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 산행 /2011.7.26. 비가 오날날 산책

2011.7 .27. 비가오는날 도봉산 계곡

아베베1 2011. 7. 28. 18:33

 

 

 

 

 

 

 

 

 

 

 

 

 

 

 

 

 

 

 

 

 

 

 

  

옥담사집
만물편(萬物篇)○화목류(花木類)



소나무[松]
나에게 높은 소나무가 있으니 / 我有高松樹
맑은 그늘이 온 뜰을 다 덮는다 / 淸陰覆一庭
푸른 비늘 만년을 지낸 것이요 / 蒼鱗經萬祀
흰 껍질 천년을 보낸 것일세 / 白甲度千齡
촘촘한 잎은 늘 푸른 봄빛이요 / 密葉長春色
성근 가지는 언제나 빗소리 낸다 / 疎枝每雨聲
겨울철 서리와 눈이 내린 뒤에 / 玄冬霜雪後
홀로 세한의 정을 지키고 있지 / 獨保歲寒情

잣나무[柏]
천 길 높이 곧은 잣나무 고목 / 古柏千尋直
우뚝이 내 집 곁에 서 있어라 / 亭亭立屋傍
푸른 잣열매 비와 이슬에 젖고 / 綠房霑雨露
노란 씨는 바람과 서리에 떨어진다 / 金子落風霜
굳은 절개는 소무를 능가하고 / 苦節凌蘇武
많은 나이는 하황과 비슷해라 / 脩齡學夏黃
산중에 무성한 벗이 많으니 / 山中多茂友
기뻐하면서 함께 짙푸르구나
/ 怡悅共蒼蒼

대나무[竹]
용종해곡에서 자라나니 / 龍鍾生嶰谷
푸른 대나무가 내 집을 둘렀어라 / 綠竹繞吾堂
근본은 곧으니 충현의 지조요 / 本固忠賢操
속이 비었으니 군자의 마음일세 / 中虛君子腸
새 가지는 얼음과 눈을 이겨내고 / 新梢凌凍雪
늙은 줄기는 바람과 서리에 익숙해라 / 老幹慣風霜
연실이 언제나 열매를 맺어서 / 練實何當結
나무에 봉황이 모이게 될꼬
/ 枝間集鳳凰

국화[菊]
여름 내내 부지런히 국화를 길러 / 養菊勤三夏
보살피고 가꾸느라 여념이 없었지 / 栽培日未遑
집 안에는 열 섬이 가득하고 / 堂中盈十斛
섬돌 위에는 세 줄로 늘어섰다 / 階上列三行
옥 같은 꽃술은 서리 이기며 희고 / 玉蘂凌霜白
금전 같은 꽃잎은 이슬 젖어 노랗다 / 金錢浥露黃
불로장수의 약으로는 / 齊天不死藥
이 꽃잎보다 나은 게 없지 / 無上此芬芳

황매(黃梅)
바위 위에 떨기로 자라는데 / 叢生巖石上
늙은 줄기는 시내 그늘에 닿았다 / 老幹到溪陰
눈 속에서 맑은 향기 머금고 / 映雪含淸郁
추위 이기며 굳은 절개 지키네 / 凌寒抱苦心
성근 가지는 녹옥이 뻗은 듯 / 疎枝橫綠玉
촘촘한 꽃술은 황금빛이어라 / 密蘂綻黃金
사랑스러워라 둥글둥글한 잎이 / 可愛團團葉
가을이면 비단 단풍을 만드는 게 / 逢秋錦作林

매화[梅] 응당 황매 앞에 있어야 한다. [當在黃梅上]
신령스런 산에 보배 나무 많아 / 靈山移寶樹
여지란 이름을 능히 얻었어라 / 能得麗枝名
눈 속에서 봄소식을 전하고 / 雪裏傳春信
바람결에 은은한 향기 보낸다 / 風頭送暗香
푸른 구슬 같은 청매는 빗속에 달렸고 / 綠珠蒙雨嚲
금빛 탄환 같은 황매는 안개 속에 노랗다 / 金彈帶烟黃
성상께서 국을 조리하시는 날 / 聖主調羹日
응당 조정에 들어가게 되리라
/ 知應入廟堂

