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 산행 /2011.12.9. 삼각산 산행

2011.12.9. 삼각산 산행

아베베1 2011. 12. 10. 11:32

 

 

 

 

 

 

 

 

 

 

 

 

 

 

 

 

 

 

 

 

 

 

 

 

 

 

 

 

 

 

 

 

 

 

 

 

 

 

 

 

 

 

 

동문선 제21권
 칠언절구(七言絶句)
삼각산(望三角山)


오순(吳洵)

허공에 우뚝 솟은 세 송이 푸른 부용 / 聳空三朶碧芙蓉
아득한 연기와 안개는 몇만 첩인가 / 縹緲煙霞幾萬重
문득 생각하나니 지난 그 때에 다락에 기댔을 때 / 却憶當年倚樓處
소사의 두어 번 종소리에 해가 졌었느니 / 日沈蕭寺數聲鍾


 

[주D-001]소사(蕭寺) : 양무제(梁武帝)가 절을 많이 지었는데, 그의 성이 소씨(蕭氏)이므로 절을 소사(蕭寺)라 하였다.

농암집 제29권
 제문(祭文)
기설제문(祈雪祭文)


아 밝은 신명이 / 於赫明神
나라 명맥 도와주니 / 有國所賴
수한 때면 기도하여 / 水旱禱祀
은택을 구한다네 / 輒徼嘉惠
나는 신을 섬긴 뒤로 / 自予事神
지은 죄가 실로 많아 / 實多罪戾
밤낮으로 가슴 죄며 / 夙夜怵惕
낭패 올까 두려웠네 / 懼及顚沛
헌데 겨울 따뜻하여 / 惟茲冬煖
내년 농사 걱정이니 / 憂在嗣歲
싸락눈도 아니 내려 / 霰雪極無
명충 피해 예견되네 / 螟䘌爲害
아, 우리 밀과 보리 / 嗟我來牟
농사가 망쳐져서 / 將受其敗
백성 하나 안 남으면 / 民靡孑遺
나라 꼴이 어이 될꼬 / 邦幾何蹶
근심이 참으로 커 / 憂心孔殷
규벽(圭璧)도 아끼지 않았으니 / 圭璧靡愛
상서론 눈 퍼붓기를 / 一霈瑞霙
신명을 놓아두고 뉘에게 비오리까 / 非神誰丐
위는 사직단에 기원한 것이다.

못난 이 몸 소자가 / 眇予小子
종묘 제사 이어받고 / 嗣守宗禋
지닌 덕이 부족하여 / 惟德之否
하늘에 죄 지으니 / 獲罪于天
재앙이 계속되어 / 災荒洊臻
국운이 끊길 지경 / 國命將顚
올해 흉년 들었어도 / 今歲失登
내년 농사 바랐건만 / 尙冀來年
하늘이 아니 도와 / 曾是不弔
겨울마저 이상 기후 / 冬候又愆
얼음 얼 절기인데 / 節届氷壯
따스하기 봄 날씨라 / 氣若春暄
안개 늘상 자욱해도 / 氛霧恒泄
눈 한 점 안 내리니 / 點雪猶慳
황충 떼에 보리 죽을까 / 蝗繁麥死
근심으로 애가 타네 / 怛焉心煎
종묘 뜰 오르내리는 / 於昭列祖
밝으신 조상 신령 / 陟降有神
부디 나라 도우시어 / 蘄垂冥祐
궁한 백성 살리소서 / 活此窮民
위는 종묘에 기원한 것이다.

엄숙하신 음의 신령 / 肅肅陰靈
임계방(壬癸方)에 머물면서 / 宅于壬癸
한겨울과 화합하여 / 厥協盛冬
감수운(坎水運)을 관장하니 / 以司坎水
시절에 맞는 기후 / 時焉靜翕
신령이 이뤄준 것 / 實資發遂
헌데 이번 겨울 일은 / 乃茲寒冱
양기가 간여하여 / 陽干其事
음기를 데워서 안개를 뿜어내니 / 蒸陰泄霧
기후가 한결같이 따뜻하게 풀어져서 / 氣專縱弛
눈은 아니 내려오고 / 雪則不降
비만 대신 뿌리누나 / 惟雨之以
덕이 없고 정사 잘못 / 德愆政乖
내 허물을 압니다만 / 予固知咎
기근 들어 백성 죽으면 / 歲饑民死
신령인들 좋으리까 / 神亦何利
희생과 술 올리면서 달려와 비는 것은 / 牲酒走禱
나를 위한 일 아니니 / 匪以自爲
신이여 삼백 상서 / 三白之祥
부디 내려 주옵소서 / 庶拜神賜
위는 북교(北郊)에 기원한 것이다.

