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고시(七言古詩/청학동

동문선에기록된 여러 고시 청학동(靑鶴洞) 등

아베베1 2014. 6. 27. 20:12

 

 

 

 

 

칠언고시(七言古詩)

청학동(靑鶴洞)

유방선(柳方善)

저 보아, 지리산 굼틀굼틀 높은지고 / 瞻彼智異山穹窿
만 겹 구름과 시내가 사철 자욱하네 / 雲煙萬疊常溟濛
백 리라 수백 리에 뻗어 형세가 엄청나니 / 根盤百里勢自絶
뭇 산이 감히 자웅되지 못하누나 / 衆壑不敢爲雌雄
첩첩한 봉, 가파른 절벽이 섞갈려 있고 / 層巒峭壁氣參錯
성긴 솔, 푸른 잣나무 싸늘히 우거졌는데 / 疏松翠栢寒蒨蔥
시내 돌아 골 지나 또 별유천지 / 溪回谷轉別有地
한 지역 경개가 참으로 병 속인 듯 / 一區形勝眞壺中
사람은 가고 세상도 변했는데 그저 물만 흐를 뿐 / 人亡世變水空流
숲이 꽉 들어차 동서를 분간하기 어려운데 / 榛莽掩翳迷西東
지금토록 푸른 학만이 깃들었고 / 至今靑鶴獨棲息
벼랑 따라 외길이 겨우 통하여 있네 / 緣崖一路纔相通
옥토 좋은 밭이 탁상처럼 반듯한데 / 良田沃壤平如案
무너진 담, 무너진 길이 쑥 덤불 속에 묻혀 있네 / 頹垣毀逕埋蒿蓬
깊은 숲에 닭과 개는 보이지 않고 / 林深不見鷄犬行
해가 지자 원숭이들의 울음만 들릴 뿐 / 日落但聞啼猿狨
아마도 여기는 옛날 은자가 살던 곳 / 疑是昔時隱者居
사람은 신선 되어 가고 산만이 남은 듯 / 人或羽化山仍空
신선이 있고 없고야 논할 틈이 없지만 / 神仙有無未暇論
그저 진세에서 도망한 고사가 좋아라 / 只愛高士逃塵籠
내 여기 집을 짓고 숨어 살면서 / 我欲卜築於焉藏
해마다 요초를 주우며 여생을 보내려네 / 歲拾瑤草甘長終
천태의 고사야 모두 황탄하고 / 天台往事儘荒怪
무릉(도원(桃源)의 소재지)의 유적도 기실 몽롱하다 / 武陵遺迹還朦朧
장부의 출처를 구차히 할 것인가 / 丈夫出處豈可苟
몸을 깨끗이 하려다 인륜을 어지럽힘은 모두 무지한 일 / 潔身亂倫誠悾悾
내 이제 노래 지음이 무궁한 뜻 있으니 / 我今作歌意無極
옛날에 시에 머문 그분이 우스워라 / 笑殺當日留詩翁

[주D-001]한 지역 …… 듯 : 비장방(費長房)이 신선을 만나 병 속에 들어가 보니 별다른 천지에 화려한 누각과 음식들이 있었다.
[주D-002]천태(天台) : 산 이름. 절강성 천태현(天台縣) 북에 있다. 한(漢) 때 유신(劉晨)ㆍ완조(阮肇)가 그 산에 들어가 약을 캐다가 신선을 만났던 고사.
[주D-003]몸을 …… 어지럽힘 : 《논어》에, 자로(子路)가 벼슬하지 않고 숨은 이를 비평하기를, “군신(君臣)의 윤(倫)을 어찌 폐하리오. 몸을 깨끗이 하려다 큰 인륜[大倫]을 어지럽히는구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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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언고시(五言古詩)
스물 한 살의 섣달 그믐날 밤에[二十一除夜]


최해(崔瀣)

