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도봉서원(道峯書院)에 묵으면서 세

도봉서원(道峯書院)에 묵으면서 세 절구를 읊다.(백사 이항복)

아베베1 2009. 11. 4. 17:32

도봉서원(道峯書院)에 묵으면서 세 절구를 읊다

 

도봉산 단풍빛은 찬 숲에 은은한데                 道峯霜色隱寒林
깊은 계곡 메아리는 얇은 그늘에서 나누나       深磵響空生薄陰
돌은 늙고 이끼 거칠며 사람 멀리 떠났으니      石老苔荒人去遠
줄 끊긴 거문고로 아양곡을 누가 화답하리오     峩洋誰和絶絃琴
조정에선 헛된 명성을 쓰려고 하지 않는데       朝廷未肯用虛名
야외엔 나란히 밭갈 만한 토지도 없어라           野外無田可耦耕
나가나 물러가나 발붙이기가 어려우니             進退卽今難着脚
서원에 머무는 늙은 서생이나 되길 바라네        乞爲留院老書生

산중에선 하룻밤 웃음소리가 화락한데             山中一夜笑聲和
산 밖엔 분분하게 꾸짖는 말이 많도다              山外紛紛誶語多
오늘날 우리 무리는 다행히 아무 일도 없어       今日吾儕幸無事
침류당 안에서 한 번 길이 노래를 하누나          枕流堂裏一長歌
성휘(聖徽)와 함께 자는데, 밤중에 그의 아들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백사집 제1권
 시(詩)
가을날에


세상일은 승제가 서로 다르고 / 世事乘除異
인정은 총욕이 놀라게 하도다 / 人情寵辱驚
가을 하늘의 도봉산 빛은 / 霜天道峯
우뚝하여 가슴에 가득 푸르구나 / 突兀滿懷靑



지기지우(知己之友)가 없음을 탄식한 말이다. 옛날에 백아(伯牙)는 거문고를 잘 타고, 종자기(種子期)는 거문고 소리를 잘 알아들어서, 백아가 높은 산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탈 적에는, 종자기가 듣고 말하기를 “훌륭하도다, 험준하기가 태산 같구나[峩峩兮若泰山].” 하였고, 흐르는 물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탈 적에는, 종자기가 듣고 말하기를 “훌륭하도다, 광대히 흐르는 것이 강하와 같구나[洋洋兮若江河].”하여, 백아의 생각을 종자기가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종자기가 죽은 뒤에는 백아가 자기 거문고 소리를 알아줄 사람이 없다 하여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 타지 않았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列子 湯問》
백사집 제2권
 서(敍)
태헌집(苔軒集)에 대한 서

세상에서 모두 남중(南中)에는 시인이 많다고 하는데, 그 중에도 고제봉(高霽峯 제봉은 고경명(高敬命)의 호임)이 가장 뛰어났다. 그리고 임진왜란(壬辰倭亂) 때에 미쳐서는 또 모두들 남중에는 의병이 많다고 하였는데, 또 고제봉이 의병을 맨 처음 일으켰다. 그리하여 왜적이 물러간 뒤에는 조정에서 절의(節義)에 죽은 선비들을 포창하면서 고제봉을 추앙하여 으뜸이라고 칭찬함으로써 전에 일컬어졌던 시에 대한 명성이 잠겨 버리고 드러나지 않았으니, 시를 이전에는 잘했고 뒤에는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대체로 시보다 더 중한 것이 있어 그것에 가려진 것일 뿐이다.
달이 밝으면 별이 드물게 보이는 것은 하나가 성하면 하나가 약해지는 원리이다. 장 수양(張睢陽)의 문장은 천하에 절묘하였으나, 남긴 작품은 오직 문적(聞笛) 한 편뿐으로, 일찍이 시로써 알려지지 않았다. 가령 장 수양이 태평 성대를 만나서 궁굴(窮屈)의 근심 걱정을 품었더라면, 그 천 년을 뛰어넘어 우뚝 선 것이 필시 지금 칭송된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옛날 천하에 절묘했던 그것으로 영예를 누렸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제봉 같은 이는 비색한 운수를 만나서 물러나 있을 적에는 천하에서 그의 시를 애송하였고, 일을 담당하여 나갔을 적에는 원근(遠近)에서 그의 업적을 훌륭하게 여기었으며, 일이 지나가고 죽음에 이르러서는 고금(古今) 사람이 그의 의리를 높이 추앙하여, 그가 만난 곳을 인하여 명성이 따라서 옮겨졌으니, 물(物)에 비유하자면 그는 용(龍)과 같다고 하겠다. 하늘에 오른 용을 보고 ‘용은 본디 하늘에 있는 것이다’라고 하거나, 내려와 있는 용을 보고 ‘용은 본디 밭에 있는 것이다’라고 하거나, 물 속에 숨어 있는 용을 보고 ‘용은 본디 깊은 못에 있는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가 어찌 용을 아는 사람이겠는가.
제봉이 작고한 지 22년이 되었는데, 그의 아들 용후(用厚)가 기조랑(騎曹郞)으로 있으면서 그의 시 약간 편(若干篇)을 가지고 나를 찾아와서 나에게 문집을 간행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또 말하기를,
“선군자(先君子)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시가 아무리 많아도 세상에 행해지는 것은 4,5권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였으니, 선군자의 뜻에 따르고 싶습니다.”
하므로, 나는 참망(僣妄)됨을 헤아리지 않고 이미 시를 산정(刪定)하여 일가언(一家言)으로 만들었었다. 그런데 그 다음 해에 또 한 마디 말을 권수(卷首)에 얹어줄 것을 요구하였다. 아, 고군(高君)이 무엇을 취하여 나에게 이토록 애써 요구하는 것일까?
나는 죄를 짓고 버려진 몸으로 노원(蘆原)에 은거해 있노라니, 복정산(覆鼎山 삼각산의 별칭임)과 도봉산(道峯山)은 앞쪽과 왼쪽에 병풍처럼 둘러 있고, 유암산(流巖山)과 수락산(水落山)은 오른쪽과 뒤쪽에 죽 늘어섰는데, 그 한가운데에 반암(盤巖)이 있어 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그래서 매양 바람이 고요하고 비가 갠 때마다 각건(角巾)을 쓰고 바위에 걸터앉아서 맑은 물, 푸른 산을 이목(耳目)으로 완상하노라면, 마치 조물주(造物主)와 함께 광대한 들판에서 놀이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삼가 공의 시가 간행되기를 기다려서 나의 청석상(靑石牀)에 올려놓으면 여향(餘響)이 온화하게 울려퍼져서 뭇 골짜기가 다 울릴 것이니, 이 시를 만 번쯤 외고 나면 삼천(三天)을 오른 사람이라도 그리 대단하다고 여길 것이 없을 것이다.