하늘이 화를 내려 / 天禍我東
해마다 기근 드니 / 饑饉歲臻
허물은 내 것인데 / 咎則在我
백성이 고통 받네 / 殃顧及民
떠돌다 굶어 죽은 저들 시체 보노라면 / 相彼流莩
나는야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인데 / 予欲無身
하늘이 아니 도와 / 曾是不弔
재해가 이어지네 / 災害相因
겨울이 봄인 양 날씨가 따스하여 / 麥不見雪
보리가 눈 구경을 단 한 번도 못 하는데 / 冬疑於春
하소연할 곳 없어 / 哀籲靡從
근심만이 클 뿐이네 / 憂心孔殷
우뚝한 국망이여 / 巍然國望
신령님만 믿사오니 / 所恃惟神
부디 은택 내리시어 / 庶降冥貺
이 사람들 살리소서 / 以活斯人
위는 삼각산(三角山)에 기원한 것이다.

불쌍한 우리 백성 / 哀我東民
큰 기근을 거듭 당해 / 洊罹大饑
굶어 죽기 직전인데 / 溝壑在前
구제할 방도 없네 / 予莫拯之
오직 하나 밀과 보리 자라나길 기대하며 / 惟指二麥
남은 백성 구제하자 마음을 먹었더니 / 以救孑遺
오호라 이 겨울은 / 乃茲冬月
가뭄이 더욱 심해 / 暵乾益彌
눈이 아니 내리니 / 雪不下地
보리 모두 시들겠네 / 麥將擧萎
슬피 울며 먹여주길 기다리는 목숨들 / 呱呱待哺
죽을 일만 남았구려 무엇에 의지하리 / 竟死何資
백악산 신령이여 / 惟嶽有神
이들이 가련커든 / 尙或憐茲
속히 은택 베푸시어 / 亟霈玄澤
땅을 적셔 주옵소서 / 以膏以滋
위는 백악산(白嶽山)에 기원한 것이다.

이 산 밑에 있는 도성 / 國於山下
조석으로 대하는데 / 朝夕几案
수목이 울창하고 구름이 피어나서 / 薈蔚之隮
가뭄이 들 적에도 촉촉히 적셔줬네 / 卽潤槁暵
다른 산 어찌 없으랴만 / 豈無羣望
가장 가까이 의지하여 / 依仰最近
재앙이 올 적마다 / 凡有災患
치성을 드렸다네 / 輒控忱款
더구나 이 큰 기근 / 矧茲大饑
국운 끊길 지경인데 / 國命幾斷
내년 근심 조짐이네 / 嗣歲之憂
겨울 가뭄 들었으니 / 又兆冬旱
보리농사 흉작되면 / 麥苟失登
백성 죽음 면하리까 / 民死曷逭
부디 구름 일으키사 / 三白之賜
삼백 상서 내리소서 / 尙賴膚寸
위는 목멱산(木覓山)에 기원한 것이다.

넘실넘실 맑은 한강 / 瀰瀰淸漢
나라의 금대인데 / 爲國襟帶
전답에 스며들어 / 滋液滲漉
은택 크게 끼치시니 / 厥施斯沛
나라에서 제사하고 / 禮秩祀典
백성들이 귀의커늘 / 民歸神惠
이 몸은 부덕하여 / 顧予不德
후회할 일 자초했네 / 自速咎悔
겨울에 눈 안 오면 / 一冬無雪
밀과 보리 망치는 법 / 來牟盡敗
계속되는 기근을 구제하지 못하면은 / 洊饑靡救
나라의 명맥도 끊기고 말 것이라 / 大命將蹶
신명께 고하면서 / 控于明神
희생을 바치나니 / 我牲靡愛
은택 조금 내리시면 / 一勺之澤
만백성이 소생하리 / 萬姓是賴
위는 한강에 기원한 것이다.

