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 18현 두문 72현 /해동18현 고운 최치원

고운 최치원(崔致遠) [신라(新羅)의 인물]

아베베1 2011. 7. 3. 11:05

해동역사 제67권
 인물고(人物考) 1 사군(四郡) 이전(以前), 고구려(高句麗), 백제(百濟), 신라(新羅), 발해(渤海)
최치원(崔致遠) [신라(新羅)의 인물]


○ 최치원은 고려 사람 -살펴보건대, 신라 사람으로 되어야 한다.- 으로, 빈공과(賓貢科)에 급제하였으며, 고변(高騈)을 따라서 회남(淮南)에서 종사(從事)하였다. 《신당서》
○ 최치원은 신라 사람이다. 당나라 때 신라의 사자(士子)가 현과(賢科)에 응시하는 것을 허락하였는데, 최치원과 최광유(崔匡裕) 두 사람이 중국에 유학(遊學)하여 잇따라 진사시에 합격하였다. 《광여기(廣輿記)》
쌍녀분기(雙女墳記)에 이르기를,
“계림(鷄林) 사람 최치원이 당나라 건부(乾符) 연간에 율수위(溧水尉)에 보임되었는데, 일찍이 초현관(招賢館)의 앞 언덕에서 쉬고 있었다. 거기에 ‘쌍녀분’이라고 불리는 묘가 있었는데, 사적(事跡)에 대해 물어보았으나 아는 자가 없었다. 이로 인하여 시를 지어 조상(弔喪)하였다. 그날 밤에 두 여인이 꿈에 나타나 사례하면서 말하기를, ‘소녀들은 본디 선성군(宣城郡) 개화현(開化縣) 마양향(馬陽鄕)에 사는 장씨(張氏)의 두 딸인데, 어려서 필연(筆硯)을 가까이하였습니다. 장성해서는 재주에 대해 자부하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도 부모가 더벅머리의 소금 장수와 짝을 맺어 주었습니다. 이 때문에 분통이 터져 죽어 천보(天寶) 6년(747)에 이곳에 함께 묻혔습니다.’ 하였다. 편안하게 말을 나누다가 새벽이 되자 이별하고 떠나갔다. 묘는 율수현에서 남쪽으로 110리 되는 곳에 있다.”
하였다. 《육조사적(六朝事跡)》
살펴보건대, 최치원의 자는 고운(孤雲)이며, 왕경(王京) 사량부(沙梁部) 사람이다. 12세 때 해선(海船)을 따라서 당나라에 들어갔으며, 건부 원년(874, 경문왕14) 갑오일에 예부 시랑(禮部侍郞) 배찬(裴瓚)의 방(榜)에 급제하여 시어사 내공봉(侍御史內供奉)이 되었다. 이때 황소(黃巢)가 반란을 일으키자, 고변(高騈)이 종사관(從事官)으로 자벽(自辟)하였는데,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이 고운의 손에 의해 지어졌다.
최치원이 중국에 유학할 때 나은(羅隱) 및 동년급제인 고운(顧雲)과 친하게 지냈다. 광계(光啓) 원년(885, 헌강왕11)에 황제의 조서를 받들고 신라로 돌아올 적에 고운이 시를 지어 전송하였는데, 그 시에 대략,
내 들으니 바다 위에 금자라 셋이 있어 / 我聞海上三金鼇
머리로는 높고 높은 산을 이고 있다 하네 / 金鼇頭戴山高高
그 산 위엔 신선 사는 궁궐이 솟아 있고 / 山之上兮珠宮貝闕黃金殿
산 아래엔 천리 만리 푸른 물결 인다 하네 / 山之下兮千里萬里之洪濤
그 곁에 찍힌 한 점 계림이 푸르른데 / 傍邊一點鷄林碧
금오산 빼어난 기운 기특한 이 낳았도다 / 鰲山孕秀生奇特
열두 살 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오니 / 十二乘船渡海求
문장 솜씨 중국 땅에 감동 물결 일으키고 / 文章感動中華國
열여덟 살 되던 해에 과거장에 나아가서 / 十八橫行戰詞苑
한 대의 화살 쏘아 목표물을 명중했네 / 一箭射破金門策
하였다. 이 시가 《삼국사기》 권46 최치원열전에는 실려 있는데, 《전당시》에는 빠져 있다. 또 《동문선(東文選)》에 실려 있는 문창후(文昌侯) 최치원의 ‘화장진사교촌거견기(和張進士喬村居見寄)’ 시의 주(注)에 이르기를, “장교(張喬)의 자(字)는 송년(松年)이다.” 하였는데, 《전당시》의 소전(小傳)에는 장교의 자가 쓰여 있지 않다. 최고운은 그 뒤에 가솔들을 데리고 가야산(伽倻山)에 은거해 늘그막을 보냈다. 고려 현종(顯宗) 때 내사령(內史令) 문창후(文昌侯)에 추증되었으며, 문묘(文廟)에 종사(從祀)하였다. 문집(文集) 30권이 있어 세상에 유포되었다.


 

[주D-001]건부(乾符) : 당나라 희종(僖宗)의 연호로, 존속 기간은 874년에서 879년까지이다.
[주D-002]율수위(溧水尉) : 원문에는 ‘溧水慰’로 되어 있는데, 《육조사적(六朝事跡)》 하권 쌍녀분조(雙女墳條)에 의거하여 바로잡았다. 율수는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율양현(溧陽縣)이다.
[주D-003]황소(黃巢) : 당나라 말기의 난신(亂臣)으로, 왕선지(王仙之)의 난에 호응하여 장안(長安)을 함락시킨 다음 제제(齊帝)라고 일컫다가 이극용(李克用)에게 패하여 자결하였다.
[주D-004]자벽(自辟) : 관직을 맡은 자가 자신이 데리고 있을 사람을 직접 뽑는 것을 말한다.
[주D-005]금자라 셋 : 중국의 전설에, 동해(東海)에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瀛洲)라는 삼신산(三神山)이 있는데, 금자라가 등으로 이 산을 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금강산(金剛山)을 봉래산, 지리산(智異山)을 방장산, 한라산(漢拏山)을 영주에 비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