[주D-001]장 수양(張睢陽) : 당(唐) 나라 때의 충신(忠臣) 장순(張巡)을 이른다. 안녹산(安祿山)의 난리 때 그가 수양 태수(睢陽太守) 허원(許遠)과 수양성(睢陽城)을 지키면서 적과 싸우다가 중과부적으로 성이 함락되자 장렬하게 절사(節死)하였으므로 이렇게 일컫는다. 《唐書 卷187》
[주D-002]삼천(三天) :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청미천(淸微天)ㆍ우여천(禹餘天)ㆍ대적천(大赤天)을 말한다. 또한 선인(仙人)의 거소(居所)인 옥청(玉淸)ㆍ상청(上淸)ㆍ태청(太淸)을 말하기도 한다.
백호전서 부록1
 만사
또 [문인 김정태(金鼎台)]

선생의 문학이 우리나라에 크게 울렸고 / 先生文學大鳴東
성명의 시대를 만나 은총과 예우가 융성하였네 / 身際休明眷遇隆
금을 녹일 듯한 사람들의 참소는 곤륜산의 불꽃인데 / 毁積消金崑火烈
옥을 태우는 기이한 화액은 기구한 명운이었어라 / 禍奇焚玉命途窮
고요의 형벌에 흐린 구름이 걷히듯이 하였고 / 陰雲捲盡皐陶篲
범방(范滂)의 충정에 태양이 다시 밝았네 / 天日昭回范孟衷
일맥의 진정한 연원이 앞뒤로 이어졌거니 / 一脈眞源前後貫
여강의 물 맑고 넓은데 도봉의 기세 높기도 하네 / 驪江澄活道峯

[주D-001]범방(范滂)의 충정 : 범방의 자(字)는 맹박(孟博)인데 청렴결백한 지조가 있고 충직한 인물임. 후한(後漢) 환제(桓帝) 때에 환관(宦官)들이 당인(黨人)으로 무함하여 옥(獄)에 갇혔었는데 석방되어 고향에 돌아갔다. 그 후 영제(靈帝) 때에 당인(黨人)들을 크게 잡아들이자 범방은 스스로 옥에 나아가 죽임을 받았는데 길 가는 사람들이 듣고서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後漢書 卷57》
사가시집 제14권
 시류(詩類)
잠 상인(岑上人)이 부쳐온 시에 차운하다.

나에게 한 이랑 전원이 있어 / 我有一畝園
초여름엔 초목이 무성하나니 / 孟夏草木敷
연꽃은 삼백여 송이가 있고 / 有蓮三百朶
버들은 수십 그루가 있으며 / 有柳數十株
포도는 마유가 달리는 듯하고 / 葡萄走馬乳
죽순은 용추가 나오는 듯하네 / 竹筍生龍雛
계절을 느끼며 친구를 생각하니 / 感時思故人
울적한 회포를 금할 수가 없어 / 心緖鬱以紆
머리 돌려 도봉산을 멀리 향하여 / 回頭道峯
바라보며 망설이기만 했었다오 / 極目空踟躕
어제야 서신이 내게 이르렀으니 / 昨日尺書至
시 생각은 봄 하늘처럼 광대한데 / 詩思蕩春空
위에서는 기나긴 이별을 말하고 / 上言長別離
밑에서는 무궁한 생각을 말했네 / 下言思無窮
나는 바라건대 상인과 더불어 / 我願與上人
하나는 구름 하나는 용이 되어 / 爲一雲一龍
구름과 용이 서로 의지한다면 / 雲龍相倚附
어찌 이별하는 일이 있을쏜가 / 何曾有別離
이것으로 만고를 마친다면 / 以此終萬古
만고에 그치는 때가 없을 걸세 / 萬古無休時

[주D-001]포도(葡萄)는 …… 듯하고 : 마유(馬乳)는 포도의 일종으로, 본디 당 태종(唐太宗) 때에 섭호국(葉護國)에서 바쳐온 것이라고 하는데, 전하여 포도를 가리킨다.
[주D-002]죽순은 …… 듯하네 : 죽순의 껍질이 알록달록하기 때문에 탁룡(籜龍), 또는 용손(龍孫) 등으로 일컬어지는데, 용추(龍雛) 역시 죽순을 형용한 말이다.
사가시집 제1권
 부류(賦類)
압구정부(狎鷗亭賦)

이 관람의 광대함을 좋아한 이가 있음이여 / 客有好玆觀覽之博大兮
끝없이 넓은 나의 소원을 품었도다 / 齎予志之瀁瀁
어찌 답답하게 내 이 한구석에 있으리요 / 夫豈鬱鬱予一隅兮
혼돈 상태와 광활한 공간을 뛰어넘어 / 超澒洞與空廣
사방 끝을 다하여라 어찌 끝이 있으랴 / 窮四際兮焉極
고금을 열력하며 함께 오르내리도다 / 閱古今而俯仰
갑자기 하토의 적소를 내려다봄이여 / 忽臨睨夫下土之積蘇兮
그 누가 나의 호탕함을 알겠는가 / 孰知予之浩蕩
한고에서 나의 수레를 멈추고 / 弭予節兮漢皐
압구정에 올라 이리저리 바라보니 / 登狎鷗兮騁目
건곤의 혼돈 상태를 열었음이여 / 開乾坤之混沌
우주의 광대함이 확 트이었도다 / 廓宇宙之盤辟
인간 세계로부터 운우 위에 치솟아 / 軼雲雨於下界
항해를 취하여 하늘에 다다르도다 / 挹沆瀣而上薄
줄줄이 서 있는 사방 산들을 마주하고 / 面四山之立立兮
세차게 흐르는 강물을 굽어보도다 / 俯江流兮湯湯
아스라이 만 리가 요원 광활함이여 / 渺萬里兮泱莽
광활함 속에 삼라만상을 포함했도다 / 涵衆象於淼茫
동으로 바라보면 산악들이 지극히 높아 / 東望則列岳峻極
위로 하늘 높이 치솟았고 / 上磨寥廓
겹겹의 등성이와 봉우리들은 / 重岡複嶺
용이 날고 범이 뛰는 듯하네 / 龍跳虎躍
금대는 지극히 높고 / 金臺兮嶔岑
화개는 우뚝하도다 / 華蓋兮崒嵂
여섯 자라는 힘을 크게 써서 / 六鼇奰屭
봉래 영주를 머리에 이었도다 / 頭戴蓬瀛

하늘의 별들은 빛을 나눠주고 / 天星分曜
지축은 신령함을 나타내도다 / 地軸效靈
낙천정은 드높아 용마루가 화려하고 / 樂天崇兮畫棟
화양정은 우뚝해라 높다란 정자로다 / 華陽屹兮危亭
월악산은 첩첩으로 깊숙하여 / 月岳嶙峋
한강의 발원지가 되었으니 / 有江發源
여강으로 들어서 질펀히 흐르다가 / 納驪水兮汪汪
용진을 삼키어 더욱 광대해지도다 / 呑龍津兮沄沄
광나루를 구불구불 돌아서 / 逶迤廣津
삼전도를 질펀히 흐르다가 / 演漾三渡
세차게 흘러 백 번 꺾여져서 / 奔流百折
더욱 제멋대로 쏟아져 흐르도다 / 益肆以注
저자도는 희미하게 눈에 들오고 / 島楮子兮熹微
새매들의 늪은 빙 둘러 있도다 / 藪鷂兒兮回互
큰 들은 손바닥처럼 편평하고 / 鉅野掌平
살곶이 교외의 주위에는 / 箭郊周遭
말 목장이 빙 둘러 있는데 / 沙苑盤回
물과 풀이 매우 넉넉하여 / 水草肥饒
검고 누런 준마의 떼가 / 驪黃騄駬
아침놀의 무늬를 이루어 / 雲錦成章

