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 분의 문집/용재 이행

용재 이행 선생의 산행시

아베베1 2012. 8. 20. 05:08

 

 

 

 

 

 

 용재선생 한때 의령현 정암진 주변에 기거하신분으로 덕수 이씨 이시다

 

 

용재집 제6권

 해도록(海島錄) 정덕(正德) 병인년 봄 2월, 거제도(巨濟島)로 귀양 간 이후 지은 시들이다.
산행(山行)



산행길에 지팡이 하나 짚고서 / 山行一筇杖
뜻을 일으켜 그윽한 경치 찾는다 / 作意事幽討
돌길이라 허리 다리 시큰거리어 / 犖确腰脚酸
내가 노쇠해가매 탄식하노니 / 歎我迫衰老
시냇물 속에는 단사가 없고 / 川水無丹砂
골짜기 어귀에는 요초가 없어라 / 谷口無瑤草

황금을 내가 만들 수 있다손 / 黃金我可化
백발은 어이 다시 검어지리요 / 白髮那更皁
남은 꽃들은 피어서 또 많고 / 餘花開又繁
괴이한 새들은 심란케 우누나 / 怪鳥鳴相惱
나그네 마음은 실 잣는 물레처럼 / 客心如繅車
만나는 사물들에 자신이 휘감긴다 / 遇物自纏繞
타향이란 탄식만 한갓 일으킬 뿐 / 徒興異鄕嗟
따스한 봄 좋은 줄 어이 알리요 / 詎識陽春好
그만 중도에 흥이 먼저 다하니 / 半塗興先盡
고목에 갈가마귀 일찍 깃드누나 / 古木鴉棲早
한스럽게도 산꼭대기 올라가서 / 恨未攀絶頂
드넓은 바다 어귀 못 바라보고 / 海門窮浩浩
띳집으로 돌아와서 방에 누우니 / 歸來臥茆屋
산골에 은거하고픈 회포가 일도다 / 丘壑生懷抱


 

[주D-001]시냇물 …… 없어라 : 단사(丹砂)와 요초(瑤草)는 모두 복용하면 신선이 될 수 있는 선약(仙藥)으로, 여기서는 자신에게 찾아오는 늙음을 막을 길이 없음을 뜻한다.
[주D-002]황금을 …… 있다손 : 신선이나 이인(異人)이 돌 따위의 다른 물건을 변화시켜 금으로 만드는 것이다. 즉 신통한 선술(仙術)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