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강 남효은 (추강거사) /추강거사 남효은

동봉(東峰)께 드리다 2수

아베베1 2011. 12. 29. 19:09

     동봉 선생은 맹 

   매월정의 모습이다 최근에 신축한 건물이다 (지난 12.14 수락산에서 담은 梅月亭의 모습이다)

 

  동봉 선생은 매월당 김시습의 별호 이기도 하고 강릉김씨이며 금오신화를 저술하신분으로 생육신의 한분이시기도 하다

  (생육신 김시습 조려. 성담수, 원효, 맹사신,  남효은) 여섯분을 말한다

  동봉선생은 수락산주변과 연관이 많아서 최근에 동봉의 유적을 발굴하여 매월정과 여러싯구를 적어서 후세에 알리고 있다

  동봉선생의 영정을 모신곳이 지금의 반남인 서계의 아드님이신 박태보선생의 사당이 있던 창정사란 곳이기도 하다     

 

추강집 제2권

시(詩)○오언율시(五言律詩)
동봉(東峰)께 드리다 2수


문명을 드날린 삼십 년 동안 / 文名三十載
서울로 발걸음 들여놓지 않았소 / 足不履京師
수위가 떨어지니 앞 바위 드러나고 / 水落前巖得
봄이 돌아오니 뜰의 나무 제격이라 / 春來庭樹宜
선사는 부처를 좋아하지 않으시고 / 禪師不喜佛
제자는 모두 다 시 짓기를 잘한다오 / 弟子摠能詩
스스로 한스럽긴 이 몸이 묶여 있어 / 自恨身纏縛
스승을 찾아갈 뜻 이루지 못함이라 / 尋師意未施



일찍이 산신령과 약속한 터라 / 曾與山靈約
어찌 차마 맹세를 저버리겠소 / 寒盟可忍爲
한가한 꽃이 골짜기에 피는 날 / 閒花開壑日
이 몸이 선생을 방문할 때라오 / 老子訪君期
달이 떠올라 새 나방처럼 휘고 / 月上新蛾彀
계절이 봄이라 쌓인 눈 녹으리 / 時春積雪澌
도경은 이제 모두 베끼셨는지 / 道經知寫否
대낮에 영지는 잘 자라겠구려 / 白日長靈芝
《황정내경경(黃庭內景經)》은 어찌 돌려주지 않습니까. 한 달로 약속한 것이 마침내 해가 바뀌어서야 되겠습니까.

붙임 동봉의 화답시

우습구나 -원문 빠짐- 그대여 / 堪笑消□子
나를 승려의 스승이라 부르네 / 呼余髡者師
젊을 때는 유학이 심히 좋았고 / 少年儒甚好
만년에는 문장이 몹시 마땅하네 / 晩節墨偏宜
가을 달 밝으면 석 잔 술 마시고 / 秋月三桮酒
봄바람 불면 한 수 시 짓는다오 / 春風一首詩
뜻 맞는 그대를 부를 수 없으니 / 可人招不得
누구와 더불어 신나게 걸어볼까 / 誰與步施施



봄뜻이 부들 못에 가득 찼으니 / 春意滿蒲池
올챙이 꼬물꼬물 즐겁게 노니네 / 蝡蝡活卽師
띳집 처마 짧아져서 더욱 기쁘고 / 茅簷短更喜
바람 햇볕 따뜻하여 서로 알맞네 / 風日暖相宜
시냇가에 매화를 찾아가는 흥취 / 溪畔探梅興
술독 앞에서 달을 보며 짓는 시 / 樽前問月詩
그대 만나 함께 앉아 얘기할 때 / 逢君聯席話
나는 동시를 본받으려 할 뿐이오 / 吾欲效東施



듣건대 그대는 일신이 수고롭다니 / 聞子勞筋力
장래에 큰일을 담당하려 함이리라 / 方將大有爲
모름지기 교서관의 서적 모두 읽고 / 須窮芸閣袠
대과에 급제할 기약 어기지 마시라 / 莫負桂香期
고기잡이배 저녁 햇빛에 흔들리고 / 漁艇搖殘照
백구 물결은 얼음조각에 출렁이리 / 鷗波漾冸凘
승방에서 교분이 깊은 친구들이란 / 贊房交契友
방 가득 모두들 지초 난초 같구려 / 滿室是蘭芝



세상 사람 어찌나 사리에 어두운지 / 世人何貿貿
비둘기가 대붕을 비웃듯 하는구려 / 斥鷃笑南爲
행업을 만약 먼저 갈고닦는다면 / 行業如先勵
공명은 저절로 기약함이 있으리라 / 功名自有期
양춘이 화창하여 땅기운 떠오르고 / 陽和浮土脈
햇볕이 따뜻하여 봄물이 불어나오 / 日暖泛春澌
영주에 오름은 지척으로 가까우니 / 咫尺登瀛近
나에게 의지하여 영지일랑 찾지 마소 / 憑余莫討芝
선생이 근자에 두소릉(杜少陵)의 시를 읽었는지라, 시편(詩篇)에 두보(杜甫)의 성벽(性癖)이 있습니다. 내가 《황정내경경》을 보관하여 돌려주지 않은 것은 오랫동안 빌려 보고 돌려보내지 않아 선생을 기다리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이 지난해에 물건을 보내며 함께 보낸 편지가 상자 속에 뚜렷이 남아 있으니, 내가 어찌 잊었겠습니까.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었다고 우레처럼 책망하시니, 마주 앉을 때를 기다려 껄껄 한번 웃어 봅시다.


 

 

[주D-001]나는……뿐이오 : 못난 내가 아름다운 그대를 분수에 넘게 흉내 내겠다는 말이다. 월(越)나라 미인 서시(西施)는 얼굴을 찡그리면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다우니, 이웃의 못생긴 여인 동시(東施)가 이를 흉내 내어 찡그렸다고 한다. 《莊子 天運》
[주D-002]비둘기가……하는구려 : 하늘 높이 구만 리나 날아오른 뒤에 남명(南冥)으로 옮겨가는 대붕(大鵬)을 보고 척안(斥鷃)이라는 작은 비둘기가 비웃으며 말하기를, “저 새는 또 어디로 가는가. 나는 펄쩍 날아올라 몇 길도 오르지 못하고 내려와서 쑥대 사이를 날아다니매 이 또한 지극히 즐겁거늘, 저 새는 또 어디로 가는가.” 하였다. 《莊子 逍遙遊》
[주D-003]영주(瀛洲)에……가까우니 : 머지않아 영주에 오르는 영광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당 태종(唐太宗)이 진왕(秦王)이었을 때 문학관(文學館)을 열어 방현령(房玄齡)ㆍ두여회(杜如晦) 등 18명을 뽑아 특별히 우대하고 번을 셋으로 나누어 교대로 숙직하며 경전을 토론하게 하였다. 이를 세상 사람들이 등영주(登瀛洲)라 하여 전설상 신선이 산다는 영주산에 오르는 것에 비겨 영광으로 여겼다. 《新唐書 卷102 褚亮列傳》
[주D-004]두보(杜甫)의 성벽(性癖) : 애써 좋은 시를 지으려는 성벽을 말한다. 두보의 〈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에 “나의 성격이 아름다운 시구를 몹시 좋아하여, 시어(詩語)가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으면 죽어도 그만두지 않노라.〔爲人性癖耽佳句 語不驚人死不休〕” 하였다.