스물 한 살의 섣달 그믐날 밤 / 二十一除夜
등불 앞에 글 읽는 책상 / 燈火一書帷
오늘 저녁이 어떤 날 저녁인가 / 今夕是何夕
제야시를 또 짓네 / 又作除夜詩
시의 뜻은 어이 괴롭나 / 詩意一何苦
옛 일을 돌아보며 내 생각 괴롭구나 / 念昔勞我思
열 살 때엔 마음 아직 어렸거니 / 十歲心尙孩
기뻐하고 성내기 옳게 몰랐네 / 喜愠安得知
내 나이 바야흐로 열 한 살 되어 / 我年方十一
글자 물어 비로소 스승 따랐네 / 問字始從師
열 한 살에서 열 다섯까지 / 自一至於五
학해에서 길 몰라 헤매었네 / 學海迷津涯
열 여섯 살에 과거꾼에 섞이어 / 十六充擧子
선비들 판에 들어 서로 따르게 되었네 / 士版得相隨
열 일곱에 시험 치러 춘관(예부(禮部))에 합격하고 / 十七戰春官
기꺼이 눈썹 치뜨네 / 中策欣揚眉
스스로 생각하기를 부모 계시거니 / 自謂有怙恃
즐기지 않고 시름해 무엇하리 / 不樂愁何爲
이때부터는 몸 단속 적어지고 / 是時少檢束
방랑하면서 날마다 술 마셨네 / 放浪日舍巵
다만 나이 젊음을 스스로 믿었거니 / 但倚富年華
이름과 벼슬이 더딜 줄 알았으리 / 豈慮名宦遲
세상 일 어그러짐 많아서 괴로워라 / 世事苦多乖
하늘이여 사람의 마음대로 안 되었네 / 天也非人私
어이 생각했으리 나이 겨우 스물에 / 何圖纔及冠
갑자기 어머님 여윌 줄을 / 倏忽悶母慈
도독(괴로움)이 창자 속에 들어갔거니 / 荼毒入中腸
통곡한들 어이 미칠 것인가 / 痛哭何可追
거기에다 늙으신 아버지 마저 / 況今老夫子
첫여름에 나라의 부름을 받아 / 夏孟承疇咨
이내 동남쪽으로 말고삐 잡았거니 / 仍按東南轡
뵈옵지 못한 지 일 년 되었네 / 違顔一歲彌
동생이 있었으나 멀리 노닐어 / 有弟亦遠遊
속절없이 할미새 노래를 읊조리네 / 空詠鶺鴒辭
외로이 서 잠자코 사방을 돌아보매 / 孑立默四顧
말하려나 뉘라서 들어 줄건가 / 欲言聽者誰
그래서 내 마음 외롭고 슬퍼 / 所以傷我神
하염없이 눈물만 흘러내리네 / 泣涕謾漣洏
진상은 어릴 때에 허리에 / 秦相方乳臭
인끈이 주렁주렁 하였다네 / 斗印纍纍垂
공명이란 나이에 있지 않는 것 / 功名不在大
다만 때를 만나기에 달렸구나 / 只在遭其時
나이 스물에 이름 없으니 / 二十寂無聞
뉘라서 대장부라 일컬을 건가 / 誰稱丈夫兒
나는 이미 그(진상) 나이 지났는데도 / 我今旣云過
일찍이 일명의 벼슬도 못 얻었구나 / 一命未曾縻
스물 한 살의 섣달 그믐 밤에 / 二十一除夜
속절없이 해를 보내며 슬퍼하노라 / 空作徂年悲


 

[주D-001]동남쪽으로 말고삐 잡았거니 : 한(漢)나라 범방(范滂)이 지방의 탐관오리를 숙청하는 안찰사(按察使)로 임명되자, 수레에 올라 말고삐를 잡으면서 개연(慨然)히 천하를 밝힐 뜻이 있었다. 여기서는 동남에 안찰사로 갔다는 말이다.
[주D-002]할미새 노래 : 《시경(詩經)》에 〈칙령편(鶺鴒篇)〉이 있는데, 형제의 우애를 읊은 것이다.

 

 

오언고시(五言古詩)
산중에 있으니 종일토록 찾는 이 없어 지팡이 짚고 신을 끌며 홀로 골짝 시내를 거니니 적적하여 함께 얘기할 사람 없고, 오직 그림자만이 잠시도 나를 떠나지 않으니, 이것이 가상하여 시를 지어준다.[予在山中竟日無相過拖笻曳履獨徜徉乎澗谷寥寥然無與語唯影也造次不我違爲可惜也作詩以贈]


이달충(李達衷)

나는 내 그림자가 미워 / 我惡我之影
달아나면 그림자도 달린다 / 我走影亦馳
내가 없으면 곧 그림자도 없고 / 無我則無影
내가 있으면 그림자도 따른다 / 有我影相隨
내가 있어도 그림자 없게 하는 방법이 있으련만 / 有我使無影
나는 모른다 / 有術吾未知
사람들은 말한다 그림자가 밉거든 / 人言若惡影
그늘에 있으면 뗄 수 있으리라고 / 處陰庶可離
그늘도 물건의 그림자거니 / 陰亦物之影
사람의 그 말이 더없이 어리석도다 / 人言乃更癡
물건이나 나나 있기만 하면 / 物我苟有矣
그늘과 그림자는 다시 여기에 있다 / 陰影復在玆
나도 없고 또 물건도 없으면 / 無我亦無物
그늘이나 그림자가 어디 생길까 / 陰影安所施
나는 그림자에게 소리 내어 물으나 / 擧聲我問影
그림자는 한 마디 말도 없도다 / 影也無一辭
마치 안회의 어리석은 것처럼 / 有如回也愚
묵묵히 알고 깊이 생각하나 보다 / 嘿識而深思
무엇이나 내가 동작하는 것 / 凡我所動作
그는 하나하나 흉내를 낸다 / 一一皆效爲
오직 나는 말이 많은데 / 唯我頗多言
그림자는 이것만은 취하지 않는다 / 影也不取斯
그림자는 이렇게 생각함이 아닐까 / 影也豈不云
말은 몸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 言乃身之危
그림자가 나를 본받는 것 아니고 / 顧非影効我
내가 그림자를 스승으로 삼는다 / 我乃影爲師


