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장 관련 자료/석계공 만사

석계공 최여윤(崔汝允) 명룡(命龍) 에 대한 만사(輓詞)

아베베1 2016. 3. 16. 16:28


사계전서 제1권원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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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
최여윤(崔汝允) 명룡(命龍) 에 대한 만사(輓詞)

그대 이제 겨우 쉰의 나이에 / 吾賢年五十
갑자기 이리 될 줄 생각이나 했으랴 / 豈料遽至斯
타고난 기품 순수하고 순박한데 / 稟氣粹而淳
거기에다 총명까지 겸하여 갖추었지 / 聰明又兼之
어릴 적부터 도에다 뜻을 두고 / 早歲志於道
인의로 터전 삼아 / 仁義以爲基
그댄 나를 스승으로 삼고 / 君以我爲師
나는 그댈 스승으로 삼았지 / 我以君爲師
서로의 기대가 어찌 적었으랴 / 相待豈淺淺
옛사람과 같아지길 다짐했었지 / 古人吾可期
성현의 말씀에 깊이 무젖고 / 沈潛聖賢書
날마다 함께 강학하며 힘입었는데 / 麗澤日相資
어째서 몇 달 동안 앓으면서도 / 如何數朔病
처음부터 나에게는 알리지 않았는가 / 初不報我爲
백리 안에 있으면서 소식이 막혔다가 / 貽阻百里內
이렇게 갑자기 이별을 하는구나 / 奄忽此別離
부음 듣고 처음 와서 곡할 때에는 / 聞訃始來哭
경황 중에 설마하고 의심했다네 / 惝怳生死疑
슬픔에 겨운 그대 아들 마주 대할 때 / 斬焉對孤子
고요히 하얀 천이 드리워져 있었소 / 寂寞垂素帷
그대 이름 불러도 그댄 듣지 못하고 / 呼子子不聞
그대 앞에 곡해도 그댄 모르는구려 / 哭子子不知
늙기도 전에 나보다 먼저 떠나가니 / 未老先我逝
늙은 난들 얼마나 더 살겠는가 / 老我能幾時
혼탁한 세상을 훌훌 털고서 / 翻然濁世中
헌신짝 버리듯 영영 떠나갔구려 / 長去若屣遺
온전한 몸으로 태어났다가 또 그렇게 돌아갔으니 / 全生又全歸
그대야 무엇이 슬퍼할 게 있겠소 / 在子則何悲
이제부터 거문고 줄 끊게 됐으니 / 斷絃從此始
책장을 펼 적마다 그대 생각 나는구려 / 開卷每相思
배움을 좋아하는 이 이젠 없으니 / 好學今也亡
나의 슬픔 사적인 정 때문만은 아니라오 / 吾慟非爲私


[주D-001]거문고 …… 됐으니 : 춘추(春秋) 시대에 백아(伯牙)라는 이가 거문고를 잘 탔는데, 종자기(鍾子期)가 그의 음악을 잘 이해했다. 그 뒤에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나를 알아줄 사람이 없다 하고는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 《呂氏春秋 本味》 여기서는 사계(沙溪)가 최명룡을 잃고 실의에 빠진 것을 적으면서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故事)를 인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