모란[牧丹]
꽃의 왕이 옥섬돌에 섰으니 / 牧皇臨玉砌
뭇 꽃들이 공경히 우러른다 / 衆卉北面依
푸른 소매는 바람에 곱게 나부끼고 / 翠袖飜風艶
붉은 옷은 햇살에 어려 빛나네 / 紅袍映日輝
나비 사신이 줄을 이어서 오고 / 蝶使來相望
벌의 왕은 모였다가 돌아가네 / 蜂王會且歸
존귀한 자리 앉아 아무 일 없으니 / 尊居無一事
이룬 일 없다는 비난을 자못 받누나 / 頗有不成譏

홍도(紅桃)
이름난 복숭아 현포의 종자가 / 名桃玄圃種
그 언제 우리 동방에 이르렀는고 / 幾日到東畿
고운 꽃받침은 아침 이슬 머금고 / 繡蕚含朝露
번성한 꽃잎은 저녁 햇살 띠었다 / 繁英帶夕暉
기이한 향기가 취한 얼굴에 이르고 / 奇香襲醉面
붉은 그림자가 봄옷을 덮는구나 / 紅影冪春衣
온갖 꽃들이 비록 무수히 많지만 / 萬紫雖無數
결국은 이 꽃의 아래에 있어라 / 終當顧指揮

벽도(碧桃)
옥섬돌에서 이슬 맞던 종자가 / 瑤階和露種
그 언제 산에서 내려왔던가 / 幾日下山墀
푸른 옥 같은 꽃이 새 꽃받침에 환하고 / 碧玉明新萼
파란 옥 같은 열매는 묵은 가지 고와라 / 靑琳艶舊枝
맑은 향기는 달빛 아래서 움직이고 / 淸芬月下動
고운 자태는 빗속에서 자라누나 / 嬌態雨中滋
좋은 열매 적다고 싫어하지 말라 / 莫嫌佳實少
비연은 본래 자식이 없었느니 / 飛燕本無兒

삼색도(三色桃)
기이한 꽃은 하늘이 낸 종자 / 奇葩天所種
좋은 품격은 다른 꽃들과 달라라 / 佳品異群榮
흰색들 속에 붉은색이 섞였고 / 白白紅相間
짙은 색들 중에 담담한 색 밝구나 / 濃濃淡自明
조비연이 화장을 막 마친 듯하고 / 飛燕粧新罷
양귀비가 술에서 반쯤 깬 듯해라 / 楊妃醉半醒
그 누가 달 속의 계수나무를 / 誰將月陛樹
가져와 늙은 시인의 뜰에 심었나 / 來植墨翁庭

장미(薔薇)
초여름에 그 무엇을 보는고 / 首夏看何物
장미가 집 동쪽에 가득하여라 / 薔薇滿屋東
금전 같은 꽃은 아침 이슬에 젖고 / 金錢朝浥露
푸른 비단 같은 잎은 낮 바람에 펄럭인다 / 靑綺午飜風
외진 산골 뜰 아래 있고 / 僻處山庭下
궁궐에 사는 것 싫어하네 / 嫌居掖垣中
은근한 정으로 가까이 다가오니 / 慇懃能自近
그 심사가 제 주인과 같구나 / 心事主人同

사계(四季)
다른 초목은 계절을 따르건만 / 百卉皆隨節
그대만은 사철에 다 푸르구나 / 惟君四季榮
붉은 꽃은 환하게 피었고 / 紅房明灼灼
촘촘한 잎은 간간이 푸르구나 / 密葉間靑靑
왕손의 눈에 어여뻐 보이고 / 取媚王孫眼
묵객의 정에 몹시 맞으리 / 偏宜墨客情
단지 가시가 있기 때문에 / 秪緣芒刺在
꺾어서 꽃병에 꽂기 어려워라 / 難折揷金甁

작약(芍藥)
동산에 봄이 다 저물어 가는데 / 山園春欲盡
작약이 섬돌 동쪽을 에워쌌어라 / 芍藥繞階東
옥나무는 붉은 빛 푸른 빛 섞였고 / 玉樹交丹碧
옥꽃잎은 분홍색으로 피었어라 / 瓊英拆粉紅
어여쁜 자태로 취한 손님 맞이하고 / 嬌姿迎醉客
산뜻한 태도는 늙은 시인 매혹하누나 / 新態惱詩翁
화왕과 함께 아름다움을 겨루니 / 竝駕花王美
북면하는 모습을 하기 어려워라
/ 難爲北面容