거룩하신 하늘이 / 於穆玄天
만물을 화육할 제 / 化育萬彙
누가 직무 맡아보나 / 孰任厥職
중대한 것 네 가지네 / 其大有四
움직이고 뒤흔들고 / 鼓舞動盪
습기 주고 적셔 주고 / 蒸潤霑被
작용은 다르지만 공효는 똑같아서 / 異用同功
만물이 그 덕분에 생겨나고 완성되네 / 以資生遂
이번 겨울 가뭄은 / 惟茲冬旱
신령께도 수치이니 / 神與有愧
내 탓 아니라 하지 마시고 / 罔曰非我
백성들을 동정하소 / 哀此民類
입김 불고 습기 모아 / 呼噓翕集
각기 직사 도모하여 / 各圖其事
상서로운 눈을 빚어 / 以釀瑞雪
정갈한 제사에 답하소서 / 以答蠲饎
위는 풍운뇌우단(風雲雷雨壇)에 기원한 것이다.

울창한 산천들이 / 鬱彼山川
온 나라에 얼기설기 / 經緯邦域
강은 깊고 산은 높아 / 流深峙高
구름 피고 땅 적시네 / 出雲施澤
그 공효 미치는 곳 / 功利所及
무얼 아니 기르랴만 / 于何不育
덕정을 못 베풀자 / 德政之諐
신도 복을 아끼시어 / 神顧惜福
엄동설한 겨울철에 / 冱陰之月
눈이 아니 내려오니 / 雪不可得
백성들이 재앙 당해 / 民罹其菑
골짜기를 메울 지경 / 將胥塡壑
희생과 술 마련하여 온 산천에 기도하며 / 牲酒徧禱
다급한 이 사정을 고하여 올리나니 / 告此崩迫
어찌 감히 많은 것을 구하고자 하리까 / 豈敢多求
오직 하나 보리농사 구원하여 주소서 / 尙救此麥
위는 국내(國內)의 산천에 기원한 것이다.

내가 왕위 오른 뒤로 / 自予卽阼
해마다 흉년 들더니 / 歲比大侵
금년에는 혹독하기 / 其在今年
신임년보다 더하여 / 酷于辛壬
집집마다 곡식 한 톨 남아 있지 않으니 / 室如磬懸
백성들이 굶어 죽어 시체가 널릴 지경 / 民將尸枕
하늘이 이제 그만 화를 거두나 싶었더니 / 謂天悔禍
이 겨울은 재앙이 한층 더 심해져서 / 而又益甚
중동에다 그믐인데 / 仲冬且晦
다순 날이 훨씬 많네 / 恒燠少凜
눈 안 오면 보리 흉작 / 無雪無麥
너무나도 참혹할 터 / 亦孔之憯
백성 오직 신령께 의지하고 있사오니 / 民所庇依
신 아니면 그 어디에 하소연하오리까 / 非神曷諗
한바탕 눈 부디 내려 / 毋惜一霈
풍년 들게 하옵소서 / 以賜豐稔
위는 성황(城隍)에게 기원한 것이다.

아, 밝은 양의 신이 / 於昭陽神
만물 태동 맡아서 / 職司啓發
천지조화 새 출발을 도와서 일으키어 / 贊始大專
자연의 온갖 만물 푸른 싹을 피워내네 / 榮施羣物
비록 계절 겨울이라 음기가 가득해도 / 雖在陰閉
그 속에 생기가 없어서는 안 되는데 / 生意靡閼
가뭄 이리 들었으니 / 惟此乾旱
이는 바로 신의 과실 / 亦神之闕
보리 말라 다 죽으면 / 麥枯將盡
백성들도 죽어갈 터 / 民死自必
저기 저 어린 아기 / 如彼赤子
젖줄 끊긴 신세리라 / 乳哺是絶
신령께서 어찌 차마 그런 짓을 하시리까 / 神胡忍此
차라리 이내 몸이 벌을 달게 받으리다 / 予寧受罰
부디 제사 흠향하고 / 尙歆禋祀
눈을 한번 내리소서 / 報以一雪
위는 구망씨(句芒氏)에게 기원한 것이다.