 

[주D-001]안회(顔回)의 어리석은 것 :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회(回 顔子)는 나와 말할 때에는 시종 ‘예, 예’ 하기만 하여 어리석은 줄 알았더니, 나가서 하는 것을 보면 잘 발휘하니, 어리석은 것이 아니로다.” 하였다.

 

 
오언고시(五言古詩)
의고(擬古)

이색(李穡)

옛날 사람들은 도 좇는 것을 귀하게 여기더니 / 古人貴從道
지금 사람들은 시세 좇는 것을 중히 여긴다 / 今人重趨時
복희씨가 대역을 긋고 / 庖羲畫大易
문왕이 처음으로 괘사를 매었으며 / 文王初系辭
주공과 공자가 번갈아 법을 말하였으니 / 周孔迭有術
군자는 마땅히 이것을 생각할지어다 / 君子當念玆
변동하는 것은 흐르는 물과 같은 것 / 變動如流水
천리가 호리로 나뉜다 / 天理分毫釐
호리의 차이에 천 리로 틀리나니 / 差之信千里
경을 지켜 스스로 위태하지 말지어다 / 守經無自危

옛날 사람은 배우는 것에 법이 있더니 / 古人學有法
지금 사람은 배우는 데 스승이 없구나 / 今人學無師
저절로 아는 것은 참으로 하늘에서 낸 사람이거니 / 自得信天挺
착한 일 하기를 마땅히 부지런히 해야 하리 / 爲善當孜孜
내가 우리 도에 뜻을 둔 뒤로 / 自我志吾道
바깥 근심이 어찌 나를 흔들 수 있으랴 / 外患何曾移
아침 저녁으로 공경하여 지키면 / 朝夕愓以守
갈리거나 물들지 않으리라 / 庶不磷而緇
상로가 날로 처량하거니 / 霜露日惻惻
심하도다, 나의 노쇠함이여 / 甚矣吾之衰

옛날 사람들은 명을 아는 것을 중히 여기어 / 古人重知命
천지의 마음을 순하게 받들었네 / 順受天地心
천지는 내가 나온 바요 / 天地我所出
부모는 은혜와 사랑이 깊어라 / 父母恩愛深
예로 제도를 정하고 / 禮以定制度
지혜로 고금을 헤아리는 것 / 智以酌古今
때에 따라 큰 도를 밟아서 / 隨時蹈大道
개활하고 또 침잠하여야 하리 / 敞豁仍沈潛
지금 사람은 도리어 자기를 작게 여기니 / 今人反自小
더럽구나, 소나 말에 옷 입힌 격이로다 / 鄙哉牛馬襟

[주D-001]주공(周公)과 공자(孔子)가 번갈아 법을 말하였으니 : 《주역》의 상(象)은 주공(周公)이 짓고, 계사(繫辭)는 공자(孔子)가 지었다고 한다.
 
오언고시(五言古詩)
삼봉에 올라 서울의 친구들을 생각하며[登三峰憶京都故舊]

정도전(鄭道傳)

고요히 있으면 먼 생각 일어나서 / 端居興遠思
저 삼봉 꼭대기에 올랐네 / 陟彼三峯頭
송악산을 서북으로 바라보니 / 松山西北望
높고 높아서 검은 구름이 뜬다 / 峨峨玄雲浮
고인들은 그 밑에 있어서 / 故人在其下
밤낮으로 서로 좇아 놀리라 / 日夕相追遊
나는 새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니 / 飛鳥入雲去
내 생각 마침내 유유하도다 / 我思終悠悠
지초를 캐어도 한 줌에 차지 못하여 / 采芝不盈掬
저 길가에 던져 두도다 / 寘彼道之周
한 번 가는 것이 어려운 일 아닌데 / 一往諒非難
어째서 이리 오래 머무르는고 / 胡爲此淹留
성궐이 즐겁지 않은 것 아니지만 / 城闕豈不樂
암학의 그윽함이 또한 사랑스럽네 / 亦愛嚴壑幽
크게 노래하며 계수나무 가지를 더위잡고 / 浩歌攀桂枝
해를 맞도록 한가하게 놀리라 / 卒歲以優遊
 
칠언고시(七言古詩)
청금(廳琴)

우천계(禹天啓)