해당(海棠)
봄이 저물 제 방초를 찾아가니 / 春暮尋芳卉
시냇가에 해당화가 가득하여라 / 溪邊滿海棠
붉은 비단이 새벽비에 젖은 듯 / 紫錦霑曉雨
붉은 꽃잎이 아침 햇살에 비친다 / 紅肉映朝陽
공부는 이 꽃을 읊기 어려웠고 / 工部吟難着
파선은 이 꽃을 상세히 읊었지
/ 坡仙詠盡詳
가시가 있다 싫어하지 말라 / 莫嫌芒刺在
노니는 이가 꺾어도 다치지 않네 / 遊客折無傷

연꽃[荷]
새로 연꽃이 옥정에서 생기니 / 新荷生玉井
빼어난 빛이 둥글고 신령하여라 / 秀色稟圓靈
수면에는 푸른 동전이 펼쳐진 듯 / 水面靑錢布
바람결에 푸른 일산 기우는 듯 / 風頭翠蓋傾
부용의 고운 꽃받침 어여쁘고 / 芙蓉憐繡蕚
연꽃의 옥 같은 꽃잎 사랑스럽다 / 菡萏愛瓊英
무엇보다 귀한 건 서리 내린 뒤 / 最貴淸霜後
현주 만 알이 이루어지는 것일세 / 玄珠萬顆成

산단화(山丹花)
산단이 몇 그루 나무에 환하니 / 山丹明數樹
옮겨 심은 지 몇 해나 지났던고 / 移植幾經霜
잎사귀 밑에 홍옥으로 단장한 듯 / 葉底粧紅玉
가지 사이엔 푸른 가시 이어졌다 / 枝間絡翠芒
장미와 좋은 꿈을 같이 꾸고 / 薔薇同好夢
작약과 향기로운 꽃이 같아라 / 芍藥共芬芳
가인의 손에 꺾임이 좋으니 / 可折佳人手
동방의 꺾꽂이에 매우 알맞구나 / 偏宜揷洞房

옥매(玉梅)
밝은 꽃 한 그루 높으니 / 明葩高一樹
환하고 맑은 자태 특출하여라 / 皎潔殊群芳
옥 같은 꽃잎은 둥글둥글 작고 / 玉蘂團團小
옥 같은 가지 낭창낭창 길구나 / 瓊枝嫋嫋長
달빛 아래 맑은 그림자 흔들리고 / 月下搖淸影
바람결에 좋은 향기가 풍기네 / 風端聞異香
오나라 궁전에 누가 이와 같은가 / 吳宮誰得似
서자가 새로 단장하고 있구나
/ 西子倚新粧

두견(杜鵑)
호로병 속에 봄비가 흡족하니 / 壺中春雨洽
곳곳마다 두견새 우는 소리 / 隨處杜鵑鳴
일만 골짜기가 붉은 비단 단장이고 / 萬壑粧紅錦
일천 바위엔 붉은 꽃잎이 빛난다
/ 千巖耀紫瓊
머리에 꽂으니 그 빛이 사랑스럽고 / 揷頭光可掬
솥에 전을 부치니 부드러워 좋구나 / 煎鼎軟宜餠
촉백이 가지 위에서 우는데 / 蜀魄啼枝上
해마다 피눈물이 떨어지누나
/ 年年血淚零

철쭉[躑躅]
바위 봉우리 위에 들쭉날쭉 / 錯立巖巒上
계곡을 덮으며 환하게 자랐네 / 羅生澗谷明
붉은 꽃봉오리 향기가 짙고 / 紅房穠郁郁
보드라운 잎 간간이 푸르다 / 嫩葉間靑靑
돌배나무와는 같은 반열이 되고 / 石杜爲同列
산반과는 형제 사이가 되누나 / 山礬作弟兄
술잔 들고 아무리 봐도 싫지 않아 / 携盃看不厭
종일토록 이 꽃을 보며 술을 마신다 / 終日醉還醒

버들[柳]
창문의 버들을 심어 / 種得昌門柳
못가에 몇 줄로 서 있어라 / 池邊立數行
빗속에 가는 금실 가지 드리웠고 / 雨垂金縷細
바람에 향기로운 눈꽃 흔들린다 / 風動雪花香
푸른 그늘 속엔 꾀꼬리 재잘대고 / 翠幕鸎歌滑
푸른 누각에는 새소리가 길어라 / 靑樓鳥語長
시인이 보기에 가장 좋으니 / 詩家看最好
몇 편의 시를 읊었던가 / 吟得幾篇章