밝으신 신령께선 / 有赫明靈
왕성한 덕을 지녀 / 其德恢台
전답 곡식 성숙하고 / 登成甫田
온갖 초목 무성하네 / 百昌咸熙
헌데 내가 즉위하자 / 乃予忝位
하늘이 포학하여 / 逢天疾威
해마다 기근 들어 / 仍歲洊饑
백성 종자 끊길 판에 / 民靡孑遺
올겨울도 따뜻하여 / 方冬恒燠
싸락눈도 볼 수 없네 / 霰雪愆期
지금 춥지 아니하면 / 今失翕聚
내년 농사 뻔할 텐데 / 來者可知
만물을 길러주는 왕성한 능력을 / 生養之功
신께서는 어디에 베풀려 합니까 / 神顧安施
부디 지금 한 자 깊이 / 一霈盈尺
눈을 펑펑 쏟으소서 / 尙及此時
위는 축융씨(祝融氏)에게 기원한 것이다.

넓고 너른 대지여 / 坤輿磅礴
그 덕이 성대하여 만물을 실어 주고 / 德盛持載
하늘 작용 받들어서 / 順承天施
공능이 넓고 크네 / 功化弘大
자라나는 만물을 / 衆萬幷生
모두 품어 기르면서 / 函育靡外
어이 재앙 내리시어 / 胡寧降災
나라를 아니 돕나 / 國靡攸賴
겨울 눈이 아니 내려 / 冬雪不降
보리 싹 죄다 병드니 / 麥苗盡瘁
애달픈 궁한 백성 / 哀此窮民
누구에게 목숨 비나 / 命于何丐
인자하신 신령이여 / 惟神孔仁
어여삐 여기시어 / 尙冀見愛
한 자 깊이 흰 눈을 / 盈尺之貺
펑펑 한번 쏟으소서 / 秪在一霈
위는 후토씨(后土氏)에게 기원한 것이다.

기운 맑은 가을을 / 沆碭西灝
신령께서 주관하여 / 神實司令
천지 기운 한데 모아 / 一氣揫斂
온갖 열매 영그는데 / 萬寶成性
어이 은혜 아니 펴서 / 胡寧不惠
우리 백성 힘겹게 하나 / 爲我民病
홍수와 심한 가뭄 / 極備極無
한 해 안에 연이었네 / 一歲以倂
그래도 보리 익길 / 尙蘄麥熟
주림 참고 바랐건만 / 忍飢引領
이 겨울 기후 보니 / 視茲冬候
그 또한 가망 없네 / 又將無幸
지금 한 번 눈 내리면 / 及今一雪
남은 목숨 구할지니 / 庶救餘命
신령이여 동정하여 / 神其哀之
간곡한 청 들어주소 / 無孤至請
위는 욕수씨(蓐收氏)에게 기원한 것이다.

밝으신 신령께서 / 仰惟明神
우리 농사 주관하니 / 實主我稼
백곡(百穀)이 자라는 것 / 百嘉之生
모두 그 조화의 힘 / 咸資其化
신이 혹여 잘못하면 / 神或失職
백성들이 주리는데 / 民則受餓
애처롭다 겨울철에 찾아든 이 가뭄이 / 哀此冬旱
봄 여름 가뭄보다 한층 더 심하구나 / 殆甚春夏
음기가 풀리어서 / 陰氣解弛
눈이 제때 아니 오니 / 雪不時下
싹 텄던 보리들이 / 有茁者麥
들판에서 말라 죽네 / 枯死于野
백성 양식 걱정되어 / 念及民食
밤낮으로 안절부절 / 不遑夙夜
신령이여 은택 내려 / 神其降澤
나의 죄를 사하소서 / 我罪是赦
위는 후직씨(后稷氏)에게 기원한 것이다.