화려한 집, 좋은 날씨, 비단 자리에서 / 畫堂白日開錦筵
금사거문고를 다루었네 / 琴師爲我張絲桐
손과 줄이 속삭이는데 아담한 운율이 많아 / 絃將手語雅韻多
궁ㆍ상ㆍ각ㆍ치(음악의 5음)가 번갈아 궁성으로 되나니 / 宮商角徵相爲宮
소성ㆍ대성( 성은 음악 한 곡조의 매듭) 도수가 다하지 않는 곡조며 / 小成大成度不盡
극청ㆍ극탁으로 무궁한 소리 / 極淸極濁聲無窮
탕한 곡조는 버들가지가 갑자기 날아 흩어지듯 / 蕩如楊花急飄散
시끄러울 제는 옥 패물이 흔들려 쟁그랑거리듯 / 鬧如玉佩搖玲瓏
외기러기 짝을 찾아 새벽 서리에 날으듯 / 獨雁叫群飛曉霜
골짜기의 새가 벗을 얻어 봄바람에 울부짖듯 / 幽禽得友呼春風
산은 고요한데 흐르는 샘물 깊은 시내에 떨어지듯 / 山静流泉落深磵
바람이 불어 찬 비가 외로운 뱃집[篷] 위에 뿌리듯 / 風吹冷雨侵孤蓬
쟁글당글 뜯고 누름이여 모두 입신이라 / 錚鏘攫繹動入神
슬픈 노래인지 긴 탄식인지 마냥 한 가지로 / 悲歌浩歎飜欲同
한가하고 담담하여 고의깊으니 / 雍容恬淡古意深
아아(우뚝우뚝) 양양(넘실 넘실) 산수 속이라 / 峨峨洋洋山水中
그대 보았으리, 옛날 우순이 오현금을 만들어 / 君不見昔時虞舜制五絃
소리 없는 풍악이 사방에 들리게 하니 / 無聲之樂聞四方
남풍은 따스하여 초목이 향기로웠다는 것을 / 南風薰兮草木香
또 보았으리, 일부 은주가 덕을 닦지 않아 / 又不見殷商一夫不脩德
불화한 음악으로 오상을 어지럽혀서 / 懘之音亂五常
북비의 음탕한 곡에 백성이 상하였음을 / 北鄙靡兮人民傷
소리의 감동이 곧 이와 같았기에 / 聲音感動便如此
성인은 이에 더욱 삼갔나니 / 聖人於此尤謹詳
어떻게 정시음을 연주하여서 / 若爲奏得正始音
천하가 다시 당우 시대로 돌아가게 할꼬 / 復使天下歸陶唐

[주D-001]아아(峩峩) 양양(洋洋) :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는데 종자기(鍾子期)가 들으면서, “아아(峩峩)하다. 산이로다.” 하고, 또 한 곡조를 듣고 나서는, “양양(洋洋)하다. 흐르는 물이로다.” 하여 곡조를 잘 알아주었다.
[주D-002]일부 은주(一夫殷紂) : 은왕(殷王) 주(紂)가 포악한 정치를 하므로 주무왕(周武王)이 쳐서 죽였는데, 뒤에 맹자(孟子)가 말하기를, “주(紂)가 민심을 잃었으니 일부(一夫)요, 임금이 아니므로 죽임이 옳다.” 하였다.
[주D-003]북비(北鄙)의 음탕한 곡 : 주(紂)는 음악을 ‘북쪽 변두리의 음탕한 소리[北鄙靡靡之聲]’로 만들었다.《禮記》
 
묵죽(墨竹)

우천계(禹天啓)

옛날 어느 해 강해에 쪽배 띄워 / 昔年江海具扁舟
경치 따라 맑고 그윽한 곳을 두루 찾았네 / 便逐淸景窮淸幽
창랑처럼 비 내리는 밤 외딴 섬에 잤더니 / 滄浪雨夜宿孤洲
사공이 소상강(중국 대의 명승지)의 가을이었다고 일러주더라 / 篙工報道瀟湘秋
성성이 울고 잔나비도 울고 / 猩猩苦叫猿啾啾
초목은 떨어지고 바람은 쌀쌀한데 / 草木搖落風颼颼
해묵은 대나무가 강 언덕에 비꼈으니 / 爰有古竹臨江流
기욱ㆍ위천(대나무로 이름난 곳)의 것도 겨루기 어렵더라 / 淇隩渭材難等逑
몇 날을 보고 보며 홀로 기뻐하여 / 貪看數日獨夷猶
가슴 속 진토의 시름을 모두 씻어 버렸노라 / 洗盡胸中塵土愁
그 길 요사이는 다시 찾지 못해 / 邇來飄泊阻重尋
꿈마저 소상강과 동떨어졌더니 / 歸夢自隔瀟湘濱
어찌 뜻했으리, 오늘 아침 먼지 어린 벽 위에 / 何意今朝塵壁上
한 번 훑어보는 동안 그만 소상강 몸이 될 줄을 / 一覽作我瀟湘身
꿋꿋한 높은 줄기는 더위를 모르겠고 / 硬直高竿暑不知
삼엄한 몇몇 꼭지는 바람 곧 부는 듯하구나 / 森嚴數朶風欲吹
그대 보았으리, 오후지관에 꽃나무 무성하여 / 君不見五侯池館花木繁
홍색 자색 난간에 부딪히지마는 / 浮紅浪紫當階軒
그것은 몇 번이고 관개와 배옹의 힘을 받아서임을 / 幾蒙灌漑培養恩
또 보았으리, 금궁옥전의 그림을 / 又不見金宮玉殿圖畫屯
귀신들이 우글우글 야단법석을 부리는 듯하지만 / 揮攉紛紜神鬼奔
그는 세월이 쌓일수록 소멸되기 쉬운 단청의 흔적이라 / 歲久易滅丹靑㾗
모두 어찌 본디 진토물이 아닌 묵군 같으랴 / 豈如墨君自非塵土物
밤낮, 나와 대가 서로 대하여 양편 다 말이 없어라 / 朝昏相對兩無言