단풍[楓]
이슬이 산골짜기에 내리니 / 淸霜落澗谷
산문에 단풍잎이 물들었구나 / 楓葉染山門
만 그루에 붉은 비단 환하고 / 萬樹明紅錦
천 바위에 빨간 치마 빛난다 / 千巖耀茜裙
아침 햇살에 보기가 참 좋고 / 美賞當朝旭
석양이 질 때 경치 볼 만해라 / 奇觀在夕曛
이 늙은이 이 경치가 없으면 / 衰翁微此景
어떻게 얼근히 취할 수 있으랴 / 安得醉醺醺

오동[桐]
백 척 높이 용문의 나무 / 百尺龍門幹
우뚝이 시냇가에 서 있어라 / 亭亭立澗湄
까막까치 따위가 설 나무 아니요 / 停非烏鵲樹
봉황이 깃드는 늙은 가지로세 / 棲老鳳凰枝
이슬 젖은 가지는 푸른 하늘 가리고 / 露葉欺靑昊
맑은 그늘은 푸른 휘장 둘러친 듯 / 淸陰鬱翠帷
재목은 거문고 만들기에 좋으니 / 材爲中琴瑟
어찌 기이타 하지 않을 수 있으랴 / 安得不云奇

방초(芳草)
방초가 고운 모습으로 자라 / 芳草嬋姸好
곳곳마다 봄빛으로 덮었어라 / 羅生處處春
들판에 비올 제 푸른 직물인 듯 / 雨園靑似織
내 낀 물가에 푸른 흔적 남겼네 / 烟渚翠留痕
매양 시인의 시 속에 들어가고 / 每入騷人詠
길이 취객의 깔개가 되는구나 / 長爲醉客茵
왕손은 어느 날에나 올거나 / 王孫何日到
이별의 한은 날마다 새로워라
/ 離恨日添新

난초[蘭草]
그윽한 난초 외딴 곳에 나서 / 幽蘭生絶地
바위 골짜기에 오래 자랐어라 / 巖壑久盤靈
골짜기 어귀에 향기가 풍기고 / 谷口聞香氣
숲 속에서 옥 같은 줄기 꺾는다 / 林中掇玉莖
불에 타는 건 자초한 것이니 / 焚燎誠自取
불타 없어지는 게 어찌 본마음이랴 / 燒爇豈其情
백대에 길이 향기가 남고 / 百代流芳久
천추에 길이 그 이름 우러르리 / 千秋仰盛名


 