거룩하신 현제께서 / 於穆玄帝
북방에 위치하니 / 宅于坎位
겨울이라 이 절기는 / 凡是冬令
모두 신이 부린 조화 / 皆神之自
춥게 하고 눈 내림은 / 爲寒爲雪
모두 신의 책임인데 / 孰非其事
어이 직무 수행 못해 / 云胡失職
기강을 실추했나 / 綱紀墮弛
따스하기 봄날 같아 / 暄燠若春
싸락눈도 안 내리니 / 霰雪不摯
한숨 어린 이 기도를 / 吁嗟之禱
뭇 신령께 올렸으나 / 雖徧群示
겨울 위엄 떨치는 일 / 自奮玄威
오직 신께 바라나니 / 匪神誰冀
부디 이 점 살피시어 / 尙鑑在茲
우리 백성 위하여 은택을 내리소서 / 爲我民賜
위는 현명씨(玄冥氏)에게 기원한 것이다.


 

[주C-001]기설제문(祈雪祭文) : 작자의 나이 35세 때인 1685년(숙종11) 11월에 왕명에 따라 지은 것으로 보인다.
[주D-001]규벽(圭璧)도 아끼지 않았으니 : 규벽은 흉년이 들었을 때 신(神)에게 예(禮)로 바치는 옥(玉)이다. 《시경》 〈대아(大雅) 운한(雲漢)〉에 “왕께서 말씀하기를 ‘아, 지금 사람에게 무슨 죄가 있습니까. 하늘이 환란을 내리사 기근이 거듭 이르기에, 신에게 제사를 거행하지 않음이 없으며, 이 희생을 아끼지 아니하여 규벽을 이미 모두 올렸는데도, 어찌하여 내 말을 들어주지 아니하십니까.’ 하였다.[王曰於乎 何辜今之人 天降喪亂 饑饉薦臻 靡神不擧 靡愛斯牲 圭璧旣卒 寧莫我聽]” 하였다.
[주D-002]삼백(三白) 상서 : 동지 이후 세 번째 돌아오는 술일(戌日)을 납일(臘日)이라고 하는데, 납일 전에 세 번 눈이 내리는 것을 삼백이라고 한다. 이때 내리는 눈이 보리농사에 가장 좋기 때문에 상서라고 한 것이다.
[주D-003]국망(國望) : 삼각산의 백운대(白雲臺)와 만경봉(萬景峯)에 대한 이칭이다.
[주D-004]풍운뇌우단(風雲雷雨壇) : 서울 남쪽 교외의 청파역(靑坡驛) 근방에 있었던 제단으로, 풍운뇌우산천성황단(風雲雷雨山川城隍壇)에서 가운데에 위치한 풍운뇌우의 신좌(神座)를 가리킨다. 다음 문장에 나오는 국내 산천의 신좌는 왼쪽에, 그 다음 문장에 나오는 성황의 신좌는 오른쪽에 있었는데, 모두 남쪽을 향하고 있었다.
[주D-005]신임년 : 신유년(1681, 숙종7)과 임술년(1682)을 말한다.
[주D-006]구망씨(句芒氏) : 오행(五行) 중에 목(木)의 운(運)을 맡은 신(神)으로, 봄을 관장한다.
[주D-007]축융씨(祝融氏) : 오행 중에 화(火)의 운을 맡은 신으로, 여름을 관장한다.
[주D-008]후토씨(后土氏) : 오행 중에 토(土)의 운을 맡은 신으로, 토지를 관장한다.
[주D-009]욕수씨(蓐收氏) : 오행 중에 금(金)의 운을 맡은 신으로, 가을을 관장한다.
[주D-010]후직씨(后稷氏) : 순(舜) 임금 때에 후직 벼슬을 맡아 백성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준 기(棄)를 말하는데, 뒤에 곡식을 관장하는 신으로 모셔졌다.
[주D-011]현명씨(玄冥氏) : 오행 중에 수(水)의 운을 맡은 신으로, 겨울을 관장한다.