[주D-001]오후지관(五侯池舘) : 한(漢)나라 성제(成帝)가 그의 외숙 왕담(王譚) 등 다섯 사람을 동일(同日)에 후(侯)로 봉하여 오후(五侯)라 칭하는데, 여기서는
 
봄날 소양강 노래를 차운하여[次春日昭陽江行]

이달충(李達衷)

소양강 풀은 연기처럼 푸르다 / 昭陽江草綠如煙
소양강 물은 하늘처럼 푸르다 / 昭陽江水碧於天
흥은 우주 안이 비좁다 / 情興難容宇宙內
시 읊음은 희황(복희씨) 이전으로 쏠린다 / 吟哦已入羲皇前
큰 들을 보니 바둑판이로구나 / 平看大野正如局
멀리 청산 봉우리 헤이며 자주 말채찍을 들다 / 遠數靑山頻擧鞭
누가 중니의 서수 한탄함을 알랴 / 誰知仲尼嘆逝水
다퉈 최호의 청천 읊조림을 본받았다 / 竸效崔灝吟晴川
거년 여기 지날 땐 가을이 소삽하더니 / 去年過此秋颯爾
금년 여기 지날 땐 봄이 망망하다 / 今年過此春茫然
호박침에 비단 향내 짙고 / 羅綺香熏琥珀枕
원앙현에 이별곡이 괴롭다 / 別離聲苦鴛鴦絃
스스로 다정하다고 젊어서 일렀더니 / 多情自謂少壯日
손꼽아보니 놀랍구나, 어느덧 노성한 나이로다 / 屈指還驚老成年
강 맑음이여 마음의 갈증 풀리며 / 江淸安用心渴梅
강 흐름이여 내 회포 맡아가도다 / 江流可以寄予懷
강 언덕 돌아와서 향풀 캐고 / 繞江臯兮掇瑤草
강 돌을 좋아하여 푸른 이끼에 앉다 / 愛江石兮坐綠苔
해를 몰고 가는 육룡을 얽어매어서 / 牽攀六龍日馭驅
백세토록 좋은 풍광을 거꾸로 돌리련다 / 挽到百歲風光廻
술을 사면 어찌 한 말에 십천 전 비싸다고 말하랴 / 酤酒何論十千斗
사람 만나면 곧 3백 배 들리라 / 逢人輒釂三百杯
이리하여 산수굴에 맴돌면서 / 從此徜佯山水窟
쾌히 거리의 티끌을 털어 벗으리라 / 洒然脫落原衢埃
험난한 때에 걸으니 세도 악한 줄을 알아야 한다 / 行險須知世道惡
묵은 데가 많으니 심전의 풀을 물리쳐야 한다 / 多荒要去心田萊
동산에서 기악 가지는 것이 무방하거늘 / 東山不妨有聲色
수양산에서 적막을 지켜서 무엇하리 / 首陽何苦守寂寞
주인이여 이 소양의 노래 듣고서 / 主人聽此昭陽行
힘써 소양의 객을 위로해 주소 / 努力勞慰昭陽客

[주D-001]중니(仲尼)의 서수(逝水) : 공자[仲尼]가 내[川] 위에서 흐르는 물을 보고 말하기를,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주야로 쉬지 않으니.” 하였다.
[주D-002]최호(崔顥)의 청천(晴川) : 당나라 시인(詩人) 최호(崔顥)가 황학루(黃鶴樓)에 올라서 지은 시에, “비 갠 강에 한양의 나무 역력하다[晴川歷歷漢陽樹].”
 