바람을 따르고 번개를 쫓는 듯 / 追風逐電
매우 날래서 날아오를 듯하도다 / 天驕騰驤
고기 잡고 나무하고 말 치는 곳이 / 畋漁樵牧
번다하게 여기저기 널려 있고 / 紛紜布濩
짐꾼이며 실어나르는 수레는 / 擔負馱輦
앞뒤로 줄을 이어 달리도다 / 前鶩後續
남으로 바라보면 뭇 산들이 얽혀 있어 / 南望則群山糾紛
푸르른 초목들이 무성하고 / 薈蔚葱蘢
태수가 수시로 왕래할 적엔 / 五馬盤桓
대궐을 향해 공손히 읍을 하네 / 拱挹朝宗
오른쪽으론 관악산 청계산이 험준하고 / 右冠岳淸溪之崚嶒
왼쪽으론 대모산성이 불룩 솟아 있어 / 左大母山城之穹窿
도성의 경내로부터 / 曰自畿甸
사방의 요충으로 나누어졌고 / 區分四衝
관산과 하수가 아득하여라 / 關河綿邈
큰길은 숫돌처럼 평탄하도다 / 周道如砥
지방 고을들은 별처럼 나열하여 / 列郡星羅
경계를 나누어 각각 다스리고 / 界畫疆理
역관은 바둑알처럼 펼쳐 있어 / 驛館碁布
사마의 수레가 나란히 다니고 / 轍駟方軌
여염집은 사방에 가득하여 / 閭閻撲地
비늘처럼 빗살처럼 늘어서 있도다 / 鱗次櫛比
누런 벼논과 푸른 밭둑은 / 黃畦綠塍
시야 가득 구불구불 펼쳐 있고 / 彌望逶迤
심고 매고 거두고 방아 찧어 / 耕耘穫舂
농사일을 서로 다투어 힘쓰고 / 競效農功
누에 치고 실 켜고 명주베 짜서 / 蠶繰紡織
아낙의 일을 다투어 다스리니 / 爭脩女紅
농토와 상전의 천 리 벌판에 / 農桑千里
집집마다 자급자족하도다 / 家給人豐
서쪽으로 바라보면 해문이 탁 트여서 / 西望則海門唅呀
가득한 물이 용솟음쳐 흘러서 / 瀰漫汨潏
작은 물결과 큰 파도가 / 鰌濤鯨浪
밀물 썰물을 삼키고 뱉고 하도다 / 呑吐潮汐
한강은 웅장한 관문이 되어 / 漢江雄關
산천의 요해를 누르고 있는데 / 控扼襟帶
선박들이 줄을 이어 왕래하매 / 舸艦牽聯
돛 그림자가 하늘을 가리도다 / 檣帆掩靄
깎아지른 절벽들은 험준하고 / 絶壁巃嵷
높은 누각들은 우뚝 솟아서 / 傑閣岧嶢
아래로는 물가를 굽어 임하고 / 下臨芳渚
위로는 높은 하늘을 찌르도다 / 上揷層霄
고관 대작 공경 사대부 중에 / 縉紳卿士
장수나 지방관에 임명되어 / 杖鉞分符
혹 전송을 하거나 영접할 때면 / 或餞或迓
높은 수레들이 길에 그득하고 / 冠蓋塞途
수시로 왕래하는 장사꾼들은 / 來商往旅
서로 따라 앞서고 뒤서고 하여 / 攀援後先
분잡하게 서로 줄을 이어서 / 紛紜絲絡
시끄럽게 떠들며 늘어섰도다 / 喧鬧騈闐
초목이 무성한 성단에 접근함이여 / 近星壇之蓊鬱
아득한 데에 노량과도 연접하도다 / 控露梁於澶漫
율도엔 연기가 활짝 걷히고 / 栗島兮煙開
마포엔 물결이 차가운데 / 麻浦兮波寒
용산의 조운선들이 빽빽이 이어지고 / 龍山之漕舶織織
양화도의 바람 돛이 펄펄 나부끼거든 / 楊渡之風帆飛飛
가을 흥취의 호기를 들이마시고 / 吸秋興之灝氣
맑게 내리는 단비를 맞기도 하도다 / 來喜雨之淸霏
북으로 바라보면 도봉산은 험준하고 / 北望則道峯峭截
삼각산은 높고도 뾰족하며 / 三山巑岏
화산은 연꽃이 핀 것 같고 / 華岳蓮開
종남산은 용이 서린 듯하니 / 終南龍蟠
귀신이 아끼고 비장한 곳으로 / 神慳鬼祕
천지가 전환하여 일신되었도다 / 乾轉坤旋
금성 탕지로 험고함 이루니 / 金城設險
대궐 광채가 하늘에 빛나도다 / 玉闕麗天
상서로운 해는 빛을 거듭하고 / 瑞日兮重光
상서로운 구름은 오색이 찬란하도다 / 祥雲兮五色
왕도는 하 넓고 넓음이여 / 王道兮蕩蕩
사문은 지극히 화목하도다 / 四門兮穆穆
장수와 재상 공경들은 / 將相公卿
고요 기 위청 곽거병과 같고 / 皐夔衛霍
문인이며 재사들은 / 文人才士
반고 사마천 유향 순숙과 같아 / 班馬劉荀
뛰어난 영재가 줄을 이어서 / 翹英接武
날개에 붙고 비늘을 부여잡도다 / 附翼攀鱗
천문 만호는 / 千門萬戶
개밋둑 벌집처럼 널려 있어 / 綴蟻點蜂
구준과 춘대를 누리면서 / 衢樽春臺
격양가 부르며 화락하도다 / 擊壤熙雍
공장과 장사꾼 놀이꾼들은 / 工商遊冶
어지러이 서로 달려 왕래하니 / 紛紛駾駾
거수와 마룡은 / 車水馬龍
웅성웅성 많이도 다니어라 / 彭彭藹藹
사방이 모여드는 도회가 되어서 / 爲四方之都會
팔방의 창이 탁 트여 밖이 없으니 / 洞八窓兮無外
이는 바로 시야를 넓혀서 사방을 두루 보아 / 此所以豁雙眸騁四望
높은 데서 조망하여 스스로 유쾌해짐이로다 / 登眺自快者也
봄 경치가 화창함에 이르러서는 / 至如韶光駘蕩
만물을 발육시키는 가운데 / 萬物發毓
바람은 순주처럼 훈훈하고 / 風醇如酒
햇볕은 옥같이 온화한지라 / 日溫如玉
꽃나무는 서로 고운 꽃을 피워 / 花木喧姸
청홍의 채색들이 찬란하고 / 紅碧酣縟
맑은 강물은 새로 벌창하여 / 澄江新漲
포도처럼 푸르게 물들어서 / 葡萄染綠
움킬 만도 하고 마실 만도 하며 / 可掬可啜
거울처럼 맑고 환해지나니 / 宜鑑宜燭
이때엔 난간에 기대 배회하면서 / 當此時憑闌徙倚
술잔을 들어 정서를 즐긴다면 / 擧酒敍暢
난정의 풍류에다 / 有蘭亭風流
무우의 기상을 겸하게 되리로다 / 舞雩氣像者矣
남풍이 재물 풍부케 함에 미쳐서는 / 及其南薰阜財
만물을 기르는 여름날이라 / 恢台長嬴
보릿가을은 언뜻 지나가고 / 麥秋奄逝
초여름 장마가 쾌히 걷히고 / 梅霖快晴
뜨거운 더위가 발산하는지라 / 火傘旣張
무서운 태양이 한창 성하여 / 畏日方赫
산을 태우고 들을 태우며 / 焦山燎原
무쇠와 옥이 녹아 흐르고 / 金流玉鑠
소낙비는 강물을 쏟듯 내려서 / 急雨懸河
급한 여울에 눈발이 튀어오르고 / 驚湍湧雪
어룡들은 까불며 춤을 추고 / 魚龍簸舞
오리들은 물속을 출몰하나니 / 鳧鴨出沒
이때엔 옷깃을 풀고 두건을 벗고 / 當此時披襟露頂
읊조리고 술마시고 한다면 / 俯仰詠觴
무더위를 씻고 청량함을 취할 수 있으리로다 / 可以滌煩暑而賭淸涼者矣
하늘 높고 기후 맑은 때에 미쳐서는 / 迨至天高氣晶
바람은 나무 끝에 불어대고 / 風號樹杪
은하수는 영롱히 반짝거리고 / 明河耿熒
깨끗한 달은 하얗게 빛나며 / 皓月皦皎
난초 꽃의 향기는 농후하고 / 蘭香馥郁
국화의 향기는 그윽한 가운데 / 菊馨窈窕
구름 걸친 산은 푸르디푸르고 / 雲山蒼蒼
가을 기럭은 아득히 날아가며 / 霜鴻渺渺
도랑물은 마르고 못물은 맑아 / 潦盡潭淸
하늘과 물이 한 빛을 이룰 제 / 天水一色
티끌 하나 없는 옥호의 맑은 / 玉壺無塵
그림자는 구슬이 잠긴 듯하나니 / 淨影沈璧