동문선 제18권
 칠언배율(七言排律)
삼각산 문수사(三角山文殊寺)


이장용(李藏用)

성남 10리엔 희디 흰 모래벌판 / 城南十里平沙白
성북엔 두어 떨기 푸른 봉이 겹겹인데 / 城北數朶重岑碧
늙은 태수 게을러 일찍 공무 끝내고 / 老守疏慵放早衙
훨훨 나다니며 좋은 경치 찾아 가네 / 出遊浩蕩尋幽跡
양주의 학을 탐은 그만두고 / 還他駕鶴楊州天
화산의 나귀 타는 명부에 한 사람 보태리 / 添却騎驢華山籍
관사를 마치려 하나 어리석어 무가내요 / 官事欲了無奈癡
구경에 철 잃을까 가석하기 때문일세 / 賞心易失尤堪惜
노랑 옷들 벽제함은 너무나 속된 일 / 黃裾唱引大俗生
푸른 눈과 함께 감이 더욱 높은 격이것다 / 碧眼相携有高格
비탈진 돌길을 한참 돌아가다가 / 試攀崎嶇石逕斜
인간 세상 벗어나니 고개 숲이 또 막히네 / 漸出像籠林嶺隔
깊은 골을 굽어보니 아득하기만 / 俯臨絶谷但蒼茫
가파른 봉에 올라보니 더욱 오들오들 / 上到危巓增跼蹐
갠 봉우린 해와 상거가 겨우 두어 길인 듯 / 晴峯距日纔數尋
구름 속 잔도는 허공에 몇천 자를 솟았는고 / 雲棧淩虛幾千尺
나는 새 가물가물 남천이 나직하고 / 鳥飛杳漠楚天低
넓은 벌판을 또렷이 한강이 쭉 그었네 / 野廣分明漢江畫
서쪽으로 바라보니 연기낀 듯 신선 물가 / 非煙西望卽仙洲
남으로 흘러 흘러 큰 물과 통해 / 大浸南連通水驛
한 번 올라와 홀로 탄식하니 / 一廻徙倚獨嗟咨
팔극을 금방 내휘두를 듯 / 八極須臾可揮斥
가파른 돌층계 울툭불툭 90단에 / 懸磴參差九十層
희미한 옛 자취는 나무신이 앞뒤굽 / 舊躅依稀上下屐
어허 이게 세상 아닌 청련궁일세 / 奇哉不世靑蓮宮
이르되 대지진인이 이룩한 절이라고 / 云是大智眞人宅
휑 뚫린 석굴 벽에 이끼가 아롱지고 / 石崛呀開苔蘚斑
번쩍이는 용 숲 속에 단청이 휘황하구나 / 林龍眩晃丹靑射
인자한 부처님 얼굴 복성 동쪽 그대로인 듯 / 睟容宛若福城東
가부좌로 높게 금사자를 타셨네 / 寶趺高馭金猊脊
편길장자 계시는 곳 마주 바라보나 / 相望遍吉長者居
법계 현관을 뉘라서 열 줄 알리 / 誰識法界玄關闢
대자비의 환한 얼굴이 속세 생각 덮어주고 / 大慈的的蠲煩襟
영천이 졸졸 흘러 더운 번뇌 가시는데 / 一掬涓涓貯靈液
유인이 천과 용의 꾸지람이 두려워서 / 遊人恐觸天龍嗔
북처럼 잔을 던져 주문 외고 물 마시네 / 卜領試呪杯梭擲
이내랑 안개 속에 흰 탑 홀로 우뚝 섰고 / 煙霞影裏孤㙮白
종 소리 은은한데 붉은 등 하나 켜 있네 / 鍾梵聲中一燈赤
수승한 법회는 보광에서 옮겨온 듯 / 依然勝會移普光
갖가지 묘한 공양은 향적에서 오는 듯 / 應有妙供來香積
들으니 선왕께서 어향을 사르셨다고 / 聞昔先王焚御香
지금도 중사(궁중의 내시)들이 종사의 복을 비네 / 至今中使祈宗祐
내가 오니 때마침 가을인데 / 我來適値雲揚秋
중의 만류로 머물러 저녁 산빛을 보게 되네 / 僧留歡賞山色夕
처마 끝의 산봉은 옥처럼 뾰죽뾰죽 / 倚簷列岫玉嵯峨
난간 앞의 숲에는 비단필을 두른 듯 / 當檻瑤林錦狼籍
산나물에 깨끗한 밥을 반가이 배불리 먹고 / 喜飡蔬食飫淸芳
포단을 빌어 앉아 곤한 몸을 쉬노라니 / 旋借蒲圑寄安適
이야기가 조용하자 하현 달이 문에 들고 / 語闌缺月入深扉
밤이 깊자 미풍이 잣나무를 스치는데 / 夜久微風吟聳栢
대견할손 선탑은 이리 고요하다마는 / 最憐禪榻靜寥寥
우스워라 인생은 어찌 저리 부산한고 / 忽笑人生何役役
쉽사리 벼슬 옷을 못 벗어버리는 몸 / 未能容易掛衣冠
혹시나 공명을 죽백에 드리울 건가 / 倘可功名垂竹帛
아이놈이 부르기에 번쩍 단잠을 깨니 / 淸眠恰被健稚呼
먼동이 벌써 터서 붉은 해가 솟았네 / 紅暈已動鴉輪赫
태애(台崖)에 손짓하며 부르는 이 좇으려다 / 擬追台崖招手人
여산(盧山)의 눈썹 찡그리는 손 됨이 부끄럽네 / 愧同廬嶽攢眉客
진세의 말로 청산을 더럽힌다 꺼려 마소 / 莫嫌塵語汚靑山
일찍이 단액에 입직 임금 말씀 받잡던 몸 / 曾演綸言直丹掖


