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산행 /2012.9.14. 삼각산

2012.9.15. 삼각산 백운대 노적봉 인수봉

아베베1 2012. 9. 16. 10:41

 

 

 

 

 

 

 

 

 

 

 

 

 

 

 

 

 

 

 

 

 

 

 

 

 

 

 

 

 

 

 

 

 

 

 

 

 

 

 

 

 

 

 

 

 



가정 이곡선생의 고시를 찾아 보았다 


 

가정집 제14권
 고시(古詩)
한양(漢陽) 정 참군(鄭參軍)을 보내며

가을바람에 정원의 나무 우수수 낙엽 지고 / 西風庭樹鳴摵摵
유인의 시름 깊어 긴 밤 잠 못 이루는 때 / 長夜幽人正愁絶
춤춘 황계 소리 듣고 이불 끼고서 잠이 들면 / 舞破荒鷄擁褐眠
해가 높이 뜨도록 문밖엔 오는 수레도 없다네 / 日高門外無來轍
오늘은 문 두드리는 손이 있어서 기뻤나니 / 今朝剝啄喜有客
바로 마음의 친구가 고별하러 온 것일세 / 乃是心親來告別
백년 인생에 즐거운 때는 적은 반면에 / 人生百歲少歡樂
태반이 시름인 것은 애착에 매인 탓이라 / 大半離愁緣愛結
동교에 술을 싣고 가니 황엽이 즐비한데 / 載酒東郊黃葉稠
한잔 술 못다 해서 노래 먼저 끝나누나 / 一杯未盡歌先闋
그대 돌아가는 길은 바로 한양관 / 歸途政指漢陽關
삼각산 봉우리가 눈에 선히 보이는 듯 / 三峯入眼明如刮
예로부터 일컬어 오는 양주의 경물은 / 楊州景物古所稱
내가 익히 다녔으니 자세히 말해 줄 수 있지 / 我慣經由能細說
남한강 풍우 속의 어지러운 고깃배 등불 하며 / 南江風雨亂魚火
북한산 연하 속의 선명한 불찰 풍경 등등 / 北嶺煙霞明佛刹
다만 유감은 거민이 물고기 꼬리 붉어지듯 하여 / 所恨居民魚尾赤
마을은 쓸쓸해지고 생계는 어려워진 것 / 籬落蕭條生事拙
그대 돌아가 병들어 지친 백성들을 어루만져 / 君歸摩撫已痌癏
그대의 한 경내부터 먼저 소생시키시라 / 要令一境先再活
연래의 세상일 차마 들을 수가 없어 / 年來世事不堪聞
남쪽으로 떠날 뜻 나도 이미 굳혔으니 / 我亦南游意已決
삿대로 건널 만큼 봄물이 불어날 때쯤엔 / 待得半篙春水生
한강에 편주 띄우고서 뱃전을 두드리리라 / 扁舟一扣漢江枻

[주D-001]춤춘 황계(荒鷄) 소리 : 동진(東晉)의 조적(祖逖)이 친구인 유곤(劉琨)과 함께 한 이불 속에서 자다가 한밤중에 황계 소리를 듣고는 발로 유곤을 차서 깨우며 “이 소리는 악성(惡聲)이 아니다.” 하며 함께 춤을 춘 고사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世說新語 賞譽》 황계는 삼경(三更) 이전, 즉 새벽이 되기 전에 우는 닭으로, 그 소리는 보통 악성이라고 하여 불길한 조짐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통례였다.
[주D-002]다만……하여 : 백성들의 생활이 곤고함을 말한다. 《시경(詩經)》 〈주남(周南) 여분(汝墳)〉에 “방어 꼬리 붉어지고, 왕실은 불타는 듯.〔魴魚赬尾 王室如燬〕”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 주(註)에 “방어(魴魚)는 힘이 약하고 비늘이 가늘다. 물고기는 피곤해지면 꼬리가 붉어진다. 방어 꼬리가 원래 흰데 지금 붉어졌다면 힘을 많이 써서 매우 피곤해진 것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