이때엔 기둥 기대어 먼 데를 바라보면서 / 當此時倚柱遐矚
광막한 속에 정신으로 노닌다면 / 神遊沖漠
또 하필 등림 부하여 요락을 슬퍼할 것 있으랴 / 又何必賦登臨而悲搖落者乎
그리고 짙은 구름이 어두컴컴하고 / 若乃凝雲潑墨
매서운 바람에 솜이 부러지며 / 嚴風綿折
눈은 내려 우뚝하게 쌓이고 / 積雪嵯峨
얼음은 겹겹으로 꽁꽁 얼며 / 層氷沍結
참새들은 서로 짹짹거리고 / 冷雀査査
까마귀는 두려워 두리번거리며 / 寒鴉矍矍
얼음은 틈새 없이 꽁꽁 얼어 / 凍合無縫
배가 묶여 건너지 못하는지라 / 舟膠不涉
장사꾼들은 오가지도 못한 채 / 商旅踟躕
검은 살결에 소름이 일어나고 / 肌黧膚粟
어부들은 머뭇거리는 가운데 / 漁子逡巡
손이 트고 머리털이 솟구치거든 / 龜手蝟髮
이때엔 영서로 추위를 물리치고 / 當此時靈犀辟寒
술 마시고 갖옷을 껴입나니 / 醉擁貂貉
또한 어찌 나귀 타고 추위를 참거나 / 亦何數夫騎驢忍凍
드러눕고 맨발 벗은 걸 셀 것 있으랴 / 僵臥跣足者乎
이상은 바로 사시가 순환하는 가운데 / 此所以四時循環
즐거이 시절과 함께 자적하는 것이로다 / 樂與時適者也
곁에서 누가 힐난하길 물은 용 때문에 신령하고 / 傍有詰者曰水靈以龍
산은 신선 때문에 신령해지나니
/ 山靈以仙
아무리 뛰어난 경계가 있더라도 / 有地雖勝
사람 없이는 전해지지 않고말고 / 非人不傳
그러기에 무창의 남루는 / 武昌南樓
원규를 인하여 드러났고
/ 以元規而著顯
양양의 현수는 / 襄陽峴首
숙자를 인하여 알려졌거늘 / 以叔子而昭宣

지금 그대는 주인의 덕업을 근본하지 않고 / 今子不本主人之德之業
정자 이름의 소이연도 추구하지 않았으니 / 不究之亭之名之所以然
주렴 모퉁이의 한 굽이만을 보고 / 得非覩簾隅之一曲
당실의 완전한 모양은 빼놓은 격이 아닌가 / 而遺堂室大全者乎
아 그 연원을 상고하건대 / 粤惟□源
성악이 신령함을 잉태하여 / 星岳孕靈
명문의 선인 음덕을 입어 / 名門食德
대대로 영재가 태어나서 / 世有俊英
고관 대작이 대대로 이어져 / 蟬貂聯奕
종정에 공훈이 새겨졌도다 / 鼎刻鐘銘
그중에 당당한 상당군은 / 堂堂上黨
창성한 시기에 태어나서 / 生膺昌期
잠저 시절의 광묘로부터 / 光廟龍潛
한번 만나서 알아줌을 받았으니 / 一見受知
풍운의 기이한 만남이요 / 風雲奇遇
어수가 서로 만난 것이로다 / 魚水相得
손으로 붉은 태양 붙들어서 / 手扶紅日
구오의 용이 날아오르니 / 龍飛九五

천지가 조용하고 편안해지매 / 乾淸坤寧
만물이 모두 우러러보도다 / 萬物咸覩
공은 이때에 / 公於是時
유악 안에 조용히 들앉아서 / 從容帷幄
소조의 논의를 하고 / 蕭曹論議
양평의 계책을 내니 / 良平籌策

태산과 황하로 맹세하여 / 泰山黃河
운대와 기린각에 초상 걸렸네 / 雲臺麟閣
나가면 장수요 들오면 재상으로 / 出將入相
문모와 무략을 겸비했으니 / 文謨武略
재차 조정의 우두머리 되어선 / 再長巖廊
임금을 보좌하여 다스렸고 / 燮理黼黻
누차 부월 잡고 지방에 나가선 / 屢杖鐵鉞
온 강역을 진정시켰으니 / 鎭定疆域
공은 그와 같이 클 수 없고 / 功莫與京
덕은 그와 같이 높을 수 없도다 / 德莫與崇
지위가 높을수록 맘은 되레 작아지고 / 位尊而心轉小
은총이 높을수록 몸은 더욱 공손하여 / 寵極而身愈恭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갖고 / 恒存挹損
늘 만족함을 알려고 경계해 / 每戒知足
묘당에 있으면서도 강호를 생각하고 / 處廟堂而思江湖
고량진미가 넘쳐도 담박함을 즐기도다 / 飫膏粱而嗜淡薄
정자를 여기에 얽어 세우니 / 有亭斯構
넓고도 한적하고 적막하여라 / 寬閑寂寞
위로는 녹야당을 뒤따르고 / 上追綠野
아래로는 독락원을 벗삼아서 / 下友獨樂
이에 아침엔 대궐로 달려가고 / 於是朝趨丹鳳
저녁엔 백구와 가까이하니 / 莫狎白鷗
깊은 맹약 맺어서 저버릴 수 없음이여 / 托深盟兮不可寒
기심을 잊고 서로 평화로이 지내도다 / 庶息機而相夷猶也
푸르고 깨끗한 물결 먹을 수는 없지만 / 波綠潔而不可飱兮
백설 같은 깃털을 깨끗이 씻어주도다 / 白雪羽毛之無塵也
때로 왕래하며 서로 가까이하거니 / 時往來而相近兮
누가 아득하여 길들이기 어렵다 했는고 / 孰曰浩蕩而難馴也
아 퇴청하여 먹으며 종용 자득하여라 / 羌退食而逶蛇兮
이리저리 배회하면서 자유자재하도다 / 聊逍遙以自由也
거북 물고기를 모아서 주인이 됨이여 / 會龜魚而作主兮
나날이 구렁을 찾고 언덕을 지나도다 / 日尋壑而經丘也
내 자취 이미 쓸모없는 재목 같음이여 / 跡已同於散木兮
마음 또한 이 때문에 빈 배가 되었으니 / 心亦以之虛舟也
이것이 어찌 세속 밖에 멀리 초월해서 / 此豈非超乎流俗之表
즐거이 조물주와 함께 노는 이가 아니겠는가 / 而樂與造物而同遊者乎
나아가서는 큰 띠 띠고 홀을 꽂고 / 進則垂紳正笏
왕궁을 보호하고 왕의 직무 보충하고 / 保王躬而補袞職
물러와서는 야인 복장의 차림으로 / 退則黃冠野服
물고기와 짝하고 사슴을 벗삼도다 / 侶魚蝦而友麋鹿
사직하고픈 생각은 비록 간절하나 / 掛冠之念雖切
만백성의 기대가 더욱 중해지고 / 而萬姓之望愈重
물러나 쉬려는 뜻 또한 급급했지만 / 退休之志亦勤
임금의 은총은 더욱 깊어만 갔으니 / 而一人之眷益寵
그래서 은하수 빛이 창벽에 도는 건 / 是以雲漢昭回於櫳壁者
하늘 문채가 초목에 입혀지는 것이요
/ 天章之衣被草木也
규벽이 문지방 위에 찬란한 건 / 奎壁燦爛於楣宇者
신조로써 일월의 빛을 그려낸 것이라 / 宸藻之繪畫日月也

