영주에 오름은 지척으로 가까우니 / 咫尺登瀛近
나에게 의지하여 영지일랑 찾지 마소 / 憑余莫討芝
선생이 근자에 두소릉(杜少陵)의 시를 읽었는지라, 시편(詩篇)에 두보(杜甫)의 성벽(性癖)이 있습니다. 내가 《황정내경경》을 보관하여 돌려주지 않은 것은 오랫동안 빌려 보고 돌려보내지 않아 선생을 기다리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이 지난해에 물건을 보내며 함께 보낸 편지가 상자 속에 뚜렷이 남아 있으니, 내가 어찌 잊었겠습니까.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었다고 우레처럼 책망하시니, 마주 앉을 때를 기다려 껄껄 한번 웃어 봅시다.
[주D-001]나는……뿐이오 : 못난 내가 아름다운 그대를 분수에 넘게 흉내 내겠다는 말이다. 월(越)나라 미인 서시(西施)는 얼굴을 찡그리면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다우니, 이웃의 못생긴 여인 동시(東施)가 이를 흉내 내어 찡그렸다고 한다. 《莊子 天運》
[주D-002]비둘기가……하는구려 : 하늘 높이 구만 리나 날아오른 뒤에 남명(南冥)으로 옮겨가는 대붕(大鵬)을 보고 척안(斥鷃)이라는 작은 비둘기가 비웃으며 말하기를, “저 새는 또 어디로 가는가. 나는 펄쩍 날아올라 몇 길도 오르지 못하고 내려와서 쑥대 사이를 날아다니매 이 또한 지극히 즐겁거늘, 저 새는 또 어디로 가는가.” 하였다. 《莊子 逍遙遊》
[주D-003]영주(瀛洲)에……가까우니 : 머지않아 영주에 오르는 영광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당 태종(唐太宗)이 진왕(秦王)이었을 때 문학관(文學館)을 열어 방현령(房玄齡)ㆍ두여회(杜如晦) 등 18명을 뽑아 특별히 우대하고 번을 셋으로 나누어 교대로 숙직하며 경전을 토론하게 하였다. 이를 세상 사람들이 등영주(登瀛洲)라 하여 전설상 신선이 산다는 영주산에 오르는 것에 비겨 영광으로 여겼다. 《新唐書 卷102 褚亮列傳》
[주D-004]두보(杜甫)의 성벽(性癖) : 애써 좋은 시를 지으려는 성벽을 말한다. 두보의 〈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에 “나의 성격이 아름다운 시구를 몹시 좋아하여, 시어(詩語)가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으면 죽어도 그만두지 않노라.〔爲人性癖耽佳句 語不驚人死不休〕” 하였다.
[주D-002]비둘기가……하는구려 : 하늘 높이 구만 리나 날아오른 뒤에 남명(南冥)으로 옮겨가는 대붕(大鵬)을 보고 척안(斥鷃)이라는 작은 비둘기가 비웃으며 말하기를, “저 새는 또 어디로 가는가. 나는 펄쩍 날아올라 몇 길도 오르지 못하고 내려와서 쑥대 사이를 날아다니매 이 또한 지극히 즐겁거늘, 저 새는 또 어디로 가는가.” 하였다. 《莊子 逍遙遊》
[주D-003]영주(瀛洲)에……가까우니 : 머지않아 영주에 오르는 영광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당 태종(唐太宗)이 진왕(秦王)이었을 때 문학관(文學館)을 열어 방현령(房玄齡)ㆍ두여회(杜如晦) 등 18명을 뽑아 특별히 우대하고 번을 셋으로 나누어 교대로 숙직하며 경전을 토론하게 하였다. 이를 세상 사람들이 등영주(登瀛洲)라 하여 전설상 신선이 산다는 영주산에 오르는 것에 비겨 영광으로 여겼다. 《新唐書 卷102 褚亮列傳》
[주D-004]두보(杜甫)의 성벽(性癖) : 애써 좋은 시를 지으려는 성벽을 말한다. 두보의 〈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에 “나의 성격이 아름다운 시구를 몹시 좋아하여, 시어(詩語)가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으면 죽어도 그만두지 않노라.〔爲人性癖耽佳句 語不驚人死不休〕”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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