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의병 곽재우 /의령관련 신문기사

의령과 관련된 노래한 한시

아베베1 2014. 3. 1. 05:48

 

의춘(宜春)에 우거(寓居)하면서 자범(子範)에게 주다

산골짝에 비 내리는 날이 많더니 / 山峽日多雨
찬 나무에 가을바람 소슬하여라 / 颯颯寒木秋
사는 곳 궁벽하고 깊은 곳이라 / 寓居適深僻
높게 솟은 봉우리들 그윽하다오 / 崒嵂亂峯幽
쑥대 가린 낮은 집에 들어앉아서 / 濕蟄掩蓬蒿
울적하게 온갖 근심 안고 사누나 / 鬱悒抱百憂
반갑게도 암행 어사 상봉했는데 / 忻逢繡衣史
지난날 한마을에 살던 사이네 / 昔日同里遊
사막 건너 외국에서 해를 넘기니 / 經年沙漠外
푸른 눈길 대할 줄 짐작했으랴 / 豈料對靑眸
마주 앉아 내 처지를 위로해 주니 / 相對慰寒飢
두 사람의 정의가 극진하여라 / 情意兩綢繆
사나운 짐승 날로 핍박하지만 / 猛獸日逼人
가련케도 어느 누가 쫓아 주리오 / 咄咄誰能驅
바다제비 하직하고 남으로 가니 / 海鷰辭天霜
한 해도 어느새 다 저물었구나 / 蒼茫歲欲遒
아서라 다시 더 말하지 말고 / 已矣勿復道
술로 애써 근심을 잊으려 하네 / 得酒强寬愁
늙은 서생 허무함을 달랠 길 없어 / 書生老嵺廓
큰 소리로 길게 노래 불러 본다오 / 大吒仍長謳

[주D-001]푸른 눈길 : 반가운 눈길을 뜻한다. 진(晉)나라 완적(阮籍)이 미운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으로 보고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청안(靑眼)으로 보았던 고사에서 유래한다. 《晉書 卷49 阮籍列傳》

 

모아(毛兒)에 우거하면서 산수에 노니는 승려 신욱(信旭)을 만나 그의 시권(詩卷)에 쓰다

 


욱공이라 불리는 사굴의 늙은이는 / 闍崛老翁號旭公
초의 입고 허리에 목탁을 찬 승려이니 / 身被草衣佩木魚
명리 끊고 속세 떠나 오묘한 경지 찾고 / 逃名絶俗遊杳冥
바위 파고 산을 뚫어 혈거를 닮았네 / 刳巖鑿翠類穴居
산속 깊이 지은 집 세월이 오래되어 / 山深築室日月久
스산한 비바람이 문 안으로 들이치니 / 風雨颯颯侵戶牖
이끼 낀 돌기둥엔 산기운이 축축하고 / 石柱靑苔山氣濕
법당에는 불상이 절반가량 무너졌네 / 禪堂象敎半頹朽
장차 새로 불당을 지으려는 생각으로 / 思將營築開新構
시주를 받으려고 여염집 문 두드릴 제 / 來叩閭閻百姓家
두 손에는 단정하게 《능가경》을 들었고 / 手持楞伽貝葉經
파란 눈에 흰머리 꽃 같은 모습이네 / 靑眸白髮貌如花
사람 따라 설법하여 민속을 움직이고 / 從人說法動氓俗
쏠리듯이 귀의했던 천자들을 열거하니 / 歷數萬乘皆趨波
불법이 전래된 후 천년의 세월 동안 / 此法傳來一千年
상서를 내려 주고 요귀 물리쳤다 하네 / 生祥降瑞驅妖魔
재앙이 들지 않아 농사는 풍년이요 / 災殄不作年穀穰
사람들 수를 누려 요절하는 이 없으며 / 群生至老無殀殤
집집마다 복을 심어 집안에 경사 많고 / 家家種福多懽喜
내생에도 수와 복록 이어진다 말을 하네 / 又道來生壽福長
돈과 비단 바치는 걸 아까워하지 마오 / 堆金委帛無所惜
천만 겁이 지나도록 재앙을 겪지 않고 / 去千萬劫常無殃
주고받듯이 분명한 보답이 내려져서 / 分明施報如授受
사람마다 길창을 바랄 수 있으리라 / 人人皆可望吉昌
그 말을 하나하나 다 믿을 수 있을진댄 / 其言一一倘可信
오래 주린 나 또한 배부름을 구하리라 / 吾亦長飢求飽嬉
예로부터 곤궁하고 영달했던 사람 중에 / 請看古來窮達人
부처 섬긴 이 누구며 비웃은 이 누구런가 / 何人事佛何人嗤


[주C-001]모아(毛兒) : 경상도 의령(宜寧)에 속한 지명이다. 《新增東國輿地勝覽 卷31 慶尙道 宜寧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