산천이 이 때문에 닫히고 열리고 / 山川以之闔闢
귀신이 이 때문에 멀어졌거니와 / 鬼神以之扃鐍
천조의 큰 솜씨로 화려하게 꾸미고 / 賁飾天朝之大手
한 시대의 큰 문장으로 단장했으니 / 粧點一代之鉅筆
이 때문에 명성이 천지간에 가득 차서 / 此所以聲名滿於天地
태산북두처럼 우러르게 된 것이로다 / 而仰若山斗者也
그러나 압구는 해옹의 한가한 일이거늘 / 然狎鷗者海翁之閑事
이로써 정자를 명명함은 무엇을 취한 건가 / 而獨揭此名亭何取耶
한 위공은 / 猗韓魏公
바로 송 나라 현상으로서 / 是宋賢相
원훈 공신에 현량한 보필 되어 / 元勳碩輔
높은 덕과 큰 아량이 있었는데 / 宿德偉量
그 실명을 압구정이라 했으니 / 名亭狎鷗
고상한 풍류를 넉넉히 보겠도다 / 足見雅尙
아 먼 조상의 아름다운 모범을 / 繄鼻祖之懿範
먼 후손이 본받아야 하고말고 / 宜耳孫之取則
전세의 한공과 후세의 한공은 / 前韓後韓
행적이 아주 서로 똑같아서 / 同符合轍
문덕 무략으로 천하를 다스려 / 文武經緯
천지의 조화 육성을 참찬하여 / 參贊化育
충성은 일월을 꿰뚫을 만하고 / 忠貫日月
공은 사직을 보존하였거니와 / 功存社稷
국가의 안위를 한 몸에 지고서 / 佩國家之安危
민심을 산악처럼 진정시켰으니 / 鎭民心如山岳
공과 충헌은 / 公與忠獻
둘이면서 하나인 셈이로다 / 二而爲一
급류를 탄 날에 한가함을 구하고 / 求閑於急流之日
한창 강건할 때에 숨어 지내면서 / 佚處於强健之時
산수 속의 한가로운 낙을 다하고 / 盡山水優游之樂
물아간의 시기하는 사심을 없애서 / 無物我忌克之私
시종 한 가지 절조를 굳게 지키어 / 終始堅乎一節
진퇴 거취가 시의에 합당하였으니 / 進退合於時宜
공과 충헌 두 사람 가운데 / 公與忠獻
누가 더 낫고 못하다 할꼬 / 孰仲孰伯
모두 나는 백구를 잊고 백구는 날 잊었으니 / 皆能我忘鷗而鷗忘我
이 때문에 서로 친해질 수 있었던 걸세 / 是以能相熟而相狎也
나는 객과 함께 농서의 보리를 다 거두고 / 吾將與客窮隴西之麥
강남의 나락을 다 수확해서 / 殫江南之稻
감주를 만들고 술도 만들고 / 爲醴爲酒
동해의 물결에 소금을 치고 / 鹽東海之波
오창의 곡식을 곱게 빻아서 / 屑敖倉之粟
면을 만들고 건량도 만들어 / 爲麵爲糗
천지를 흘겨보아 여관으로 삼고 / 睥睨天地而籧廬
일월을 여닫아서 창문으로 삼고 / 開闔日月爲戶牖
남기를 부여잡고 올라가 / 攀南箕
북두로 술을 떠 마시고 / 酌北斗

공을 따라 이 정자에 노닐면서 / 邁從公于斯亭
공의 백세 향수를 축복드리리 / 祝眉壽而黃耈
그리고는 다시 백구와의 맹약을 찾아 / 然後更與白鷗而尋盟
세한 불변의 굳은 우정을 맺고 / 結歲寒之耐友
푸른 절벽 위에 황견을 새겨서 / 鐫黃絹於蒼崖
만고에 전하도록 하겠다 하누나 / 傳萬古而不朽
이 말에 객은 깜짝 놀라 얼굴 고치고 / 客矍然改容
빗자루 휘두르듯 붓을 휘둘러 / 落筆揮帚
무지개를 뱉어내어 부를 써내리니 / 吐虹霓而作賦
어슴푸레 손에서 벼락을 치는 듯하구나 / 恍若霹靂之在手也