[주D-001]세한(歲寒)의 정 : 추운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의 곧은 지조를 말한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한 해가 저물어도 잎이 시들지 않는데, 공자(孔子)가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송백이 시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고 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論語 子罕》
[주D-002]굳은 …… 능가하고 : 한 무제(漢武帝) 때 소무(蘇武)가 흉노(匈奴)에 사신(使臣)으로 갔을 적에 흉노의 선우(單于)가 그를 굴복시키려고 온갖 협박을 가했으나 듣지 않았다. 흉노가 그에게 더욱 고통을 주기 위해 그를 대교(大窖) 안에 억류시키고 음식을 주지 않았는데, 때마침 눈이 내리자 소무는 눈과 부절(符節)의 수술을 씹어 먹고 연명하였다. 이에 흉노가 그를 신(神)이라고 여겨 다시 북해(北海) 가의 인적 없는 곳에 그를 안치하고 양(羊)을 치게 하니, 소무는 그곳에서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면서도 끝내 굴복하지 않았다. 뒤에 19년 만에 한(漢)과 흉노의 화친(和親)으로 인하여 한나라로 돌아왔다. 그래서 소무를 절개가 굳은 늙은 신하란 뜻으로 고절노신(苦節老臣)이라 불렀다. 《漢書 卷54 蘇武傳》
[주D-003]하황(夏黃) : 진(秦)나라 때 상산(商山)에 은거했다는 네 명의 노인, 상산사호(商山四皓) 중 한 사람인 하황공(夏黃公)을 가리킨다.
[주D-004]산중에 …… 짙푸르구나 : 무성한 벗이란 소나무를 가리킨다. 육기(陸機)의 〈탄서부(歎逝賦)〉에 “참으로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하고, 아! 지초가 불에 타니 혜초가 탄식하네.[信松茂而柏悅 嗟芝焚而蕙歎]” 하였다. 《文選》
[주D-005]용종(龍鍾) : 대나무의 이칭이다. 북주(北周) 유신(庾信)의 〈공죽장부(邛竹杖賦)〉에 “풍상을 겪어 고색을 띠고 이슬에 젖어 얼룩무늬가 깊으니, 매양 용종의 족속과 더불어 자취를 감춘다.[霜風色古 露染斑深 每與龍鍾之族 幽翳沈沈]” 하였다.
[주D-006]해곡(嶰谷) : 곤륜산에 있다는 좋은 대나무가 나는 골짜기이다. 옛날 황제(黃帝)가 악관(樂官) 영륜(伶倫)을 시켜 성률(聲律)을 제정하게 하니, 영륜이 곤륜산(昆侖山) 북쪽 해계(嶰谿)의 골짜기에서 좋은 대나무를 취하여 성률을 제정했다. 《呂氏春秋 仲夏紀 古樂》
[주D-007]연실(練實)이 …… 될꼬 : 대나무 열매로 죽실(竹實)과 같은 말이다. 죽실이 흰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봉황은 죽실만 먹는다고 한다. 《장자(莊子)》 〈추수(秋水)〉에 “남방에 원추라는 새가 있는데, 자네는 아는가? 원추는 남쪽 바다를 출발하여 북쪽 바다로 날아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쉬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단물이 나는 샘이 아니면 마시지 않았다네.[南方有鳥 其名爲鵷鶵 子知之乎 夫鵷鶵發於南海 而飛於北海 非梧桐不止 非練實不食 非醴泉不飮]” 하였다. 원추는 봉황의 일종이다.
[주D-008]여지(麗枝) : 중국 상림원(上林苑)에 있다는 여지매(麗枝梅)라고 하는 매화이다. 《西京雜記 卷1》
[주D-009]성상께서 …… 되리라 : 은(殷)나라 고종(高宗)이 일찍이 현상(賢相) 부열(傅說)에게 이르기를 “내가 만일 국을 조리하려 하거든 그대가 바로 소금과 매실이 되어 달라.[若作和羹 爾惟鹽梅]” 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매실을 어진 재상에 비긴 것이다. 《書經 說命下》
[주D-010]현포(玄圃)의 종자 : 신선이 먹는 복숭아인 선도(仙桃)란 말이다. 현포는 곤륜산 정상에 있다는 곳으로, 신선이 산다고 한다.
[주D-011]옥섬돌에서 …… 종자 : 신선이 사는 곳에서 자란 선도(仙桃)란 뜻이다.
[주D-012]비연(飛燕)은 …… 없었으니 : 한(漢)나라 성제(成帝)의 황후로 미색이 뛰어났던 조비연(趙飛燕)을 가리킨다. 조비연과 그의 누이 합덕(合德)이 모두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한다. 여기서는 벽도가 꽃은 좋으나 열매가 적은 것을 미인인 조비연이 아들을 낳지 못하는 것에 비겼다.
[주D-013]은근한 …… 다가오니 : 장미 줄기가 뻗어오는 모습을 형용한 듯하다.