 

[주D-001]양주(楊州)의 학(鶴)을 탐 : 여기서는 양주(楊州)의 수령으로 있기 때문에 인용하였다.
[주D-002]화산(華山)의 나귀 : 화산처사(華山處士) 진단(陳摶)이 일찍이 흰 나귀를 타고 변중(汴中)으로 들어가려다가 송 태조(宋太祖)가 등극했다는 말을 듣고 크게 웃고 나귀에서 떨어지며 말하기를, “천하가 이제야 정(定)해졌군.” 하였다. 여기서는 삼각산(三角山)을 화산이라 한 것이다.
[주D-003]노랑 옷 : 수령(守令)이 행차할 때 앞을 인도하며 갈도(喝道)하는 졸노(卒奴)배.
[주D-004]푸른 눈 : 고승(高僧)은 벽안(碧眼)이 많다 한다.
[주D-005]희미한 …… 앞뒤굽 : 진(晉) 나라 사령운(謝靈運)이 등산(登山)을 좋아하였다. 등산할 때에 나무신[屐]을 신고 산에 올라갈 때에는 나무신의 앞 니를 떼고, 내려올 때에는 뒷굽을 떼었다.
[주D-006]인자한 …… 동쪽 : 《화엄경(華嚴經)》에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선지식(善知識 불법을 잘 아는 이)을 찾아 두루 다니다가 복성 동쪽에서 문수보살(文殊菩薩)을 만났다.
[주D-007]법계 현관(玄關) : 현묘(玄妙)한 도(道)와 관문. 《보등록(寶燈錄)》에, “현관을 크게 열고 바른 눈을 유통케 한다[玄關大啓 正眼流通].”하였다.
[주D-008]보광(普光) : 부처가 보광명장(普光明藏)에서《원각경(圓覺經)》을 설하였다. 보광명은 부처의 덕이 두루 밝다는 뜻이다.
[주D-009]태애(台崖)에 손짓하며 부르는 이 : 천태산(天台山) 벼랑으로 신선이 왕래한다는 곳. 이백(李白)의 시에, “신선이 나를 사랑한다면, 손을 들고 와 부르리라.[仙人如愛我 擧手來相招]”라는 구절이 있다.
[주D-010]여산(盧山)의 눈썹 찡그리는 손 : 진(晉) 나라 혜원사(惠遠師)가 도잠(陶潛)더러 자주 연사(蓮社)에 들라고 권하자, 연명(淵明)이 눈썹을 찡그리고 갔다. 《周續之 虞山記》
[주D-011]단액(丹掖) : 붉게 칠한 액성(掖省). 액성은 궁중의 문하성(門下省)ㆍ중서성(中書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