[주D-001]적소(積蘇) : 쌓아 놓은 땔나무를 말한다. 주 목왕(周穆王)이 일찍이 도사(道士)를 따라 천상(天上)에서 노닐 적에 인간세계(人間世界)를 내려다보니, 그 궁사(宮榭)들이 마치 포개 놓은 흙덩이나 쌓아 놓은 땔나무〔累塊積蘇〕처럼 보였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列子 周穆王》
[주D-002]한고(漢皐) : 주(周) 나라 때 정교보(鄭交甫)란 사람이 한고대(漢皐臺) 아래서 두 여인(女人)을 만나 구슬 두 개를 얻었다는 고사가 있기는 하나, 여기서는 한강(漢江) 가의 뜻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주D-003]항해(沆瀣) : 선인(仙人)이 마신다는 밤중의 기〔夜半氣〕를 말하는데, 《초사》 원유(遠遊)에, “육기를 먹고 항해를 마심이여, 정양으로 양치질하고 아침 놀을 머금는다.〔飡六氣而飮沆瀣兮 漱正陽而含朝霞〕” 하였다.
[주D-004]금대(金臺) : 곤륜산(崑崙山)에 있다는, 신선(神仙)이 거처하는 곳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곧 압구정을 가리킨 것이다.
[주D-005]화개(華蓋) : 귀인(貴人)들의 수레 위에 받치는 일산(日傘)을 말한다.
[주D-006]여섯 …… 이었도다 : 발해(渤海)의 동쪽에는 대여(岱輿), 원교(員嶠), 방호(方壺), 영주(瀛洲), 봉래(蓬萊)의 다섯 신산(神山)이 있는데, 이 산들이 조수(潮水)에 표류(漂流)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천제(天帝)의 명에 따라 금색의 자라〔金鼇〕 15마리가 이 산들을 머리에 이고 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列子 湯問》
[주D-007]검고 …… 이루어 : 당 현종(唐玄宗) 때 감목사(監牧使) 왕모중(王毛仲)이 수만 필의 말을 잘 길러서 각 색깔별로 대열(隊列)을 나누어 놓으니, 바라보기에 마치 아침놀〔雲錦〕 빛과 같았다는 데서 온 말이다.
[주D-008]천지가 전환하여 일신되었도다 : 새로운 임금이 등극(登極)하여 천하를 일신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주D-009]상서로운 …… 거듭하고 : 일월(日月)같이 밝은 덕을 전왕(前王), 후왕(後王)이 계속해서 펴는 것을 의미한다. 《서경(書經)》 고명(顧命)에, “옛 임금이신 문왕, 무왕이 빛난 덕을 거듭 베푸시어 백성들이 의지할 바를 정해 주고 가르침을 펴셨다.〔昔君文王武王 宣重光 奠麗陳敎〕” 하였다.
[주D-010]왕도(王道)는 …… 넓음이여 : 《서경》 홍범(洪範)에, “비뚤어지지 않고 치우치지 않으면 왕도가 넓고 넓으리라.〔無偏無黨 王道蕩蕩〕”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11]사문(四門)은 지극히 화목하도다 : 《서경》 순전(舜典)에, “사방의 문으로 손님을 맞이하게 하시니, 사방의 문이 화목하였다.〔賓于四門 四門穆穆〕”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12]고요(皐陶) …… 곽거병(霍去病) : 고요와 기(夔)는 순(舜) 임금의 두 현신(賢臣) 이름이고, 위청(衛靑)과 곽거병은 모두 한대(漢代)의 명장(名將) 이름이다.
[주D-013]반고(班固) …… 순숙(荀淑) : 반고는 《한서(漢書)》의 저자이고,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의 저자이며, 유향(劉向)은 전한(前漢) 때의 학자(學者)이고, 순숙은 후한(後漢) 때의 학자이다.
[주D-014]날개에 …… 부여잡도다 : 봉황(鳳凰)의 날개에 붙고 용(龍)의 비늘을 부여잡는다는 뜻으로, 전하여 영주(英主)를 섬겨서 공명(功名)을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주D-015]구준(衢樽)과 춘대(春臺)를 누리면서 : 구준은 큰 길거리에 설치한 술동이를 말한 것으로, 《회남자(淮南子)》 무칭훈(繆稱訓)에, “성인의 도는 마치 큰 길거리 한가운데에 술동이를 두어 지나는 사람마다 크고 작은 양에 따라 각각 적당하게 떠 마시도록 하는 것과 같다.〔聖人之道 猶中衢而致樽邪 過者斟酌 多小不同 各得所宜〕” 한 데서 온 말인데, 이는 임금이 인정(仁政)을 베푸는 데에 비유한 것이고, 춘대는 《노자(老子)》 제 12 장에, “세속의 중인들은 화락하여 마치 푸짐한 잔칫상을 받은 듯, 다스운 봄날 높은 누대에 올라서 사방을 조망한 듯 즐거워한다.〔衆人熙 如享太牢 如登春臺〕” 한 데서 온 말로, 태평성대를 의미한다.
[주D-016]격양가(擊壤歌) : 요(堯) 임금 때에 한 노인(老人)이 배불리 먹고 배를 두드리며 흙덩이를 치면서〔擊壤〕 노래하기를, “해가 뜨면 나가서 일하고 해가 지면 들어가서 쉬도다. 우물 파서 물을 마시고 밭 갈아서 밥을 먹거니, 임금의 힘이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으랴.〔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何有於我哉〕” 했다는 데서 온 말로, 역시 태평성대를 의미한다.
[주D-017]거수(車水)와 마룡(馬龍) : 이것은 “수레는 흐르는 물과 같고, 말은 헤엄치는 용과 같다.〔車如流水 馬如游龍〕”는 데서 온 말로, 전하여 거마(車馬)의 왕래가 빈번한 것을 형용한 말이다. 《後漢書 卷10上 皇后紀 明德馬皇后紀》
[주D-018]무우(舞雩)의 기상(氣像) : 공자(孔子)가 일찍이 자로(子路), 증점(曾點), 염유(冉有), 공서화(公西華) 등의 제자에게 각각 자기의 포부를 말해 보라고 했을 때, 증점이 말하기를, “저문 봄에 봄옷이 이루어지거든 관자 5, 6인, 동자 6, 7인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 읊조리며 돌아오겠습니다.〔莫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論語 先進》
[주D-019]남풍(南風)이 …… 함 : 옛날에 순(舜) 임금이 오현금(五絃琴)을 만들어 타면서 남풍시(南風詩)를 지어 노래했는데, 그 시에, “남풍의 훈훈함이여, 우리 백성의 노염을 풀어줄 만하도다. 남풍이 제때에 불어옴이여, 우리 백성의 재물을 풍부하게 하리로다.〔南風之薰兮 可以解吾民之慍兮 南風之時兮 可以阜吾民之財兮〕”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20]무서운 태양 : 《춘추좌씨전》 문공(文公) 7년 조에, “조최는 겨울날의 태양이고, 조돈은 여름날의 태양이다.〔趙衰冬日之日也 趙盾夏日之日也〕” 하였는데, 그 주석에, “겨울날의 태양은 사랑스럽고, 여름날의 태양은 무서운 것이다.〔冬日可愛 夏日可畏〕”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21]티끌 …… 듯하나니 : 옥호(玉壺)는 밝은 달을 비유한 말이고, 구슬이 잠긴 듯하다는 것은 곧 밝은 달 그림자가 물속에 잠긴 것을 형용한 말이다.
[주D-022]등림(登臨) …… 있으랴 : 요락(搖落)은 초목의 잎이 흔들려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전국 시대 송옥(宋玉)의 구변(九辯)에, “슬프다, 가을의 기후됨이여. 쓸쓸하여라, 초목은 낙엽이 져서 쇠하였도다. 구슬퍼라, 흡사 타향에 있는 듯하도다. 산에 올라 물을 굽어봄이여, 돌아갈 사람을 보내도다.〔悲哉秋之爲氣也 蕭瑟兮 草木搖落而變衰 憭慄兮 若在遠行 登山臨水兮 送將歸〕”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23]영서(靈犀)로 추위를 물리치고 : 영서는 곧 한기(寒氣)를 물리칠 수 있는 서각(犀角)을 말한다. 당 현종(唐玄宗) 초기에 교지국(交趾國)에서 황금빛의 서각 하나를 바쳐 왔는데, 그 사자(使者)의 청(請)에 따라 이것을 금반(金盤)에 담아 전중(殿中)에 놓아두자, 다스운 기운이 발산하므로, 상(上)이 그 까닭을 물으니, 사자가 대답하기를, “이것은 추위를 물리치는 서각입니다.〔此辟寒犀也〕”라고 했다는 데서 온 말이다.
[주D-024]나귀 …… 참거나 : 나귀를 탄다는 것은, 소식(蘇軾)의 증사진하충수재(贈寫眞何充秀才) 시에서 당(唐) 나라 시인 맹호연(孟浩然)의 눈 속에 나귀 타고 시 읊던 모습을 일러 “그대는 못 보았나 눈 속에 나귀 탄 맹호연이, 눈썹 찌푸리고 시 읊느라 뫼산 자 어깨 으쓱인 것을.〔君不見雪中騎驢孟浩然 皺眉吟詩肩聳山〕”이라 한 데서 온 말이고, 추위를 참는다는 것은, 소식의 사인견화(謝人見和) 시에, “서생의 사업은 참으로 가소로워라, 추위 참고 외로이 읊자니 붓끝이 안 나가네.〔書生事業眞堪笑 忍凍孤吟筆退尖〕”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25]드러눕고 …… 걸 : 드러누웠는다는 것은, 후한(後漢)의 명상(名相) 원안(袁安)이 일찍이 미천했을 때, 한번은 낙양(洛陽)에 큰 눈이 내려서 낙양 영(洛陽令)이 친히 민가(民家)를 순행하다 보니, 원안의 집만 유독 눈도 치우지 않은 채 방 안에 가만히 드러누워서 일어나지 않았던 데서 온 말이고, 맨발을 벗었다는 것은, 삼국(三國) 시대 위(魏)의 고사(高士) 초선(焦先)이 풀을 엮어서 옷을 만들어 입고, 두건도 쓰지 않고 맨발로 다녔다〔結草以爲裳 科頭跣足〕는 데서 온 말이다.
[주D-026]물은 …… 신령해지나니 : 유우석(劉禹錫)의 누실명(陋室銘)에, “산은 높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신선이 있으면 이름이 나고, 물은 깊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용이 있으면 신령해진다.〔山不在高 有仙則名 水不在深 有龍則靈〕”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27]무창(武昌)의 …… 드러났고 : 원규(元規)는 진(晉) 나라 재상 유량(庾亮)의 자이다. 유량이 일찍이 정서장군(征西將軍)이 되어 무창에 있을 때, 장강(長江) 가에 누각(樓閣)을 세웠던바 이를 남루(南樓)라 하는데, 어느 가을날 밤 천기(天氣)가 아주 쾌청할 적에 유량이 이 남루에 올라가서 그의 좌리(佐吏)인 은호(殷浩), 왕호지(王胡之) 등과 함께 시를 읊조리며 고상한 풍류(風流)를 만끽했던 일로 인하여 이 남루가 세상에 널리 드러나게 되었던 것을 이른 말이다.