[주D-014]화왕(花王)과 …… 어려워라 : 화왕은 꽃 가운데 왕이란 뜻으로 모란꽃을 가리킨다. 당나라 시인 피일휴(皮日休)의 시 〈모란(牡丹)〉에 “온갖 꽃들 다 진 뒤에 비로소 꽃을 피우지만, 아름다운 이름은 백화의 왕으로 불리누나.[落盡殘紅始吐芳 佳名喚作百花王]”라고 하였다. 또 고어에 의하면, 세속에서 작약을 소모란(小牡丹)이라 하고, 또 모란꽃을 제일로, 작약꽃을 제이로 삼는다고 했다. 또 모란꽃을 화왕이라 하고, 작약꽃을 화상(花相)이라 한다고 하였다. 북면(北面)은 북향(北向)과 같은 말로 신하가 임금을 모시는 자세이다.
[주D-015]공부(工部)는 …… 읊었지 : 공부는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을 역임한 당(唐)나라 두보(杜甫)를 가리키고, 파선(坡仙)은 송(宋)나라 동파(東坡) 소식(蘇軾)을 가리킨다. 두보는 해당(海棠)에 대한 시를 한 수도 짓지 않았다. 송나라 소식이 제안(齊安)에 적거(謫居)할 때 기생들이 청하면 시를 지어주곤 하였다. 그런데 이의(李宜)라는 기생은 재색(才色)이 다른 기생들보다 못지않은데도 어눌하여 시를 받지 못하였다. 소식이 임여(臨汝)로 옮겨갈 때 이의가 애절하게 청하니, 소식이 술에 반쯤 취해서 지어준 〈증황주관기(贈黃州官妓)〉에 “동파가 다섯 해 동안 황주에 머물렀거늘, 무슨 일로 이의에게 시 지어주지 않았던가. 이는 흡사 서촉의 두 공부가, 해당이 좋긴 하나 시로 읊지 않은 것과 같구나.[東坡五載黃州住 何事無言及李宜 却似西川杜工部 海棠雖好不吟詩]” 하였다. 소식은 〈정혜원해당(定惠院海棠)〉, 〈해당(海棠)〉 등의 시들을 남겼다.
[주D-016]옥정(玉井) : 연꽃이 핀 연못을 가리킨다. 한유(韓愈)의 〈고의(古意)〉에 “태화산 봉우리 위 옥정의 연꽃은, 꽃이 피면 너비가 열 길이요 뿌리는 배만큼 크다네[太華峯頭玉井蓮 開花十丈藕如船]” 하였다.
[주D-017]현주(玄珠) 만 알 : 현주는 흑색의 명주(明珠)로 매우 보배로운 구슬이다. 여기서는 연밥을 가리킨다.
[주D-018]오(吳)나라 …… 있구나 : 서자(西子)는 절세미인으로 소문난 월(越)나라의 서시(西施)를 가리킨다. 월나라의 왕 구천(句踐)이 적국인 오(吳)나라 부차(夫差)에게 서시를 바치니, 부차가 서시에게 빠져 국정이 문란해지고 마침내 월나라에 패망하였다.
[주D-019]호로병 속 : 한 구역 경치가 좋은 곳을 뜻한다. 후한(後漢) 때 호공(壺公)이라는 선인(仙人)이 시장에서 매일 약을 팔다가 석양이 되면 점포 머리[肆頭]에 달아놓은 병 속으로 뛰어들어가곤 하였다. 그것을 본 비장방(費長房)이 한번은 그를 따라 병 속으로 들어가 보니, 하나의 별천지(別天地)가 있더라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後漢書 卷72下 費長房列傳》 여기서는 옥담이 두곡이란 곳에서 은거한 것을 비유하였다.
[주D-020]일만 …… 빛난다 : 진달래를 형용한 것이다. 진달래를 두견화(杜鵑花)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주D-021]촉백(蜀魄)이 …… 떨어지누나 : 촉백은 자규(子規), 곧 두견의 별칭이다. 피눈물이 떨어진다는 것은 두견새의 처절한 울음을 형용한 것이다. 촉백(蜀魄)은 촉제의 넋이란 말로 두견새의 이칭이다. 망제혼(望帝魂) 또는 불여귀(不如歸)라고도 한다. 촉나라 망제(望帝)가 재상 별령(鱉令)에게 대규모 운하 공사를 맡기고 그의 아내와 간음하였다가, 뒤에 이 때문에 왕위를 뺏기고 달아나 두견새가 되었다. 이에 촉나라 사람들이 망제를 측은히 여겨 촉백 또는 망제혼이라 하였고, 그 울음소리가 불여귀거(不如歸去)라고 하는 것 같다고 하여 불여귀라고도 하였다. 《太平御覽》
[주D-022]산반(山礬)과는 …… 되누나 : 송(宋)나라 황정견(黃庭堅)의 〈수선화(水仙花)〉에 “향기 머금은 흰 꽃잎 절세의 미모이니, 산반은 아우요 매화는 형이로세.[含香體素欲傾城 山礬是弟梅是兄]” 하였다. 《古文眞寶 前集》
[주D-023]창문(昌門)의 버들 : 창문은 창문(閶門)과 같은 말로 소주(蘇州)의 성문 이름이다. 오(吳)나라 왕 합려(闔閭)가 초(楚)나라를 격파하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이곳의 버들이 유명했던 듯하다. 당(唐)나라 유우석(劉禹錫)의 〈별소주(別蘇州)〉에 “물이 흐르는 창문 밖에, 버들 가지가 가을바람에 날리네.[流水閶門外 秋風吹柳條]” 하였다.
[주D-024]백 …… 나무 : 좋은 오동나무를 가리킨다. 한(漢)나라 매승(枚乘)의 〈칠발(七發)〉에 “용문의 오동나무는 높이는 백 척이고 가지가 없으며, 중간은 옹이가 맺혀 있다.[龍門之桐 高百尺而無枝 中鬱結而輪囷]” 하였다.
[주D-025]왕손(王孫)은 …… 새로워라 : 고시(古詩)에 “봄풀은 해마다 푸른데 왕손은 한 번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春草年年綠 王孫歸不歸]” 한 것을 인용한 표현이다.
[주D-026]불에 …… 것이니 : 난초 향기가 좋기 때문에 해침을 당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