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관련 공부자료/새 카테고리24

매월당 김시습 자료

아베베1 2013. 10. 6. 22:50

 

 
 
기언 제11권 원집 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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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사열전(淸士列傳)
김시습(金時習)

김시습은 본디 창해(滄海 강릉) 사람이다. 태어난 지 8개월에 글을 읽을 줄 알았으며, 5세에 《대학(大學)》ㆍ《중용(中庸)》을 환히 읽어 어른도 그를 스승으로 삼았다. 집현전(集賢殿) 학사 최치운(崔致雲)이 그를 보고 ‘뛰어난 인재이다.’ 하면서 이름을 시습, 자를 열경(悅卿)이라고 지어 주었다. 세종이 이 소문을 듣고 불러 보고자 하였으나 임금의 신분상 그럴 수 없어서 승정원을 시켜 불러다 보고 그의 집에 많은 하사품을 내리면서,
“잘 키워라. 크게 쓰일 것이다.”
하였다. 이리하여 사방에서는 그를 ‘오세동자(五歲童子)’라 부르고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문종 때에 와서는 시습이 점차 장성하여, 벌써 널리 통달하고 남달리 유능하여 명예가 더욱 높았다. 노릉(魯陵 단종(端宗))이 손위(遜位)하자, 시습은 책을 다 불사르고 집을 떠나 절로 도피하여 속세에 발길을 끊었다. 양주(楊州)의 수락산(水落山), 수춘(壽春 춘천)의 사탄향(史呑鄕), 동해가의 설악산(雪嶽山)ㆍ한계산(寒溪山), 월성(月城)의 금오산(金鰲山)이 모두 시습이 머물던 곳이다. 스스로 호를 췌세옹(贅世翁)이라 하였는데, 혹은 청한자(淸寒子)ㆍ동봉(東峯)이라고도 불렀다.
시습은 일찍이 높은 명예를 얻었다. 그런데 세상의 변고[世故 세조의 찬탈을 말함]를 만나 하루아침에 세상을 피해 속세에 발길을 끊고는 거짓으로 미친 척하며 숨어 살았고 이상하고 기괴한 짓을 하면서도 후회하지 않았으니, 이것은 치세(治世)에 살면서 몸만 조촐히 하며 인륜을 어지럽힘은 수치스러운 행위이고, 난세(亂世)를 만나서 대중을 떠나 멀리 나섬은 훌륭한 일이라고 여겨서였던 것이다.
개연히 미련 없이 떠나 이름난 산택(山澤)을 찾아다녔으니, 마아갑(摩阿岬)을 유람하였고, 개성에 가서 국학(國學)을 관람하였고, 살수(薩水)에 가서는 칠옹중(七翁仲) 시를 읊었다. 평양에서 정전(井田)을 관람하고 보현봉(普賢峰)에 오르니 신기한 멧부리[神岳]가 8만 4천이고, 그 밖의 아득한 북녘 땅에는 이상한 풀도 많고 괴이한 짐승도 많았다. 강남(江南)ㆍ해양(海陽)에 이르러서 값지고 이상한 물산(物産)의 풍요함을 보고 ‘백제는 이 때문에 강성했었고 이 때문에 망했구나.’라고 말하였다. 지(志)에,
“이곳 풍속이 강하고 사나우면서 원수 갚기를 좋아하는데, 이는 백제의 남은 기풍이 있어서이다.”
라고 하였다. 다시 동으로 발길을 돌려 풍악산(楓嶽山)ㆍ오대산(五臺山)에 올라 동해 끝까지 다 구경한 다음 월송정(越松亭)에 노닐며 울릉(鬱陵) 우산도(于山島)를 바라보았다.
성종(成宗) 때에 이르러서 속세로 돌아왔는데, 어떤 이가 벼슬을 하라고 권유하였으나 듣지 않고 발길 내키는 대로 떠돌면서 세상을 희평하며 유유자적하였다. 그의 편지에 보면,
“13세에 경사(經史)와 백가(百家)를 환히 통하였고, 활달한 기상에 비분강개한 큰 절개가 있었다. 19세에 손자(孫子)와 오자(吳子)의 병법을 배웠는데, 지금은 잊어버렸다.”
하였다. 이어서 천지 만물의 조화를 서술하여 스스로의 울적한 회포를 풀었다. 또 어떤 이는,
“그는 욕심 없이 속세 밖을 노닐었고, 운명의 변화를 조정하는 술법에 능통하였다.”
한다. 자화상이 있는데, 그 찬에,
“네 모습 지극히 보잘것없고, 네 마음 너무나도 미련하니, 마땅히 너를 구렁텅이 속에 두련다.”
라고 하였다. 아내가 죽자, 다시 장가들지 않고 중의 차림으로 동해를 비롯 사방을 다니며 노닐었다. 홍산(鴻山) 무량사(無量寺)에서 세상을 마치니 59세였다. 주검을 불사르지 말라는 유언이 있어서 절 근처에 초빈하였다가 3년 후에 장사 지내려고 파 보았는데, 얼굴이 산 사람 같아 중들이 부처라 하였다. 화장을 한 다음 그곳에 부도(浮圖)를 세웠다. 저서(著書)로 《사방지(四方志)》 1600편과 산천 지리를 배경으로 쓴 작품 2백 편이 남아 있고, 이 밖에도 많은 시가 세상에 전해진다. 음애공(陰崖公 이자(李耔))이 그 글을 읽어 보고,
“불가에 몸을 담고 유교를 행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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