[주D-028]양양(襄陽)의 …… 알려졌거늘 : 현수(峴首)는 현산(峴山)의 다른 이름이고, 숙자(叔子)는 진(晉) 나라 명장(名將) 양호(羊祜)의 자이다. 양호가 일찍이 양양 태수(襄陽太守)로 있으면서 선정(善政)을 베풀었던 관계로 그 지방 백성들이 양호의 덕을 사모하여 현산에 비(碑)를 세워서 그를 기렸는데, 이 비를 바라보는 이는 모두 눈물을 떨구었다 하여 두예(杜預)가 이를 타루비(墮淚碑)라 이름하기까지 했던 데서 온 말이다.
[주D-029]성악(星岳)이 신령함을 잉태하여 : 소식(蘇軾)의 조주한문공묘비(潮州韓文公廟碑)에, “신백과 여후는 산악에서 내려왔고, 부열은 죽은 뒤에 별이 되었다.〔申呂自嶽降 傅說爲列星〕” 하였는데, 부열은 은 고종(殷高宗)의 현상(賢相)으로 일찍이 은(殷) 나라를 중흥시키고 죽어서 별이 되었다는 데서 온 말이고, 신백(申伯)과 여후(呂侯)는 산신령이 내려와서 탄생했다는 주 선왕(周宣王) 때의 두 현상으로, 《시경》 대아(大雅) 숭고(崧高)에, “높디높은 산악이, 우뚝 하늘에 닿았도다. 이 산에서 신령을 내려, 보후와 신백을 내셨도다. 보후와 신백 두 사람은, 주 나라의 기둥이라, 사국의 번병이 되어, 사국에 덕을 베풀도다.〔崧高維嶽 駿極于天 維嶽降神 生甫及申 維申及甫 維周之翰 四國于蕃 四國于宣〕” 한 데서 온 말이다. 여후는 보후와 같다.
[주D-030]상당군(上黨君) : 조선 세조(世祖)의 일등공신(一等功臣)으로 상당부원군(上黨府院君)에 봉해진 한명회(韓明澮)를 가리킨다.
[주D-031]잠저(潛邸) 시절의 광묘(光廟) : 광묘는 능호(陵號)가 광릉(光陵)인 세조(世祖)를 가리킨 것으로, 세조가 왕위(王位)에 오르기 전인 수양대군(首陽大君) 시절을 말한다.
[주D-032]풍운(風雲)의 기이한 만남이요 : 용호(龍虎)가 풍운을 만나서 득세(得勢)하듯이, 명군(明君)과 현신(賢臣)이 서로 만난 것을 의미한다.
[주D-033]어수(魚水)가 …… 것이로다 : 이 또한 임금과 신하가 서로 잘 만난 것을 의미한 말로, 촉한(蜀漢)의 선주(先主)가 이르기를, “나에게 공명이 있는 것은 마치 고기에게 물이 있는 것과 같다.〔孤之有孔明 猶魚之有水也〕”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34]손으로 …… 날아오르니 : 붉은 태양은 임금을 상징한 말이고, 구오(九五)의 용(龍)이 날아오른다는 것은, 《주역(周易)》 건괘(乾卦)에, “구오는 나는 용이 하늘에 있음이니, 대인을 만나는 것이 이롭다.〔九五 飛龍在天 利見大人〕” 한 데서 온 말로, 왕위(王位)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주D-035]만물이 모두 우러러보도다 : 《주역》 건괘 문언(文言)에, “구름이 용을 따르고 바람이 범을 따르는지라, 성인이 일어나매 만물이 우러러보도다.〔雲從龍 風從虎 聖人作而萬物覩〕”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36]소조(蕭曹)의 …… 내니 : 소조는 한 고조(漢高祖)의 개국 공신(開國功臣)인 소하(蕭何)와 조참(曹參)을 합칭한 말이고, 양평(良平)은 한 고조의 모신(謀臣)인 장량(張良)과 진평(陳平)을 합칭한 말이다.
[주D-037]태산(泰山)과 황하(黃河)로 맹세하여 : 한 고조의 공신에 대한 봉작(封爵)의 서사(誓辭)에, “황하가 띠처럼 가늘어지고 태산이 숫돌처럼 닳도록 나라가 영원히 편안한 그날까지 복록이 후손에게 미치리라.〔使河如帶 泰山如厲 國以永寧 爰及苗裔〕” 한 데서 온 말로, 공신에 책록(冊錄)된 것을 의미한다.
[주D-038]운대(雲臺)와 …… 걸렸네 : 운대는 후한(後漢) 때에 공신의 초상(肖像)을 걸었던 곳이고, 기린각(麒麟閣)은 전한(前漢) 때에 공신의 초상을 걸었던 곳으로, 이 역시 공신에 책록된 것을 의미한다.
[주D-039]녹야당(綠野堂) : 당(唐) 나라 때의 명상(名相) 배도(裴度)가 조정에서 은퇴하여 낙양현(洛陽縣) 남쪽에 세운 별장 이름이다.
[주D-040]독락원(獨樂園) : 송(宋) 나라 때 사마광(司馬光)이 재상(宰相)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 낙양현(洛陽縣) 남쪽에 세운 원명(園名)이다.
[주D-041]누가 …… 했는고 : 두보(杜甫)의 증위좌승(贈韋左丞) 시에, “백구가 아득한 물결 속에 숨거든, 만 리 밖의 백구를 누가 능히 길들일꼬.〔白鷗沒浩蕩 萬里誰能馴〕”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42]아 …… 자득하여라 : 《시경》 소남(召南) 고양(羔羊)에, “크고 작은 양의 가죽이여, 흰 실로 다섯 줄을 꿰맸도다. 퇴청하여 집에서 먹으니, 종용하고 자득하도다.〔羔羊之皮 素絲五紽 退食自公 委蛇委蛇〕” 한 데서 온 말인데, 이 시는 남국(南國) 사람들이 문왕(文王)의 정사(政事)에 교화되어 높은 지위에 있는 이들이 모두 검소하고 정직하므로, 한 시인(詩人)이 그것을 찬미하여 부른 노래이다.
[주D-043]나날이 …… 지나도다 :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이미 깊숙하게 들어가 구렁을 찾고, 또한 험한 길을 따라 언덕을 지나도다.〔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44]마음 …… 되었으니 : 《장자》 산목(山木)에, “배를 나란히 하여 하수를 건널 때에 다른 빈 배가 와서 나의 배에 부딪쳤을 경우에는 아무리 속 좁은 사람일지라도 성을 내지 않는다.〔方舟而濟於河 有虛船來觸舟 雖有惼心之人不怒〕” 한 데서 온 말로, 빈 배란 곧 물욕(物欲)이 전혀 없어서 마음이 아주 넓고 평온한 것을 의미한다.
[주D-045]은하수 …… 것이요 : 소식(蘇軾)의 조주한문공묘비(潮州韓文公廟碑)에, “서쪽으로 함지에 노닐고 부상에 다다르니, 초목에까지 은하수 밝은 빛을 입히었도다.〔西游咸池略扶桑 草木衣被昭回光〕” 한 데서 온 말로, 이 묘비의 본뜻은 한유(韓愈)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초목에까지 문(文)과 도(道)의 은택을 입혔다는 것인데, 여기서는 압구정(狎鷗亭)의 주인 한명회(韓明澮) 또한 한씨(韓氏)이기 때문에 특별히 한유에 관한 글을 끌어댄 것이다.
[주D-046]규벽(奎壁)이 …… 것이라 : 규와 벽 두 별은 문운(文運)을 주관한다는 데서, 전하여 문원(文苑), 또는 문장(文章)을 의미하고, 신조(宸藻)는 제왕(帝王)의 시문(詩文)을 가리키며, 일월의 빛을 그린다는 것은 한유(韓愈)의 진찬평회서비문표(進撰平淮西碑文表)에, “천지의 얼굴과 일월의 빛은 그려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두꺼운 낯으로 뻔뻔스레 글을 지어서 분부에 답하는 바입니다.〔乾坤之容 日月之光 知其不可繪畫 强顔爲之 以塞詔旨〕”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47]천조(天朝)의 …… 꾸미고 : 당시 중국의 한림학사(翰林學士) 예겸(倪謙)이 압구정(狎鷗亭)의 기문(記文)을 지은 것을 비롯하여 중국의 수많은 문사(文士)들이 시(詩)를 지어서 압구정을 찬미(讚美)한 것을 이른 말이다.
[주D-048]한 위공(韓魏公) : 북송(北宋) 시대 현상(賢相)으로 위국공(魏國公)에 봉해진 한기(韓琦)를 가리킨다. 그의 시호는 충헌(忠獻)이다. 그의 실명(室名) 또한 압구정(狎鷗亭)이었다.
[주D-049]급류(急流)를 …… 구하고 : 송(宋) 나라 때 한 도승(道僧)이 진단(陳摶)에게 전약수(錢若水)의 사람됨을 가지고 말하기를, “이는 급류 속에서 용감히 물러날 수 있는 사람이다.〔是急流中勇退人也〕”라고 했었는데, 뒤에 과연 전약수가 벼슬이 추밀 부사(樞密副使)에 이르렀을 때 40세도 채 안 된 나이로 용감하게 관직에서 물러났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관로(官路)가 한창 트인 때에 용감하게 은퇴하는 것을 말한다.
[주D-050]오창(敖倉) : 진(秦) 나라 때의 창고(倉庫) 이름이다.
[주D-051]남기(南箕)를 …… 마시고 : 남기는 남쪽에 있는 기성(箕星)을 말하는데, 이 별자리는 마치 키〔箕〕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북두성(北斗星) 자리 또한 말〔斗〕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므로, 술을 뜬다는 뜻으로 쓴 것이다.
[주D-052]황견(黃絹) : 후한(後漢) 때 채옹(蔡邕)이 조아비문(曹娥碑文)을 보고는 그 비석(碑石) 배면(背面)에다 은어(隱語)로 ‘황견유부외손자구(黃絹幼婦外孫齍臼)’ 여덟 글자를 새겨 놓았는데, 뒤에 양수(楊脩)가 이것을 해석하기를, “황견은 색사(色絲)이니 글자로는 절(絶) 자가 되고, 유부는 소녀(少女)이니 글자로는 묘(妙) 자가 되고, 외손은 여자(女子)이니 글자로는 호(好) 자가 되고, 자구는 매운 맛을 받는 것이니 글자로는 사(辭) 자가 되므로, 이른바 절묘호사(絶妙好辭)라는 것이다.”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뛰어난 문장(文章)을 의미한다.
[주D-053]무지개를 뱉어내어 : 시문(詩文) 짓는 재주가 풍부함을 이른 말이다.
[주D-054]손에서 …… 듯하구나 : 재사(才思)나 문장(文章)이 매우 민첩하고 유창한 것을 형용한 말이다.
靜菴先生續集附錄卷之四
 上樑文
道峯書院上樑文 吳億齡 