칠언고시(七言古詩)
담암이 박연 폭포의 노래를 지어서 보여주므로 차운하여[淡菴作朴淵瀑布行示之次韻]

성사달(成士達)

박연의 물이 비록 역류이지만 / 朴淵之水雖逆流
나는 탐승하고자 사방으로 머리 돌렸다 / 我欲探勝四顧頻回頭
반석 위 맑은 소가 급수로 쏟아져 / 盤石澄潭瀉急湍
천 척 흰 무지개가 그 사이에 비꼈다 / 千尺素霓橫其間
아래는 뚫린 돌 호박[嵌竇]의 밑바닥 측량할 수 없고 / 下有嵌竇不測底
아마 거기는 지축에 깊이 들어가 뿌리 박았으리라 / 應浸坤軸深連柢
보물[如意珠]을 안은 용이 본디 이런 데 의탁하나니 / 龍潛抱寶本此托
유리에 그림자 움직이고 우레는 절벽에 울린다 / 瑠璃影動雷殷壁
쳐다보니 은하수가 공중에 달렸구나 / 仰見銀漢空中懸
이것이 삼청(옥청ㆍ상청ㆍ태청, 신선이 있는 처소) 별세계인 줄 알겠다 / 知是三淸別洞天
물러서서 슬퍼하며 다시 침음하니 / 却立惆悵復沈吟
선왕의 노시던 지난 일을 뉘에게 물을꼬 / 輦遊往事從誰尋
솔바람 솨솨 불고 해는 소에 비치며 / 松杉颼飀日照淵
골짜기 자욱하게 상서로운 연기 뜬다 / 澗谷馥郁浮祥煙
신선되어 간 선왕이 피리 불며 학을 타고 때때로 지나는 듯 / 肅然笙鶴時時過
몇 사람이 구경하러 산 언덕에 올랐던고 / 幾人縱賞趨山阿
긴 노래 짧은 노래 더러는 기록도 하며 / 長歌短歌或作記
이 기이한 경치 다투어 묘사하려 한다 / 竸欲形容盡奇異
내가 산수의 나라에 난 것이 기꺼워 / 喜予生得山水邦
좋은 산 다 보고 장강도 보았건만 / 觀了好山與長江
기절한 이 폭포 그 중에 더욱 기특 / 樂哉此瀑布奇歟梃作主
고금에 으뜸가는 것 좋아라 / 卓爾冠今古
늙기 전 춘풍 시절에 / 願及未老春風時
술 싣고 끝없이 놀아볼까 하노라 / 駕言載酒遊無期
 
칠언고시(七言古詩)
모친 생일에 지은 (요지회석 위에서 남극 노인이 장생 비결을 주다)[瑤池會上南極老人授長生籙辭母親生日作]

설손(偰遜)

천지에 맑은 기운 엉키어 / 乾坤合淸氣
구름이 오색으로 빛나도다 / 雲物涵五色
무성이 대음에 자리잡아 / 婺星纏大陰
광채 남극으로 되쏘인다 / 光彩射南極
남극 노인은 새파란 눈동자에 / 南極老人雙緣瞳
학의 머리털이요, 어린이의 얼굴이다 / 鶴髮炯炯顔如童
손에 구절장을 짚고서 / 手把九節杖
웃음과 얘기로 함께 공중으로 솟다 / 談笑與之凌大空
삼십 육제가 다 서로 따라 / 三十六帝皆相從
더러는 기린, 더러는 비룡을 타다 / 或騎騏驎駕飛龍
중도에서 구봉을 만나니 / 中道値九鳳
편지를 물었는데 그것은 요지의 봉함이다 / 銜書乃是瑤池封
펄떡 날아서 곧 금천을 가리키니 / 翩然竟指金天上
옥으로 된 열두 누성이 서로 맞서 있다 / 十二樓城玉相向
취수 나룻가에 묵은 큰 복숭아 / 翠水之津大古桃
나무 생기자 만 길 높았네 / 有樹以來三萬丈
누성 북쪽에 붉은 원추리 금꽃 피고 / 樓北朱萱金作花
복숭아 나무 앞 큰 대추는 참외처럼 크다 / 樹前大棗大如瓜
균천악을 연주하고 / 鈞天奏曠樂
유하주를 따르다 / 北斗酌流霞
옥경 선자 숲같이 늘어서니 / 玉京眞衆森如樹
우개 예정은 연무를 짜는 듯 / 羽蓋霓旌織煙霧
수많은 곱디고운 소아는 / 無數嬋娟之素娥
예쁜 웃음 맑은 노래로 일어서서 보허하다 / 巧笑淸謳起虛步
관현이 요란한데 / 啁啾絲管
생오도 섞이다 / 間以笙鏊
마고는 박자 치고 / 麻姑擊節
비경은 복숭아 드리다 / 飛瓊獻桃
남극 노인은 취하여 춤을 추며 / 南極老人酣起舞
손에 복숭아 들고 하토를 가리키다 / 以手捧桃指下土
가련하다, 소아의 어리석음이여 / 可憐小兒癡
이것을 훔치려는 뜻 진실로 가엾구나 / 偸之意良苦
장생비록[籙]을 물려주노니 / 授以長生籙
돌아가서 자친께 드려서 / 請歸獻慈親
노인이 남극에 있듯이 / 一如老人在南極
구십 팔만 삼천 봄을 누리어 / 九十八萬三千春
동해 바다에 황진 날으는 것 보면서 / 坐看東海飛黃塵
서왕모와 길이길이 이웃되려므나 / 與西玉母長爲隣

[주D-001]균천악(鈞天樂) : 진목공(秦穆公)의 꿈에 상제(上帝)가 있는 균천(鈞天)에 올라가서 광악(廣樂)이라는 풍악을 들었다.
[주D-002]훔치려는 뜻 : 동방삭(東方朔)이 서왕모(西王母)의 천도(天桃)를 도둑질하였다 한다.

 

 

 

 
취중가(醉中歌)

이색(李穡)

선생 손은 월굴을 더듬고 / 先生有手探月窟
선생의 발은 천궐(천자의 궁궐)엘 갔었네 / 先生有足趨天闕
선생은 워낙 천제의 아이라 / 先生自是天帝子
의태가 범부와는 아주 다르네 / 意態乃與塵凡絶
멀리 묘한 도를 닦아 희황 위로 나가고 / 遠尋妙道出羲皇
넓디넓은 상서며 엄숙한 주서에 눈을 돌렸네 / 瞠手灝灝并噩噩
또한 《자사》, 《맹자》에도 정통하여서 / 旁求精義竝思軻
《중용》 한 편을 참으로 즐겼다 / 中庸一篇眞足樂
때로는 말을 달려 혼자 뛰어가매 / 有時覂駕獨超群
장소반마가 모두 모기떼인 듯 / 莊騷班馬如飛蚊
선생은 혼자 웃어 이가 시리다 / 先生獨笑齒久冷
공문의 제자들은 구름떼 같네 / 孔門諸子屯如雲
누항에 참다운 낙이 있으나 / 雖然陋巷有眞樂
그 맑은 향기를 온 세상에 누가 따르리 / 擧世誰復希淸芬
내 지금 늙었으나 아직도 정정해 / 吾今老矣尙矍鑠
높은 산 우러름을 더 말할 것 있나 / 高山仰止奚云云
선생은 취중 노래만 자꾸 부르네 / 先生且歌醉中歌
천지가 호탕하여 편파 없는데 / 天地浩蕩無偏頗
머리 위 저 해와 달은 나는 북처럼 오가는구나 / 頭上日月如飛梭

[주D-001]월굴(月窟) : 소강절(邵康節)의 시(詩)에, “건괘(乾卦)가 손괘(巽卦)를 만나면 월굴(月窟)이요, 곤괘(坤卦)가 진괘(震卦)를 만나면 천근(天根)이다.”하였고, 주자(朱子) 〈소강절찬(邵康節贊)〉에, “손으로 월굴을 더듬고 발은 천근을 밟았도다.[手探月窟 足躡天根]”하였는데, 그것은 주역(周易)의 이치를 알았다는 뜻이다.
[주D-002]희황(羲皇) :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 그가 팔괘(八卦)를 지었다 하니 《역(易)》의 시조이다.
[주D-003]넓디넓은 …… 돌렸네 : “상서는 호호하며 주서는 악악하니라[商書灝灝甬 周書噩噩甬].”《法言》호호(灝灝)는 넓고 휑한 모양, 악악(噩噩)은 엄숙한 모양을 말한다.
[주D-004]장소(莊騷) : 《장자(莊子)》와 굴원(屈原)의 《이소(離騷)》.
[주D-005]반마(班馬) : 《한서》의 작자 반고(班固)와 《사기》의 작자 사마천(司馬遷)은 명문 사가들이다.
[주D-006]이가 시리다 : 웃어서 입을 벌리고 있으므로 이가 시리다는 뜻이다.
[주D-007]누항(陋巷) : 공자의 높은 제자 안회(顔回)가 밥 한 대그릇과 한 표주박의 물로 누추한 마을[陋巷 자기가 사는 동네 겸칭]에 살아도 그 즐거움은 그치지 않았다.
[주D-008]높은 산 우러름 : 높은 덕을 앙모함인데 《시경》에, “높은 산을랑 우러러볼지요, 환한 길을랑 가리로다[高山仰止 景行行止].” 하였다
 
송파 최정승 성지가 차와 종이를 선사함을 사례하며 2수[謝松坡崔相國誠之惠茶紙 二首]

홍약(洪瀹)