道德之歸。遠近咸仰。耳目所逮。觀感尤深。旣切矜式之誠。可廢瞻依之所。恭惟靜菴先生。受天間氣。爲世宗儒。雖聖德之樂蘊於心。不假外物。022_176a然仁智之好隨所適。足頤吾神。得異處天作之區。若神物陰來以相。洞曰寧國。允矣攸寧。山名道峯。依然見道。爲一時棲息之處。作百年景慕之資。爰創搆於舊基。實祭祀之遺意。明宮齋室。次第而成。白鹿武夷。彷彿於是。遭兵火者幾載。喜榛蕪之重開。講堂猶虛。雖嫌制度之未備。廟宇如故。幸見神明之有憑。續十六年旣廢之祠。興千萬人同然之感。矧今文風寂寞之久。莫急道學尊崇之方。闢義路塞利源。微先生則誰識。淑人心變士習。在後學尤有功。欲報德兮如天。022_176b寧寓敬之無地。許草堂之規畫。于今有光。南太守之經營。自茲可繼。作新根柢。風化權輿。人謂斯何。物固有待。天其或者。道之將行。敢因匠氏之訖功。式效兒郞之贊偉。抛樑東。水落雲開初日紅。願把餘輝照長夜。大明吾道豁群蒙。抛樑西。天外三峯入眼低。要識十分深造處。白雲臺上更無梯。抛樑南。洞裏壺天萬象涵。誰道風流吹去盡。靑山如畫水如藍。抛樑北。絶壁去天無咫尺。不遇先生不得名。道峯自此生顏色。抛樑上。奎璧精鍾金玉相。若道不窮濂洛源。儒林那022_176c得長瞻仰。抛樑下。春秋香火誠非假。吾東只說竹溪祠。未必竹溪專敎化。伏願上樑之後。俗尙貴德。人知嚮方。道義藏修。爭慕程朱之學。靈仙窟宅。永爲鄒魯之鄕。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최방언(崔邦彦)
[요약정보]
시대 조선 중기
생졸년 1634 (인조 12) - 1724 (경종 4)
본관 전주(全州)
최(崔)
미백(美伯)
양정당(養正堂)
성별
연령 91
활동분야 문학 / 문필가 / 문인
[상세내용]
최방언(崔邦彦)에 대하여
1634(인조 12)∼1724(경종 4). 조선 후기의 문인.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미백(美伯), 호는 양정당(養正堂). 현감 세영(世榮)의 아들이며, 송시열(宋時烈)의 문인이다.

학행(學行)으로 민정중(閔鼎重)·김수흥(金壽興) 등의 천거를 받아 현릉참봉(顯陵參奉)이 되었다.

1689년(숙종 15) 기사환국 때 인현왕후(仁顯王后) 민씨(閔氏)가 남인의 주장으로 폐위되자 이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

또한 스승 송시열이 세자 책봉문제로 사사(賜死)되자 동지들과 함께 신원(伸寃)을 강력하게 주장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고향 양주로 돌아갔다.

뒤에 서인이 집권하면서 1701년 광릉참봉(光陵參奉)으로 다시 기용되고, 세자익위사시직(侍直)·부수(副率), 상의원첨정(尙衣院僉正) 등을 역임하고, 80세 때 노인직으로 지중추부사가 되었다.
[참고문헌]
厚齋集
[관련 전거 정보] 
한국민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