주신 선물 겹겹이 뜻이 더욱 깊으니 / 惠賜重重意轉深
낙노(차(茶))와 측리(종이(紙))가 금 한 상자보다 낫삽네 / 酪奴側理勝䕦金
용단(차 이름)과 봉병이 맛이 같고 / 龍團鳳餠堪同調
모영(붓)과 오규(먹)가 어찌 딴 마음이리 / 毛穎烏圭豈異心
양선(차의 명산지)의 유풍은 맑아 움켜 쥘만하고 / 陽羨遺風淸可掬
난정의 고사는 아득한 옛일일세 / 蘭亭故事杳難尋
옥천이 이미 멀고 우군(왕희지)이 죽었으니 / 玉川已遠右軍死
지금 어느 곳에서 이 풍류를 알쏘냐 / 何處如今覓賞音

골육도 이렇듯 깊은 정의가 어려우리 / 骨肉猶難契分深
느껴워라, 은애가 천금보다 중하여라 / 感公恩愛重千金
문사는 한구(한유와 구양수)의 학을 가졌고 / 文詞自有韓歐學
신의는 관포(관중과 포숙)의 마음을 누가 알리 / 信義誰知管鮑心
개평에 시종한 것 사책에 적을 만하고 / 侍從開平書可紀
진정을 모시고 놀던 일 꿈에도 서로 찾네 / 陪遊眞定夢相尋
못난 이 몸이 지나치게 밀어줌을 입었으니 / 吾生過荷吹噓力
은공 어이 갚으리, 부끄럽기만 하여라 / 只愧無由報德音

[주D-001]난정(蘭亭) : 동진(東晉)의 왕희지(王羲之)가 3월 3일에 벗들과 더불어 난정(蘭亭)에서 모여놀고 각각 시(詩)를 짓고 자신이 서문(序文)을 지어 그의 득의한 글씨를 서수필(鼠鬚筆)로 고치 종이[繭紙]에 쓴 것이 유명한 난정첩이다.
[주D-002]옥천(玉川) : 당대(唐代)의 시인 노동(盧同)의 호. 그는 차[茶] 품평을 잘했으며 그의 다가(茶歌)가 유명함.
[주D-003]개평(開平) : 개평부(開平府)는 원(元) 나라의 지명인데 치(治)로 개평부를 둠. 최성지가 충선왕(忠宣王)을 모시고 그곳에 갔었다
 
진주 촉석루(晉州矗石樓)

정을보(鄭乙輔)

저 황학루가 어찌 혼자 으스대리 / 黃鶴名樓彼一時
최군이 수다스러워 우연히 시에 머물렀지 / 崔君好事偶留詩
올라보니 경치는 변함이 없는데 / 登臨景物無增損
편액의 글 품격은 성쇠가 보이누나 / 題詠風儀有盛衰
옥 술잔을 높이 드니 강달이 솟아나고 / 玉斝高飛江月出
주렴을 반쯤 걷으니 영에 구름 드리웠네 / 珠簾半捲嶺雲垂
난간서 고개 돌리매 천지가 작아 뵈니 / 倚欄回首乾坤小
알리라 우리 골 경치 특별히 기이한 줄 / 方信吾州特地奇

[주D-001]최군(崔君) : 당 나라 시인 최호(崔顥). 그가 황학루에 올라 명작시를 써 걸었다.
 
칠석에 조금 마시며[七夕小酌]

이곡(李穀)

평생에 발자취 뜬구름 같았는데 / 平生足迹等雲浮
만 리 밖에 서로 만남도 인연이 있네그려 / 萬里相逢信有由
하늘 위의 풍류는 견우직녀 만나는 날 / 天上風流牛女夕
인간에도 아름답고 번화한 서울에서 / 人間佳麗帝王州
푸짐한 담소에 술이 바다 같구먼 / 笑談款款尊如海
깊숙한 주렴 장막에 비가 가을을 보내오네 / 簾幕深深雨送秋
걸교와 옷 말림[曙]은 내 할 일 아니로세 / 乞巧曝衣非我事
한두 구 시나 지어서 풋시름을 잊으려네 / 且憑詩句遣閑愁

[주D-001]걸교(乞巧)와 옷 말림[曙] : 걸교는 칠석날 부녀자들이 색실을 맺어 놓고 일곱 바늘에 꿰어 바느질 잘하게 되는 솜씨를 비는 것인데, 거미가 외[瓜] 위에 그물을 치면 성공한 것이라 한다. 옷 말림은 칠석에 옷을 내어 뜰앞에서 말리는 것인데 진(晉) 나라 이래의 옛 풍습. 부귀한 집에서 능과 비단옷을 내어 말림에 대항하여 완함(阮咸)이 긴 장대 끝에 고쟁이[犢鼻禪]을 꿰어 말렸음은 유명한 고사이다.《荊楚歲時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